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뉴욕증시가 애플과 구글 등 기술주들의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내면서 나흘째 상승했다. 실적 장세가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실적 부진에 메타 플랫폼스는 장 마감 후 20% 급락했다. 미국의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224.09포인트(0.63%) 상승한 3만5,629.33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84포인트(0.94%) 오른 4,589.38을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71.54포인트(0.50%) 상승한 1만4,417.55로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저가 매수 움직임에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페이스북 실적 부진에 메타 플랫폼스는 장 마감후 급락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긍정적인 실적과 함께 20대 1 주식 분할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7% 이상 상승했다. 주식 분할로 알파벳이 다우지수에 편입될 길이 열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알파벳의 주가 상승에 다른 기술 기업들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지난해 4분기 매출 336억7,000만달러, 주당 순이익 3.67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매출 예상치인 334억달러를 웃돌았지만, EPS예상치인 3.84달러는 밑돌았다.

일간 활성 이용자(DAU)는 19억3,000만명,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9억1,000만명으로 각각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19억5,000만명과 29억5,000만명에 못미쳤다. 페이스북은 올해 1분기 매출이 270억~2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역시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301억5,000만달러보다 적다.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20% 이상 폭락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전날 예상치를 웃돈 순익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1%가량 하락했다.

페이팔은 전날 장 마감 후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주가는 24% 이상 하락했고, 스타벅스의 주가도 실적 실망에 1%가량 떨어졌다.

AMD도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5% 이상 올랐다.

지금까지 S&P500지수에 상장된 36%가량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중 78% 이상이 월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날은 장 마감 후 메타, 퀄컴, 애브비, DR 호턴, 티모바일 등이 실적을 발표했다.

미국의 1월 노동부의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나온 민간 부문 고용지표가 예상과 달리 부진했으나 주가에는 타격을 주지 못했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30만1,000명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0만명 증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수치는 80만7,000명 증가에서 77만6,000명으로 하향 수정됐다.

1월 민간 고용에서 서비스 부문은 27만4,000명 줄고, 제조업 부문은 2만7,000명 감소해 오미크론 확산으로 서비스 부문의 고용이 크게 영향을 받았다.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오미크론 확산이 절정이던 시점에 1월 고용보고서 조사가 이뤄져 이번 수치가 부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노동부의 1월 고용보고서 자료 집계 기간은 1월 9일부터 15일로 이때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했을 때다. 당시 7일 평균 하루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15일에 최고 규모를 나타냈다.

WSJ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5만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각각 1월 고용자 수가 25만명, 20만명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용이 부진할 경우 통상 증시에는 부정적이지만, 부정적인 지표는 연준의 긴축 강도를 완화할 수 있어 긴축 우려를 반영해온 증시에는 일부 안도감을 제공할 수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3bp가량 하락한 1.76% 근방에서 거래를 마쳤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3월 회의에서 처음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완전히 지지한다”면서도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경제를 탈선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군의 동유럽 추가 배치를 공식 승인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군 병력이 동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 및 폴란드에 추가 배치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근거 없이 이뤄진 이 파괴적인 조치는 군사적 긴장을 추가하고 정치적 결정의 여지를 좁힐 뿐”이라고 비난했다.

S&P500지수 내 11개 섹터 중에서 임의소비재를 제외하고 10개 섹터가 모두 올랐다. 통신과 부동산, 유틸리티가 1% 이상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기술주의 반등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에 다시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트홀드그룹의 짐 폴슨 수석 투자 전략가는 CNBC를 통해 “시장이 며칠간 약간의 강한 반등을 보였다”라면서 “이러한 강세로 더 많은 투자자가 조정이 끝난 것인지에 의구심을 가지게 됐으며, 조정 후 랠리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생크추어리 웰스의 제프 킬버그 최고투자책임자(CIO)도 CNBC를 통해 “금리 인상으로 기술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와 영업비용 상승 우려로 기술주가 1월에 가장 크게 타격을 입었다”면서 “기술주의 갑작스러운 반등 이후 투자자들은 1월에 가장 타격을 입은 일부 기술주에 대한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100%로 내다봤다. 25bp 인상 가능성은 94.4%, 50bp 인상 가능성은 5.6%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