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 노믹리뷰=이소현 기자] "트윈코리아는 실물경제와 메타버스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지금과 같이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만드는 서비스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만들어가는 가는 공간이죠. 저희는 이를 위한 하나의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안병익 식신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안병익 식신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서울 강남구의 사무실에서 만난 안병익 식신 대표는 최근 선보인 '트윈코리아'를 이렇게 설명했다. 트윈코리아는 공간을 분양받은 '셀(Cell)' 오너들이 적극적으로 생태계를 만드는 주체들이 되는 것이며, 공간의 가치를 높이려는 이들의 자발적인 행동이 실물경제와 연계되는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위치기반+사용자 참여 "10년 전부터 구상했죠"

O2O 푸드테크 기업 식신은 올해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었다. 메타버스 플랫폼 트윈코리아를 출시한 것. 지난해 진행된 트윈코리아 청약은 주요 지역부터 빠르게 마감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디지털로 구현한 서울 땅을 약 1만㎡(약 3,000평) 단위인 셀로 나누어 분양했는데, 신사-가로수길은 약 11초 만에 마감을 알렸다. 강남역은 17초, 청담동은 20초, 압구정과 도선공원/로데오는 26초가 걸린 것으로 전해진다.

안병익 대표는 "서울의 주요 지역은 거의 수 분 만에 청약이 마감되고, 다른 지역도 9시간 만에 끝나 굉장이 깜짝 놀랐다"라며 "그렇게까지 눈길을 끌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 했는데, 사용자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다시 실감했다"라고 말했다.

트윈코리아의 다음 목표는 유저들의 참여를 끌어내, 실물경제와 연결짓는 것이다. 셀 상에서 일반 유저들이 경제활동을 진행하면, 셀의 오너와 일반 유저 모두에게 포인트를 제공한다. 또 이 포인트를 실물경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다. 안 대표는 "첫 번째 목표는 현실 물리공간을 그대로 디지털 공간화시키고, 이것을 연계해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안병익 식신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안병익 식신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그러면서 "공간이 활성화되면 플랫폼에서 광고나 마케팅을 진행할 수도 있고, 셀을 외부의 P2P 거래소에서 매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 이익을 회사만 갖는 것이 아니고 셀 오너와 같이 가져가는 방식"이라고도 설명했다. 

이는 안 대표가 식신을 꾸리기 전부터 주목해 온 전략이다. 안 대표는 "골자는 위치기반 서비스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참여해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 것"이라며 "식신에서는 계속해서 그런 일을 하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식신의 전신은 위치기반 서비스인 '씨온(SeeOn)'이다. 여기에 맛집을 콘텐트로 사용자가 직접 리뷰를 남기는 기능이 더해져 지금의 모습이 됐다. 식신은 현재 국내외 약 75만여 곳의 레스토랑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그는 "10여 년 전에 트윈코리아를 서비스를 했더라면 당연히 실패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메타버스라는 변곡점이 생겨나고 있는 시점이다"라고 전했다. 누구나 자신의 느낌과 의견을 피력하고 공유하고 싶어한다는 것, 그리고 메타버스 공간이 이러한 욕구를 현실화시켜준다는 것이 안 대표의 지론이다. 

IPO 상장은 시작, '퍼스트무버' 될까

안 대표는 연세대 컴퓨터학과를 졸업한 공학자 출신이다. 현재는 기업인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먼 연구를 마음먹고 KT연구개발본부에서 일했다. 연구소에서 전자지도 분야를 맡았다가, 사내 벤처기업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돼 한 발자국씩 창업에 다가갔다. 당시 한국에 불었던 IT 바람이 안 대표의 도전에 날개를 달았다. 2006년에는 위치정보서비스 기업인 '포인트아이'를 상장하며, 한 차례 마침표를 찍었다. 안 대표는 창업을 두고 "평생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라며 "지금도 모든 순간이 아찔하다"라고 감회를 전했다.

올해는 식신의 트윈코리아로 두 번째 도전을 준비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올해 IPO(기업공개)를 받는 것이 그의 목표다. 안 대표는 "상장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라면서 "본격적으로 성장 단계로 진입해 사업을 완성해가는 초기 단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트윈코리아에서 더 나아가 글로벌하게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그는 "사용자의 참여를 통해 여행과 식당 정보를 더 수월하게 접할 뿐 아니라 예약과 결제가 모두 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라며 "여행 전문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TRIP)' 이상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트윈코리아 개발과 상장 준비에 발맞춰 식신의 기존 주력사업들도 굳히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식신의 사용자수가 늘어나면서 3분기 누적 거래액이 45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약 30% 증가한 수치다. 같은 분기 누적 매출액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약 130% 증가했다. 연간으로 비교해도 30% 늘어나,  창사이래 최대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식신의 도전은 이제 시작 단계다. 안병익 대표는 "한국에서 만드는 게 기준이 된다라고 생각한다"라며 말을 맺었다. 그는 "기존에도 '어스'라거나 '디센트라랜드'와 같은 가상현실 플랫폼은 있었지만,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실물경제와 연계시키는 개념은 아니었다"라면서 "성공한다면 퍼스트무버가 돼서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