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스텔란티스 코리아
출처= 스텔란티스 코리아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프랑스의 주요 완성차 브랜드인 시트로엥이 한국에서 총판 형태로 차량을 판매한지 11년 만에 영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사업을 재정비한다. 시트로엥의 가족 브랜드인 지프, 푸조, DS 오토모빌 등은 새로운 전략을 앞세워 국내 고객을 공략할 예정이다.

수입차 업체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실적과 올해 사업 전략 등을 발표했다.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지프, 푸조, 시트로엥, DS 오토모빌 등 네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초 FCA와 PSA 등 해외 완성차 기업집단이 합병돼 만들어진 스텔란티스(Stellantis)의 한국지사다. 스텔란티스가 통합 출범함에 따라 앞서 FCA코리아(지프), 한불모터스(푸조·시트로엥·DS오토모빌) 등 각각 다른 법인을 통해 운영돼오던 네 브랜드도 스텔란티스 코리아 한 법인을 통해 사업을 전개한다.

지난해 네 브랜드 중 지프가 역대 최고 실적인 1만449대를 기록하는 등 선전했다. 오프로드 전문 모델인 랭글러(3,127대)와 도심 주행에 적합한 소형 SUV 레니게이드(2,708대) 등 두 모델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지프는 양적으로 성장한 동시에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는 성과도 거뒀다. 스텔란티스 코리아가 자체 분석한 결과 서비스센터 이용 예약을 대기 일수가 평균 6.9일에서 3.7일로 46.4% 가량 단축됐고, 고객 만족도의 지표인 고객추천지수(NPS)는 4.1% 가량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출시한 고객 전용 서비스 ‘지프 웨이브’에는 가입자 7,000여명이 몰려다.

스텔란티스 코리아가 연내 출시할 대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모델인 올 뉴 그랜드 체로키 포바이이(4Xe). 출처= 지프 공식 홈페이지 캡처
스텔란티스 코리아가 연내 출시할 대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모델인 올 뉴 그랜드 체로키 포바이이(4Xe). 출처= 지프 공식 홈페이지 캡처

신차 출격 대기…지프 4종·푸조 3종·DS 2종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올해 이후 본격적으로 지프와 함께 운영할 세 완성차 브랜드와 서로 사업 시너지를 창출해나갈 계획이다.

상품 전략 측면에서는 지프, 푸조, DS 등 세 브랜드의 신차 9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중 지프는 레니게이드 라인업에 연료효율을 강조한 1.3L 가솔린 엔진 모델을 추가한다. 이와 함께 국내 차량용 솔루션 업체 티맵모빌리티로부터 공급받은 티맵 내비게이션을 장착한 컴패스 부분변경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형 SUV인 그랜드 체로키의 신모델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등 2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푸조는 새로운 엠블럼과 브랜드 정체성을 담아 개발한 준중형 해치백 ‘308’을 출시한다. 이와 함께 준중형 ‘3008’, 중형 ‘5008’ 등 차급별 SUV 모델의 첫 가솔린 버전을 판매할 예정이다. 유럽차 브랜드인 푸조는 그간 미국의 가솔린 엔진 인증 규정을 준용하고 있는 한국 시장의 규제장벽에 부딪혀 디젤, 순수전기차 등 동력원별 차량만 판매해왔다.

이밖에 고급차 브랜드인 DS오토모빌도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DS 7 크로스백, DS 4 등 두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시트로엥은 현재 국내 수입된 재고를 소진하고, 당분간 신차 물량을 도입하지 않을 계획이다. 사업을 재정비하는데 걸리는 기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철수하진 않을 예정이다.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 사장은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시트로엥 고객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객들이 앞으로도 A/S 서비스를 누리고 스텔란티스 코리아 차원에서 운영되는 각종 이벤트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스텔란티스 코리아가 연내 출시할 준중형 해치백 뉴 2022 푸조 308. 출처= 푸조 영국 공식 홈페이지 캡처
스텔란티스 코리아가 연내 출시할 준중형 해치백 뉴 2022 푸조 308. 출처= 푸조 영국 공식 홈페이지 캡처

내년 직원훈련시설 운영…딜러·정비사 역량 강화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장기간 이어지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 프로세스를 강화하는 등 판매방식을 쇄신할 계획이다. DS 브랜드의 경우 온라인 판매를 포함해 전시장과 운영 방식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금융 상품으로 세분화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방침이다.

서비스 품질 및 네트워크 확보에도 총력을 쏟는다. 지프는 현재 수도권에만 18곳씩 운영 중인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등을 내년 2023년 경상도와 전라도 등지에 확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24년까지 각 시설을 30개로 늘린다.

푸조와 DS의 경우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시설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날 현재 푸조는 전시장 14곳, 서비스센터 16곳씩 운영하고 있다. DS오토모빌은 전시장 1곳, 서비스센터 9곳 등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각 브랜드는 오는 2023~2024년 기간동안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각각 20곳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다만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급격히 많은 시설을 신축해야하는 DS오토모빌의 경우 푸조와 같은 시설을 공유할지 등 여부에 대해 이날 밝히지 않았다. 시트로엥의 올해 시설 관련 계획은 이날 별도 언급되지 않았다.

한편 DS는 온라인 세일즈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내년 글로벌 스탠다드를 적용한 ‘테크니컬 트레이닝 센터’를 개설한 뒤 딜러사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각 시설의 인적 자원을 개발·관리하는데 힘쓸 예정이다.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기존 고객이나 잠재 고객들과의 소통하는데도 공들일 예정이다. 지프의 경우 기존 고객들과 더욱 활발히 교류해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남성’적인 브랜드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여성 고객에게 초점 맞춘 마케팅 활동을 펼쳐 고객층을 넓힐 방침이다. 푸조는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는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DS는 VIP를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제이크 아우만 사장은 “스텔란티스는 제품과 서비스, 고객 경험에 있어 만족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한국 고객들의 눈높이에 부합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