릴리의 ‘레테브모’(오)와 로슈의 ‘가브레토’(왼). 출처=릴리, 로슈
릴리의 ‘레테브모’(오)와 로슈의 ‘가브레토’(왼). 출처=릴리, 로슈

릴리의 표적항암제 ‘레테브모(성분명 셀퍼카티닙)’와 로슈의 ‘가브레토(성분명 프랄세티닙)’가 국내 표적항암제 시장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3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2건의 RET(REarranged during Transfection) 억제제를 희귀의약품으로 승인했다.

그동안 RET 유전자 돌연변이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가 없어 일반 암 환자들과 동일하게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유전자 융합을 타깃으로 하는 항암제 2종이 허가되면서 국내 환자들에게도 효과적인 치료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릴리의 ‘레테브모캡슐 40mg·80mg’ 2개 품목이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국내 최초로 RET 표적 치료제 허가를 받은 것이다.

레테브모는 △전이성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전신요법을 요하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변이 갑상선 수질암이 있는 성인 및 만 12세 이상 소아 환자 △방사선 요오드에 불응하고, 이전 소라페닙 및 또는 렌바티닙의 치료 경험이 있으며 전신요법을 요하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융합 양성 갑상선암 성인 환자 치료에 사용된다.

레테브모는 앞서 지난 2020년 미국에서 신속 심사와 우선 심사, 혁신의약품 및 희귀의약품 지정 등을 통해 RET 유전자 변이 암 환자 대상으로 첫 승인을 획득했다. RET 변이가 있는 진행성 혹은 전이성 고형암 환자 7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LIBRETTO-001 임상을 통해 유효성을 입증했다.

로슈의 가브레토(프랄세티닙)도 이달 29일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가브레토캡슐 100mg을 허가 받았다. 가브레토캡슐은 △RET 융합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전신요법을 필요로 하는 RET 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갑상선 수질암 성인 환자 치료에 사용된다.

지난 2020년 9월 미국 FDA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은 이후 지난해 11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취득했다. 가브레토의 허가는 RET 변이가 있는 진행성 혹은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ARROW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가브레토는 진행성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지속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백금착제 기반 항암화학요법제를 투여받았던 전력이 있고 가브레토를 투여받은 136명의 환자의 58.8% 총 반응률과 22.3개월의 평균 반응 지속기간을 나타냈다. 권장 용량은 성인 400mg으로 1일 1회 경구 투여한다.

로슈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약 3만7,500명이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을 진단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로슈는 전 세계에서 가브레토를 정밀치료제 전문기업인 블루프린트 메디슨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미국에서 상업화하고 있다. 로슈는 미국과 일부 아시아 국가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독점 상업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