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오분야 분석장비 회사인 ThermoFisher가 창업초기 제품인 질량분석기의 성공에 힘입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한 것처럼 레보스케치도 디지털 PCR 주력기술 개발을 통해 인류 수명 연장을 위한 차세대 진단기술 개발회사로 거듭 나겠습니다.”

이성운 대표.출처=레보스케치.

최근 회사를 박력있게 소개한 이성운 대표를 대전 전민동 바이오벤처센터에 위치한 '레보스케치' 에서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성운 대표는 초등학교 5학년 시절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다. 중·고 시절에는 PC를 직접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컴퓨터공학에 흥미를 갖게 됐다. 결국 KAIST에 입학해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하게 됐고 2학년때 우연한 기회에 우리별 3호 인공위성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1994년에 애크론을 창업하고 향후 미국 포톤 다이나믹스에 합병됐다.

이어 설립한 스타브이레이 회사 역시 미국 Vidar에 인수됐고 이어 지난 2007년에 창업한 쓰리디이미징앤시뮬레이션즈(3IDSC)는 의료용 X-ray 스캐너 장비인 CR scanner와 치과용 Dental CR scanner를 개발해 미국 FDA 인증을 받았다. 연간 2,500대를 생산하고 매출액 180억원을 달성할 만큼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유럽과 미국 등에 지사까지 운영했지만 기업을 매각하고 지난 2017년 4번째 회사인 레보스케치를 창업해 디지털 PCR 기술 도전에 다시 나섰다. 

이 대표가 현재 4번째 회사인 레보스케치를 창업하기 전까지 경영상 애로사항도 적지 않았다. 2번째 회사인 ‘스타브이레이’ 를 창업하고 난뒤 초기 기술개발에 집중한 결과 기업가치와 연구성과는 시간이 거듭될수록 확대됐지만 회사 경영만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고심 끝에 메디슨 출신 전문경영인을 스카웃하고 일선 경영에 내세웠지만 정작 기술개발은 고사하고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한 탓에 회사는 재정위기에 놓였다. 결국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이 대표를 포함한 4명이 창업을 하면서 연대보증을 선 것이 화근이 됐다. 당시 수 십 억원에 달하는 빚을 갚느라 기술개발은 뒷전이고 작은 용역사업이라도 따내 쉴새없이 일했던 경험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고 털어놨다. 다행히도 정상적인 회사경영이 어려운 상태에서 기술개발 능력을 인정받아 미국 Vidar에 인수됐다.

레보스케치의 총 재직 인원은 석·박사 연구인력을 포함해 총 21명이 근무중이다. 올해 연구인력과 관리 인원을 추가 채용하고 있어 계속적으로 인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액 3억원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예상 매출액인 30억원을 반드시 이뤄낸다는 각오다. 대형 바이오회사를 비롯해 정부부처, 국가 기관 연구소 등과 업무 및 기술 협업을 통해 올해 초에 세운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PCR 기술, 단일기기로 통합해 오염ㆍ실수 등 차단

디지털 PCR시장은 국내외에서 처음 상용제품을 선보인 BioRad社의 QX200시스템이 여전히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경쟁사들은 디지털 PCR기기의 상용화를 위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digiQuark(디지털 PCR).출처=레보스케치.
digiQuark(디지털 PCR).출처=레보스케치.

레보스케치의 디지털PCR 기술은 3단계로 구성된 분획-증폭-검출의 과정을 단일기기로 통합해 실험과정상 오염과 실험자의 실수를 원천 차단했다. 특히 구축비용을 1/5수준으로 낮춰 접근성을 강조하고 높은 정확도는 물론 효율적인 분석시스템을 개발해 현장 중심의 맞춤형 제품공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까지 빠르게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의 경쟁사들이 증폭과정을 마친 상태에서 최종적으로 스캔이 진행되는 것에 반면 레보스케치의 기술은 증폭중에 real-time으로 형광스캔 차별화에 성공했다. 결국 정확성이 향상돼 3.5세대 기술수준까지 이르렀다.

