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얼마전부터 이슈관리를 위해 홍보대행사를 고용해서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벌써 몇 개월이 지났는데도 제대로 된 전략이나 메시지를 가지고 움직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행사가 일을 잘 못하는 것인지 안 하는 것인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대행사를 어떻게 핸들링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대행 업계에서 흔히 하는 말로 ‘대행사는 인하우스 담당자만큼만 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현재 이슈관리를 위해 고용한 대행사가 회사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면 가장 먼저 인하우스 담당자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담당자가 대행사에게 이슈관리를 위한 회사의 고민을 얼마나 충분하게 공유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슈관리를 위해 경영진이 생각하는 방향성과 관리 전략에 대해서는 먼저 내부 담당자가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담당자가 정확한 자료를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그것을 적시에 대행사에게 제공해 주고 있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 지속적으로 이슈관리 상황을 업데이트 해 주어 대행사가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대행사가 이슈관리를 위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 이상과는 반대의 현상이 꼭 끼어 있습니다. 무려 인하우스 담당자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담당자가 너무 주니어 레벨이라 회사와 경영진의 생각이나 자료를 전혀 공유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슈 자체에 대한 담당자의 이해도가 스스로 떨어지는 경우에는 어떤 대행사도 적절하게 운용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내부 담당자도 다른 부서로부터 지속적으로 이슈 상황을 업데이트 받지 못하고 있다면 대행사는 더욱 더 소외되게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슈관리는 보통 인하우스 경영진이 이슈관리 대행사와 직접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당자는 행정이나 실행 관제 수준의 업무를 담당하며, 경영진이 정기적으로 이슈상황을 대행사에게 직접 업데이트하고, 자신들의 전략을 반복 공유합니다. 중요한 자료 또한 그때 그때 바로 제공합니다. 그렇게 되면 대행사는 움직이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즉, 무언가를 해 낸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이슈관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가치는 ‘내부에서 합의되는 것’입니다. 이슈를 바라보는 정의는 그냥 정의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합의된 정의’여야 합니다. 이슈관리 전략과 메시지도 그냥 전략과 메시지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합의된 전략과 메시지’여야 합니다. 이슈관리를 위한 대응 계획도 그냥 대응 계획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합의된 대응 계획’이어야 합니다. 대표이사의 것이 다르고, 경영진 각각의 것이 다르고, 그들과 담당자의 것이 서로 다른 경우에 대행사는 전혀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회사에서 내부적으로 모든 것을 합의해 공유해 주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나아질 것이 없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대행사도 일부 역량이나 철학이 적절하지 않은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고민해서 그런 대행사를 고용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회사가 지게 됩니다. 열등한 대행사를 일부러 고용하는 실수를 하는 기업은 없다고 봅니다. 일단 함께 일하기로 정했다면 대행사를 믿고, 그에 적절한 내부 합의와 공유 상황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행사를 관리하는 체계를 개선해 보고, 담당자에게 더욱 더 정확한 정보와 지원을 제공해 주십시오. 담당자가 이슈관리에 성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강력 해져야, 대행사는 그 만큼 일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