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남영 기자] #올해 공공분양 현황을 조사하던 A씨는 문의가 생겨 국토교통부 누리집(홈페이지) 접속 후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관련 문의는 공공주택본부 공공택지관리과 소관이었다. 공공택지관리과 담당자를 찾을 수 없었던 A씨는 과 업무를 총괄하는 공공택지관리과장에게 문의하려고 했지만, 과장 담당업무가 ‘국외장기훈련’으로 돼 있는 것을 보고 전화번호를 누르지 못했다. A씨는 “공공택지관리과장이 국외장기훈련 업무를 맡고 있다는 건지, 아니면 해외 교육ㆍ파견을 갔다는 건지 의문”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어 “공공택지관리과장이 해야할 일이 국외장기훈련이 맞다면 왜 공공택지관리과에서 이 업무를 맡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가 누리집을 통해 안내하는 과장급 실무자들의 담당업무가 소속부서 임무와 달라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누리집은 국토부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기초 창구인데, 일부 정보가 사실과 달라 민원인들의 불만을 사는 모습이다.

<이코노믹리뷰>가 국토부 누리집에 소개된 국토부 본부ㆍ별도조직 내 과장급 실무자들의 담당업무를 조사한 결과, 4일 기준 10여개 이상의 과장급 업무 설명이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오원만 재정담당관 업무는 ‘도로투자지원과 업무총괄’로, 이경재 신공항기획과장 담당은 ‘도로시설안전과 업무총괄’로 나와 있다. 재정담당관은 국토부 예산 기획과 집행 등을 신경쓰는 직위로, 도로투자지원과 업무총괄은 도로투자지원과장이 맡아야 한다. 

신공항기획과장은 직위명대로 신공항을 기획하는 위치다. 신공항기획과는 현재 흑산공항과 새만금신공항 등을 추진하고 있다. 도로시설안전과 업무총괄은 도로시설안전과장이 해야할 일이다.

이 같은 오류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현진 도로시설안전과장은 ‘용산공원’이, 김동준 항행시설과장은 ‘건축안전 업무총괄’이, 김철기 도로관리과장은 ‘공공택지개발’이 각각 담당업무로 소개돼 있다. 하지만 용산공원은 국토부가 별도로 꾸린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이 맡아야 하며, 공공택지개발은 또 다른 별도조직인 공공주택본부 공공택지관리과에서 담당해야 한다. 건축안전 업무총괄은 국토도시실 건축안전과장의 몫이다.

강성습 공항정책과장 담당(교통안전정책과 업무)과 배소명 공공택지관리과장 업무(국외장기훈련) 등도 틀렸다.

심지어 교육ㆍ파견 중인 공직자 업무소개에서도 많은 오점이 발견됐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까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을 맡았던 김규철 국장은 현재 파견 중인데, 담당업무가 여전히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으로 돼 있다. 현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은 김상석 국장이다.

김규철 국장과 함께 교육파견을 나간 방윤석 전 항공안전정책관의 업무는 지금도 항공안전정책 총괄이다. 현 항공안전정책관은 정용식 국장이다. 

여기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있었던 인사이동 과정에서 일부 업무 소개란의 수정이 안 됐다. 일시적인 착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원인들은 해명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누리집 관리 소홀과 민원인에 대한 배려 부족 등이 불러온 결과라고 꼬집었다. 

실제 김동준 항행시설과장은 지난 1월 20일자 인사로 항행시설과에 왔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도 담당업무는 여전히 건축안전 업무총괄이다. 일시적이라고 하기엔 한 달 이상은 너무나 긴 시간이다.

한편,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한 국토부 누리집이 고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국토부의 행정과 정책 등을 전하는 뉴스ㆍ소식 내 ‘설명ㆍ반박자료’가 대표적인 표현이다. 반박이 아닌 해명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까지 국토부는 설명ㆍ해명자료라고 표기했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행정안전부 등은 해명 또는 설명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보도설명’이라고, 통일부 등은 순화해 ‘사실은 이렇습니다’라고 각각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