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GS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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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김동일 기자] GS25(GS리테일·007070)이 베트남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외 편의점 브랜드들보다 5년 늦게 진출한 후발주자지만 4년만에 150개 점포를 달성하면서 지금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도심 번화가 위주 상권 공략, 차별화·현지화를 모두 고려한 투트랙 상품 전략 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편의점에서 떡볶이, 김밥 등 K푸드를 즉석에서 조리해 판매한 것이 현지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는 평이다. 시식 공간을 마련해 식당처럼 꾸민 점도 고객 소비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 수도’ 호치민에 1호점...오피스족 공략 적중

GS리테일에 따르면 베트남 GS25는 지난해 12월 기준 157호점까지 오픈했다. 현지에 진출한지 약 4년만의 성과다. 특히 GS25는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경쟁 글로벌 업체들과 달리, 공격적으로 점포 수를 늘렸다. 지난해 추가 오픈한 베트남 GS25는 77곳에 달했다.

베트남 편의점 시장 점유율 1위인 써클K(Circle-K)가 2008년 진출한 후 5년만에 50호점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베트남 편의점 시장은 지난해 기준 써클K 440점, GS25 157점, 훼밀리마트 163점, 미니스톱 163점, 세븐일레븐 64점으로 추정된다.

GS25는 2018년 1월 베트남 호치민에 첫 진출했다. 경제 수도로 불리는 호치민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인 후 위성도시인 빈증, 붕따우 지역으로 진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펼쳤다.

첫 매장은 상징성을 고려해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차별화된 먹거리를 갖추고 도심 번화가에 선보였다. 베트남 1호, 2호점이자 GS25 첫 해외 매장인 GS25 엠프레스 타워(Empress Tower)점과 엠플라자(Mplaza)점은 각 87㎡(26평), 166㎡(50평) 규모로 두 점포 모두 대형 오피스와 호텔, 레지던스가 밀집해 있는 오피스 복합 상권에 문을 열었다.

GS25의 전략은 적중했다. 베트남 오피스 상권은 20~30대 젊은 연령층이 대부분인데, 편의점 주고객층 연령대와 맞아 떨어진 것이다. 게다가 급성장 중이던 현지 편의점 시장 환경과 K팝·K뷰티 등 한류 열풍도 GS25의 빠른 점포 확대를 도왔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베트남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16년 1억4,480만달러에서 GS25가 진출한 2018년 2억3,580만달러로 커졌다. 2019년엔 3억1,930만달러,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2020년에도 두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며 3억5,300만달러까지 성장했다.

베트남 GS25 매장 내 시식 공간. 출처=GS리테일
베트남 GS25 매장 내 시식 공간. 출처=GS리테일

즉석에서 만든 K푸드, 현지인 입맛 사로잡다

차별화와 현지화를 융합한 즉석조리식품은 상권 전략과 함께 베트남 GS25 시장 안착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떡볶이 등 한국 음식과 반미(Bánh mì), 반바오(Bánh bao) 등 현지 음식을 즉석에서 조리해 현지인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베트남 GS25가 현재까지 오픈한 점포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즉석조리식품의 매출 비중이 16%로 가장 높았으며 음료(12%), 맥주(9%), 일반식품(8%), 유제품(6%) 등이 뒤를 이었다.

베트남 GS25에서 판매 중인 즉석조리식품은 떡볶이, 김밥, 컵밥 등 K푸드로 불리는 한국 먹거리와 핫팟(HOT POT), 반미(Bánh mì), 반바오(Bánh bao) 등 베트남 현지 음식으로 총 50여종에 달한다.

현지 특유의 식문화와 트렌드에 맞춰 식당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식 공간을 충분히 마련한 점도 고객 구매로 이어졌다. 현재 베트남 GS25 전체 점포 중 3분의 2에 달하는 98개 점포가 2층에 별도 시식 공간을 마련해두고 있다. 시식 공간에는 화장실과 무료 와이파이, 냉방시설 등을 갖추고 있어 10~20대 고객들의 모임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차별화·현지화 두 마리 토끼 잡은 상품 기획

상품 기획도 차별화·현지화 투트랙 전략을 적용했다. 자체 브랜드(PB) ‘유어스(YOU-US)’ 상품존을 만들어 오모리김치찌개라면, 공화춘짜장면, 인절미·떡볶이 맛 과자 등 국내 인기상품을 선보이며 현지 고객을 사로잡았다. 가치 소구형 PB인 유어스(YOUUS)와 함께 가격 소구형 PB인 리얼프라이스(Real Price)를 통해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로컬 상품은 베트남 현지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네슬레, 오레오, 킨도, 유니레버 등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들여놨다. 현지 최대 수입 전문 업체 안남(Annam)과 손잡고 유명 해외 브랜드 상품도 판매한다.

또한 오피스 상권 매장에 맞게 오피스 고객을 겨냥한 문구류 전문 매대를 운영하고 있다. 현지 인지도가 높은 유니레버와는 여성케어 전용 매대를 운영한다. 레지던스 고객을 위한 채소, 과일, 냉동 육류 등 신선 먹거리와 와인, 수입&로컬 맥주 전용존도 마련했다.

출처=베트남 GS25 공식 SNS.
출처=베트남 GS25 공식 SNS.

‘퀵커머스·가맹사업’으로 제2의 도약 나선다

베트남 GS25는 배달서비스도 제공한다. 성인 인구의 75%가 오토바이를 소유하고 있는 베트남 특성상 온라인 배달 주문이 활성화돼있다. GS25는 160여개 점포를 기반으로 나우푸드, 그랩푸드, 고푸드, 배민 등 배달앱 플랫폼을 활용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편의점 브랜드 중 가장 많은 배달앱을 활용하고 있다.

향후에는 자체 배달서비스와 함께 이커머스 사업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베트남 GS25는 160여개 점포를 기반으로 퀵커머스 사업을 준비중”이라며 “기존 편의점 재고를 넘어 다양한 상품 확보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 진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 GS25는 지난해 12월 현지인이 운영하는 가맹 1호점을 열었다. 가맹 1호점인 GS25 마스테리안푸(Masteri An Phu)점은 예비 가맹 점주들의 지원이 몰리면서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베트남 GS25는 올해 가맹점 오픈을 본격화하며 제2의 도약기를 마련하고 △2022년 하노이 지역 진출 △2025년 흑자 전환 △2027년 700점 오픈 등을 중장기 목표로 설정했다.

정재형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장은 “베트남 GS25는 K편의점의 성공 DNA를 현지화해 짧은 기간에 큰 성장을 이뤘다”며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가맹사업 전개를 본격화 해 새로운 도약기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