이처럼 성능 개선이 가능한 이유는 분획-증폭-검출이라는 3단계 과정에서 기존 경쟁사들은 3개 장비를 1세트로 구성했지만 레보스케치는 3가지 기능을 하나의 단일장비로 통합했기 때문이다. 또 독창적인 설계로 각각의 온도 사이클이후에 형광스캔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개선했다. 요약하면 레보스케치의 디지털PCR기술은 리얼타임 디지털PCR기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대표는 “실제 임상현장에서 편리하게 사용 가능한 경제적인 디지털 PCR 기술제공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단일장비의 경제성 있는 기기와 소모품 제공을 목표로 출시후에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디지털 PCR의 문제점은 민감도 성능은 매우 좋지만 2-3개 장으로 구성돼 실험과정이 복잡하고 불편한데다 비용이 기존 PCR기술에 비해 매우 높고 오염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레보스케치는 디지털 PCR기술을 통해 ‘Rain Problem’을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이에 높은 수준의 정확도는 물론 비숙련 실험자가 별도의 최적화 과정 없이도 안정된 디지털 PCR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isoQuark(등온 PCR).출처=레보스케치.

레보스케치의 등온 PCR사업도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를 시작으로 바이오니아, 씨젠, 미코바이오메드, 오상헬스케어 등 대형 진단회사들과 현재 협력중에 있다. 특히 협력사의 기기평가 결과에서 기존의 Biorad CFX96장비 대비 3-7배 우수한 형광신호 검출 품질을 보였다.또 무게가 가볍고 부피가 작으며 10분의 1 기기 비용으로 진단 성능이 우수해 기술력도 입증 받았다.

이 대표는 “등온 PCR사업은 레보스케치가 추구하는 기기 플랫폼과 많은 진단키트 개발회사와 이상적인 협업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면서 “향후 미래에 열릴 홈 테스팅 시장에도 부합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집에서도 손쉽게 정확한 분자진단을 할 수 있는 스마트 홈케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보스케치의 핵심역량에 관련해 이 대표는 “자체적으로 소자레벨에서 광학계를 설계 및 검증할 수 있는 역량과 SW·전자·기계설계·Bio 파트별 전문 연구원들이 있어 경제성을 확보함은 물론 고성능의 바이오 분석기기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적인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레보스케치는 지난 2017년 8월 블루포인트 파트너스에서 투자를 시작으로 팁스(Tips)사업에 선정됐다.국내 바이오벤처 1호 기업인 바이오니아를 비롯해 바이오마커 기반의 대장암 조기진단 전문기업 지노믹트리, 산전 유전자 검사를 국산화 및 보편화에 성공한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등에서 각각 투자를 받았다.

데일리 파트너스를 포함한 IBK 캐피탈, 한국벤처투자 등 유명 VC와 개인 투자자로부터 시리즈 B까지 투자를 받아 총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나노종합기술원과의 기술협업을 통해 디지털 PCR 소모품 양산기술의 완성을 통해 오는 2023년까지 시리즈C 최대 200억원 규모 투자유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략적 협력관계도 활발하다. 레보스케치와 전략적 협력을 맺은 바이오니아를 비롯한 바이오회사는 물론 GS그룹 등 국내 유수의 기업 및 정부출연연구소 등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전략적인 협업관계를 통해 총 3차례 투자에 참여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와 지노믹트리도 전략적인 투자에 참여해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최근엔 레보스케치의 isoQuark과 BioRad의 CFX96과의 기기성능 비교시험에서 isoQuark의 비용이 10분의 1만큼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성능은 CFX96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나 다수의 협력사와 공급을 논의중이다.

SI인 시선바이오머리티얼스는 현재 진행중인 isoQuarkF2 제품을 ODM방식으로 50대의 초도물량을 공급받아 등온 PCR시장 진출에 나섰다. 오상헬스케어와는 등온 PCR제품에 대해 협력을 시작한 이래 디지털 PCR 등 모든 제품군에 대해 협력중이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현재 2세대 리얼 타임 PCR로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으나 조기진단에 적용하기에는 민감도의 한계가 지적됐다. 하지만 레보스케치의 디지털 PCR기술과 협력해 알츠하이머의 조기진단 사업에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암 정복… 3.5세대 디지털 PCR기술 중요 역할

레보스케치는 향후 디지털 PCR기술을 주력 기술로 개발하는 한편 미래 정밀 의료시장에 부응하는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오랜 경험의 최고 수준의 광학계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꾸준한 바이오 기기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핵산 및 단백질 분석이라는 두 가지 분야의 기기를 개발하는 것이 첫 단계”라면서 “자동 핵산 추출기술과 미세 유체기술이 추가되면서 핵산 및 단백질 분석이 동시에 이뤄지는 플랫폼까지 개발이 이어지는 제품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인류는 암으로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천문학적인 투자로 치료기술이 발전해 조기 발견으로 암환자들의 생존율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암 정복이라는 인류의 지상 목표에 레보스케치의 3.5세대 디지털 PCR기술이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 이라는 말도 결코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