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에서 흥행을 달리고 있는 우리나라 드라마들이 눈에 띈다.

영화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지옥>(2021)은 넷플릭스에 공개되기 전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먼저 초청되어 1회~3회가 선공개된 적이 있다.

과연 어디까지가 실화인지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D.P>(2021)도 넷플릭스에 소개된 한국 드라마다.

이 병영 드라마는 세계 각국에서도 똑같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한국 군대 문화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K-좀비물이 여전히 글로벌한 사랑을 받고 있음을 증명한 작품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K-고딩좀비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며 연일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지금 우리 학교는>(2022)는

글로벌 누적 조회 수 12억 뷰를 달성한 <스위트홈>(2020)이어 좀비 드라마 강국의 위용을 드러내게 하고 있다.

이들 드라마들은 넷플릭스가 자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되었기도 하다.

<스위트홈>(2020)은 송강, 이진욱, 이시영 등의 화려한 출연진들 외에도 <미스터 썬샤인>, <도깨비>의 이응복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이미 주목을 받은 작품으로

조회수가 대변해주듯이 흥행성과 작품성 또한 우수해서 화제를 낳은 작품이다.

그럼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라는 점이다.

지상파 TV, 케이블 TV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에 장착된 웹툰 드라마는 OTT 특성상 그 인기가 글로벌 해져서 K-웹툰이라는 용어에 걸맞았다.

한국 웹툰은 영화·드라마로 재탄생해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콘텐츠 산업의 핵심 요소로 슬슬 자리 잡고 있다.

앞에서 보여주듯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잇따른 대박을 기록하며 해외 시장으로 향하는 속도를 가일층 내고 있다.

한때는 소설이 드라마. 영화의 소재로 각광받으며 그 각색에 관심이 집중되곤했는데, 이젠 웹툰 콘텐츠의 시대가 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만화 출판 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인터넷 보급, 스마트폰 상용화등으로 등장한 웹툰.

이는 웹(web)+툰(cartoon)의 합성어로 한국에서 만들어진 ‘Made in Korea’ 콘텐츠로 차세대 한류(Next Korean Wave)를 이끌 콘텐츠로 주목되고 있다.

여기서 웹툰의 발달을 거슬러 올라가 알아보자.

2003년 ‘다음’, 2004년 ‘네이버’가 웹툰 서비스를 개시하며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웹툰이 인기를 얻게 된 2010년대부터는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TV 드라마의 수도 급증했다.

특히 TvN의 사회 초년병의 직장 생활 애환을 그리며 아마 ‘웹툰'이라는 용어를 전국민에게 각인시켰던 작품인 <미생>(2014).

그래서 <미생>이 웹툰 드라마의 거의 출발점에 서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와 같은 작품도 시청률 8% 이상을 달성하며 흥행에 크게 성공해, 웹툰이라는 명사를 각인시켰다.

최근에는 TV와 인터넷에서 동시 방영되거나 인터넷상에서만 독점 방영되는 형태의 웹툰 원작 드라마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유튜브, 네이버 TV와 같은 동영상 시청·스트리밍 플랫폼과 넷플릭스와 같은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Over The Top) 서비스 이용률이 증가함에 따라

웹툰 원작 드라마 역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변화된 미디어 콘텐츠 소비 환경에도 불구하고 웹툰 원작 드라마는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케이블 TvN에서 주인공 박새로이의 바가지 머리형을 유형시켰던 <이태원 클라쓰>(2020),

케이블 TV 채널 OCN에서도 방송된 <경이로운 소문>(2020~2021)의 연이은 흥행으로 채널의 다양화가 입증되었다.

넷플릭스에 공개된 <승리호>(2021)는 한국 최초의 우주 영화로서 영화 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의 판권을 보유한 콘텐츠인데,

카카오페이지와 협약을 맺고 웹툰으로 2차 가공되어 영화-웹툰이라는 매체의 역순위의 확장성을 보여준 경우이다.

이렇듯 웹툰 원작 영화도 활발히 제작되고 있는데, 쌍천만을 기록했던 <신과함께 죄와벌>, <신과함께 인과연> 두 시리즈를 비롯해,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윤태호 작가의 두 작품 <이끼>(2010) 그리고 <내부자들>(2015) <강철비>(2020) 등의 예들도 있다.

그럼 하나의 문화의 큰 물결 같이 웹툰 원작 드라마가 쏟아지는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콘텐츠 용어로 O.S.M.U가 있다. One Source Multi Use의 준말로 하나의 주제가 원천 소스가 되어 여러 용도로 쓰인다는 뜻이다.

웹툰은 OSMU의 O.S.(One Source)로 각광 받고 있는데, 이를테면 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 영화화의 원천 소재가 되고 있는 현상이 확연하다.

다시 말해, TV, VOD, 영화관, OTT 등의 여러 매체에 소개되면서 드라마, 영화, 애니매이션, 게임, 뮤지컬, 전시 등의 장르,

여러 용도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TvN의 웹툰 원작 <나빌레라>. 20대 선생과 70대 노인 제자의 아름다운 비상을 꿈꾸는 발레 드라마는 창작 가무극으로 뮤지컬화해서 무대에 올려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국만화박물관에서 만화 형태로 기획 전시 되어지기도 했다.

웹툰 드라마가 많이 제작되는 첫 번째 이유는 흥행 안정성일 것이다.

