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최근 저희 상황을 아시겠지만, 여기저기에서 정신없이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격을 해오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근거 없는 것들이지만, 일부는 실제 팩트가 있는 것들이라 대응에 있어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정직 하라’는 위기관리 원칙이 있다고 하는데, 그 의미는 무엇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기업이나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은 단순 개인이 하는 커뮤니케이션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면이 있습니다. 기업이나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을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라 하는데, 이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해당 기업이나 조직만의 커뮤니케이션 목적이 확실하게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개인이야 이렇게도 저렇게도 커뮤니케이션 해보고 실수도 해보고 하면서 비교적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 해도 되지만, 기업이나 조직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슈나 위기관리도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이 어떤 잘못이나 실수를 저질렀을 때에는 ‘정직 하라’는 조언이 인간적으로 훌륭한 조언이 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이해관계자와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기업이나 조직의 경우 ‘정직 하라’는 조언은 개인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당연히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개인이 정직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와 기업이나 조직이 정직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에는 그 각각의 결과에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무조건 정직하게 커뮤니케이션 한다 해서 기업이나 조직이 이슈나 위기관리에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여러 문제가 있고 이해관계 상당부분이 무너져 내리기는 했지만 참 정직한 기업(조직)이구나” 하는 평가가 현실적이지는 않다는 것이지요.

기업이나 조직에게 조언으로써 ‘정직 하라’는 의미는 구체적으로 몇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일단 ‘제3자 검증이 가능한 내용에 대해서는’ 정직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제3자 검증이 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조금만 파면 실제 팩트가 드러나게 되는 상황의 성격을 의미합니다. 조만간 확실한 팩트가 드러나게 되는 경우, 그 직전에 행한 거짓말은 해당 이슈나 위기관리의 실패와 직결되는 행동이기 때문에 경계하라는 것입니다.

‘정직 하라’는 조언의 또 다른 전제는 팩트는 문제없어도 다양한 이해관계자 시각이 대부분 문제라고 이야기 할 때, 좀 더 정직하게 또는 정직 해 보이게 커뮤니케이션에 임하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상황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공감입니다. 팩트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이해관계자 시각을 이해하고 공감을 극대화하여 함께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이슈나 위기관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공감을 적극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고 자신의 정당함 만을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면 해당 기업이나 조직은 정직하지 못한 것으로 비춰지므로, 이런 부작용을 방지하자는 것입니다.

또 다른 ‘정직 하라’는 조언의 전제는 이전에도 정직하게 커뮤니케이션 했으면 이번에도 정직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분부입니다. 신뢰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가장 훌륭한 문제해결 자산입니다. 한번 정직했다면 계속 정직하게 인식되어야 합니다. 때에 따라 정직성을 이리 저리 달리 해석하면 그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스스로에게 남아 실패 자산으로 쌓이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직 하라’는 조언을 해석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