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출처=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출처=롯데케미칼

[이코노믹리뷰=김보배 기자] 롯데케미칼이 올해 공모채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

롯데케미칼은 탄탄한 신용도를 기반으로 매년 회사채를 적극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조달자금을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상환하는 한편 나프타(납사) 구입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2016년 이후 최대 규모 회사채 발행

롯데케미칼은 ▲제58-1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3,100억원 ▲제58-2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1,100억원 ▲제58-3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800억원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이권부 무보증사채를 발행한다고 28일 공시했다.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5,000억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롯데케미칼은 2016년 7,000억원을 비롯해 2017년 1,900억원, 2018년 2,000억원, 2019년 4,000억원, 2020년 3,000억원, 2021년 3,900억원 등 매년 채권을 발행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차환과 함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당초 3,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시도했는데,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웃도는 7,200억원의 수요가 몰리며 흥행하자 최대 증액 한도인 5,00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확대했다.

조달자금은 오는 4월 만기가 도래하는 1,900억원 규모의 회사채와 7월 만기 사채(900억원), 10월 만기 사채(1,000억원) 상환에 각각 사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12월 미즈호은행으로부터 차입한 1,130억원의 자금도 상환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차환용도 외 70억원 정도는 2분기 중 납사 매입 등 운영자금으로 투입한다. 글로벌 공급망 정체와 함께 국제유가 상승 기반 납사 가격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원료 조달 부담이 커지자 관련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납사 공급망 다변화에 전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실제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국내 NCC(나프타분해설비) 업체는 석유화학제품 원재료인 납사 가격 급등 기반 스프레드(원료와 제품가 차이) 축소로 수익성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 우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안 그래도 공급 부족에 오름세였던 국제유가가 출렁이며 한편에선 15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월 넷째 주 납사 가격은 톤당 910.75달러로 52주 최고가를 기록 중이다. 에틸렌 가격도 1,190달러로 52주 최고가를 기록 중이나 스프레드는 279.25달러로 작년 상반기 500달러대, 하반기 300~400달러대에 비교해 크게 낮아져 있다.

◆안정적 재무구조 기반 투자도 ‘착착’

롯데케미칼은 탄탄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신사업 투자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작년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42.6%, 차입금의존도는 15.9%로 모두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현금성자산 역시 4조2,743억원으로 두둑하게 보유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친환경, 스페셜티 소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산석유화학단지에 6,020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키로 했다. 투자액은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공장·탄소 포집 및 액화 설비 신설, 산화에틸렌유도체(EOA)·고순도 산화에틸렌(HPEO) 공장 증설, 원료설비 효율화를 진행한다.

우선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인 고순도 에틸렌 카보네이트(EC)와 디메틸 카보네이트(DMC) 공장을 건설한다. 고순도 EC와 DMC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구성요소 중 하나인 전해액에 투입되는 대표적인 유기용매다.

유기용매는 전해액 원가 비중의 약 30% 정도를 차지해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나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투자를 통해 사업경쟁력 강화는 물론 소재의 국산화를 이룬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아울러 탄소 포집 및 활용(CCU) 파일럿 설비의 실증 운영을 마치고, 2023년 하반기 내 상업생산을 목표로 20만톤(t) 규모의 탄소 포집 및 액화 설비를 건설한다. 포집된 탄소는 전기차용 배터리의 전해액 유기용매 소재인 고순도 EC, DMC 원료로 투입하는 한편 드라이아이스, 반도체 세정액 원료 등 외부로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고층 빌딩, 교량, 댐 등 대형 구조물 건설 시 콘크리트에 투입되는 감수제의 원료로 사용되는 건축용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인 EOA의 생산라인도 기존 33만t에서 48만t으로 증설한다. EOA및 고순도 EC와 DMC의 원료 확보를 위해 HPEO도 25만t 규모로 함께 증설한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에틸렌 생산 원료인 납사 비중을 줄이고 액화석유가스(LPG) 사용량을 현재 10% 수준에서 30% 수준까지 높이기 위한 원료설비 효율화도 진행한다. 원료 시황에 따라 유연성 있게 원료를 선택, 투입해 운영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