소재가 참신하고 웹툰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1차로 검증된 작품이라

드라마 제작사가 당연히 안정적인 흥행을 담보로 선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원작 독자들에 의한 홍보 효과는 드라마에 대한 높은 초기 시청률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실제로 다음 웹툰에서 인기를 끌었던 <이태원 클라쓰>(2020)의 경우, 첫 회 방영과 동시에 5%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방송되는 시간 동안 지속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화에서는 16.5%를 달성하며 대망의 유종의 미를 장식하며 종방했다.

인기 웹툰의 경우 드라마화 계획을 발표하면, 해당 웹툰의 댓글은 물론 SNS 페이지와 유튜브 등에서 소비자의 반응을 미리 관찰할 수 있다.

이로써 원작의 팬들은 어떤 배우가 등장인물의 역할을 맡을지 기대하며 캐릭터와 자신이 원하는 배우 캐스팅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기도 한다.

다음 두 번째 이유는 용이성과 경제성을 꼽을 수 있다.

즉 웹툰 그림들을 참조할 수 있기에 ‘제작이 다소 간단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웹툰 원작 드라마를 제작할 경우 인기가 검증된 원작의 장면들을 대본에 맞추어 각색하는 과정만 거치면 되기에 용이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데 인건비, 제작비, 유통비용 등이 낮게 들어가게 된다.

웹툰 종주국으로서 우리나라는 이 글로벌 콘텐츠 성공 가도를 이어가야 한다.

어벤져스 시리즈로 잘 알려진 <캡틴 아메리카>는 1940년대, <아이언맨>은 1960년대 만화로 시작되어

콘텐츠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수퍼 IP는 늘지 않는다. 다만 오래 갈 뿐이다.’ 라는 말이 있듯 IP(Interllectual Property),

즉 지적 재산권, 하나 하나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콘텐츠 IP (Content Intellectual Property)란 하나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 확장과 부가 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일련의 지식재산권 묶음(portfolio)을 말한다.

하나의 콘텐츠 IP를 가지고 라이센스 사업을 할 수 있는데 OSMU에서 Multi Use 즉 드라마, 영화 장르의 원작으로서 다양한 용도와 부가가치를 창출할 있다.

이렇듯 웹툰 사업자는 IP 라이센스 사업자라고 일컫는다.

그러면 웹툰 원작의 다양한 매체로의 확장이 가능한 이유는 ‘참신한 아이디어’ 혹은 ‘흥미로운 소재’가 아닐까 한다.

한국 웹툰이 콘텐츠로서 싹튼 지 20년 만인 2020년 국내 웹툰 시장은 1조원대를 돌파하면서 주류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KT경제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작년 2020년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거래액 1조원대로 올라섰다.

비교컨대 10년전인 2010년 1000억원 규모에서 10배 성장한 셈으로

2019년 8805억원을 기록했는데, 몇 년 사이 시장 규모가 약 13% 늘어났음을 숫자가 보여주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0 만화산업 백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웹툰 시장은 2013년 1500억 원에서

6년만에 약 7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글로벌 웹툰 시장은 매년 평균 20% 이상 성장해나가고 있고

특히 시장의 규모면에서 7조 원 규모에 육박한다고 한다.

웹툰 시장이 지속가능하게 성장하려면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는 작가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네이버 웹툰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2020년 12월, 본사를 미국으로 옮겼다. 미국산 웹툰을 생산해내며 미국 웹툰 시장 1위에 바로 오르게 되는데

이런 연유가 있다.

즉 네이버 웹툰은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웹툰 번역본을 제공함은 물론

현지 작가를 양성하는 플랫폼인 ‘캔버스(canvas)’를 론칭함으로써 인재 양성에 힘썼기 때문이다.

이런 선례에서 작가 양성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네이버웹툰의 성장 원동력은 톡톡 튀는 신인 작가를 찾아내 스타작가로 키워내는 능력에 있다.

종이를 넘겨 보는 기존 만화책과 다른 웹툰의 차별점을 빠르게 이해하고 독자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도록 신인 작가들을 적극 지원했다.

또한 신인 작가들이 웹툰을 넘어 TV,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에서 가히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활약하며

독자들과 여러 소통을 이어간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복학왕’의 기안84, ‘이말년씨리즈’의 이말년, <신과함께>의 주호민 등이 이 같은 트렌드의 대표 작가들이다.

반면, 카카오페이지는 기존의 유명 작가를 내세워 높은 품질의 작품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이에 카카오는 두터운 마니아 층을 확보했고, 유료 모델을 구축하는 데 유리한 구조를 구축했다.

다수의 전문대학에서 ‘K-웹툰’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만화웹툰콘텐츠학과’,

‘디지털웹툰콘텐츠학과’의 이름으로 한국 웹툰 작가의 양성소가 되고 있다.

기업과 대학의 산학협력 체계도 엿볼 수 있는데, 레진코믹스는 상명대 만화학과와 손잡고 신인 웹툰 작가 양성하고 있기도 하다.

몇몇 대학의 만화콘텐츠스쿨이나 사설 웹툰아카데미도 작가 양성에 요람으로 기능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콘텐츠 역량은 이제 세계 최고의 정점을찍고 있다.

영화 <기생충> 영화와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의 세계적인 수상이 이어졌음을 알고

영상 콘텐츠의 창의적 아이디어(original idea. originality)를 뽐낼 웹툰 작가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