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7일부터 19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2' 현장.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2' 현장.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김보배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장을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낸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연비규제와 클린카 의무판매제도 부활 등 기후정책에 강력 드라이브를 건 상황에서 독보적인 기술 개발과 지속적인 투자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주도한다는 포부다.

이들 기업은 국내 유일 이차전지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InterBattery) 2022’에서도 차세대 배터리 제품과 미래 비전을 앞세워 이러한 자신감을 뽐내고 있다. 현재 배터리 점유율은 중국 CATL에 밀리지만, 앞선 기술력과 탄탄한 글로벌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배터리 1위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K-배터리’ 생산능력 2030년엔 1,000GWh 돌파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배터리 3사의 투자액(유·무형자산취득액 기준)은 9조396억원으로 2020년보다 53.2%(3조1,409억원) 증가했다. 작년 배터리 3사의 합산 매출액은 78조2,481억원으로, 이 가운데 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1.6%로 전년(12.5%)에 이어 10%를 웃돌며 투자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출처=각사 정기보고서
출처=각사 정기보고서

기업별로 LG에너지솔루션 3조4,164억원, SK이노베이션 3조2,662억원, 삼성SDI 2조2,570억원 등 모두 조단위 투자액을 지난해 집행했다. 배터리 3사가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CAPA)을 지속 확대 중인 점에 비춰 올해 투자액은 이보다 더 증가할 전망이다.

2022년 말 기준 배터리 3사의 국내외 배터리 생산능력(증권사 추정치)은 합산 336GWh 규모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이 205GWh로 가장 많고 SK온 77GWh, 삼성SDI 54GWh 순이다. CATL의 생산능력이 올해 320GWh로 예상되는 점에 비춰 국내 배터리사가 생산능력 우위를 점하게 된다.

2025년까지 LG에너지솔루션은 생산능력을 422GWh까지 늘리고 SK온은 220GWh, 삼성SDI는 114GWh로 각각 확대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2025년 3사의 합산 생산능력은 올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756GWh를 기록하며, 이후 2030년에는 1,000GWh를 돌파하게 된다.

배터리 기업들은 GM·포드·폭스바겐·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하거나 협력 관계 구축으로 시장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는 파나소닉과 셀 생산라인을 구축했고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는 SK온과 스텔란티스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와 각각 손잡고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R&D 투자도 매년 확대…고성능 배터리 개발 집중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은 가운데 미국 정부의 전기차 확대 정책 강화에 따른 ‘K-배터리’의 수혜가 예상된다. 특히 미국 내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캘리포니아주의 친환경 차량 정책 효과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2030년 미국 내 신차의 50%를 친환경 차량으로 대체한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전기차 구매 비용을 최대 1만2,500달러(약 1,500만원) 낮추고, 중고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최대 4,000달러(약 480만원)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골자다.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2' 현장.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2' 현장.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미국 전기차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는 캘리포니아는 2030년까지 무공해 전기차 비중 61% 달성 목표를 세운 데 이어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의지가 강한 만큼 강도 높은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는 규모의 경제 실현과 함께 기술경쟁력 확보에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311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해 고용량 하이니켈 양극재와 고용량 급속충전 음극재 개발에 성공했고, 삼성SDI는 8,776억원을 투자해 파우치용 리튬 2차전지 성능 업그레이드 등 성과를 냈다.

이러한 노력이 국내 배터리사와 글로벌 완성차업체와의 조단위 합작투자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SK온과 합작투자에 나선 스튜어트 롤리(Stuart Rowley) 포드 유럽 회장은 “유럽에서 더 효율적이면서도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포드의 100% 전기차 사업을 창출하기 위한 지속적인 재설계의 일환”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인터배터리 2022’서 안전·성능 다잡은 제품 공개

‘K-배터리’의 기술경쟁력은 이달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 이차전지 산업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2’에서 글로벌 고객사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세계 최고의 기업’을 주제로 540㎡ 규모의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집‧쇼핑‧캠핑 공간으로 꾸며진 전시관에는 GM의 ‘허머’‧테슬라 ‘모델Y’ 완성차도 전시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가 탑재된 정보통신기술(ICT) 디바이스,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도 선보였다. 고에너지 밀도의 경량 리튬황배터리, 전고체배터리(고분자계, 황화물계) 등 차세대 제품도 공개했다.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2' 현장.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2' 현장.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SK온은 총 450㎡ 규모 부스에서 ‘파워 온(Power On)’을 주제로 제품을 전시했다. 특히 SK온을 소개하는 ‘스타트 온’ 구역의 터널 끝에는 최신 기술력이 집약된 NCM9 배터리를 전면에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NCM9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원료인 니켈·코발트·망간 중 니켈 비중이 약 90%를 차지하는 안전성 기술을 갖춘 고성능 배터리다. 배터리 셀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전체로 화재가 번지지 않도록 열을 차단하는 ‘에스팩(S-Pack)’ 기술도 탑재, 올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2’에서 혁신상을 두 개나 받았다.

삼성SDI는 ‘PRiMX로 만드는 우리의 빛나는 미래(Our Bright Future with PRiMX)’라는 테마로 전시공간을 구성했다. PRiMX는 지난해 삼성SDI가 론칭한 배터리 브랜드로, 최고 품질의 배터리로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선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삼성SDI는 최고 안전성 품질, 초격차 고에너지 기술, 초고속 충전·초장수명 기술 등 3가지 키워드를 내세웠다. 전기차용 배터리를 비롯한 정보통신(IT), ESS, 이모빌리티(e-Mobility) 인공지능 로봇(AI Robot)용 배터리 등 다양한 제품을 공개했으며 컨퍼런스에선 ‘안전한 ESS를 위한 전략’을 주제로 ESS용 배터리 기술력을 소개했다.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2' 현장.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2' 현장.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