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희 기자] 지난주 글로벌 펀드 시장은 미국 금리인상 전망 약화로 기술주 투자 심리가 회복되면서 주식펀드 유출액이 전주 대비 축소됐다. 반면 채권펀드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되며 유출 폭이 확대됐다.

주식펀드에서 유출된 자금 규모는 총 14억달러로 전주(-50억달러) 대비 36억달러 줄었다. 북미 주식펀드의 경우 -5억달러에서 87억달러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미국 금리인상 전망이 약화되면서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로테이션이 약화됐고, 이에 따라 기술주 투자 심리가 회복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또 주가의 단기 조정 후 반등에 베팅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세가 나타난 것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서유럽 주식펀드는 전주 -67억달러에서 지난주 -135억달러로 유출폭이 두배 이상 확대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로지역 스태그플레이션 충격 우려에서다. 

신흥국 주식펀드는 13억달러에서 31억달러로 유입폭이 확대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중동과 남미 원자재 수출국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아시아도 높은 내국인 투자자 참여 비중 등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양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5% 내외로 제시, 이를 위해 상당 규모의 정책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채권펀드는 총 132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가 전주(-106억달러)보다 유출폭이 확대됐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북미 채권펀드(11억달러)는 전주(-17억달러) 대비 유입 전환했지만, 유럽 채권펀드가 -19억달러에서 -41억달러로 유출 규모가 커졌다. 유로화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위험 및 연준(Fed)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차별화 등으로 약세 압력이 지속된 요인에서다. 유로화 약세가 수입물가 경로를 통해 원자재 공급 가격을 더욱 상승시키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흥국 채권펀드는 35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가 9주 연속 유출세를 지속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의 달러채 발행이 급감했다. 스프레드는 미국 금리인상 전망과 성장 둔화 우려,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을 받으며 전년 말 대비 50% 이상 확대됐다.

지난 한주간 펀드 수익률은 국내 주식형펀드(-2.80%)와 해외 주식형펀드(-4.24%) 등 주식형 펀드의 경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인덱스펀드(-3.03%)가 액티브펀드(-2.28%)보다 손실률이 더 컸다. 해외 주식형펀드는 원자재 공급 수혜를 받고 있는 브라질(1.78%)과 베트남(0.35%) 등 신흥국을 제외하면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러시아주식은 -34.73%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손실률을 나타냈다.

채권펀드 역시 국내 채권형펀드(-0.02%)와 해외 채권형펀드(-0.81%) 모두 마이너스였으며, 해외 채권형펀드의 손실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출처=에프앤가이드
출처=에프앤가이드

개별 펀드 수익률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상위 5개 펀드 모두 마이너스였다.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종류A-E'(-0.01%)가 상대적으로 가장 손실폭이 작았다.

반면 해외 주식형펀드는 '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e'(8.16%)와 '멀티에셋글로벌클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 2[주식]A'(5.97%), '멀티에셋글로벌클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S'(5.97%), '신한골드증권투자신탁 1ㅔ주식](종류A)'(5.94%), '알파글로벌신재생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lassA'(5.45%) 등 안전자산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채권형펀드는 '신한만기투자형증권투자신탁2[채권](종C-r)와 'KB스타단기국공채증권자투자신탁(채권)C-퇴직e클래스'가 각각 0.06%로 가장 높았고, 해외 채권형펀드는 'NH-AmundiUSD초단기채권증권자투자신탁(UH)[채권]ClassC-P2e(퇴직연금)'이 1.77%로 1위를 기록했다.

한편 글로벌 펀드시장은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러시아 외화채권 디폴트 여부 등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15일과 16일 FOMC 회의가 개최된다. 최대 관심은 2020년 3월 이후 유지한 제로금리의 인상폭으로, 현재 25bp가 컨센서스이지만 50bp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리인상 외 양적긴축(QT)에 대한 입장 변화도 주목된다. 당초 금년 중반 양적긴축이 예상됐으나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분기마다 수정하는 경제전망도 발표한다. △성장률 전망치 변화 △근원 PCE 물가 △점도표 상의 금리인상 경로 변화 △점도표 상 장기금리(현 2.50%)의 변화 여부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회의 직후 열리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도 주목된다. 금리인상과 양적긴축 관련 발언 외 경제 및 인플레이션 평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영향에 대한 언급 여부가 관심사다.

러시아 채권에 대한 신용평가사의 디폴트 등급 하향이 이어지는 가운데 16일 2개 외화표시 채권에 대한 1억700달러의 쿠폰 지급일이 도래해 지급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17일에는 영란은행(BOE)이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지난해 12월 이후 두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번 75bp 내외의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17일과 18일에는 일본은행(BOJ)도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과 우크라이나 사태 불확실성 등으로 현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평가는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경제 동향도 관심사다. 중국 인민은행은 15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금리를 결정한다. 지난 1월 2.85%로 10bp 인하했으나 이후에도 대출 규모가 둔화되고 있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나온다. 

같은 날 중국 1~2월 경기지표가 발표된다.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는 그간 둔화세에서 소폭 반등이 예상되지만 산업생산은 둔화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15일에는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발표된다. 지난 1월 전년대비 9.7%로 동일했지만 전월대비로는 큰폭 상승했다. 이번에 10% 상회 여부도 주목된다. 다음날인 16일 발표되는 미국 2월 소매판매는 1월(전월대비 3.8%) 급등에 이어 둔화가 예상된다.

러시아와 서방국가간 갈등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잇따른 가운데 EU와 미국, G7 등의 추가 제재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교역국 제한, 가상자산 거래 제한, 국제기구 지원 제한 등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