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로고. 출처=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로고. 출처=LG생활건강

[이코노믹리뷰=이솜이 기자] LG생활건강(051900)이 지난해 ‘연 매출 8조원’ 시대를 열었다. 샴푸, 치약 등 생활용품(HDB)와 음료부문(Refreshment) 성장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화장품 부문은 4분기 실적 하락 여파로 매출액이 소폭 감소한 모습이다.

27일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액 8조915억원, 영업이익 1조2,89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7조8,445억원 대비 3.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2209억원과 비교해 5.6% 늘었다.

이로써 LG 생건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8조원대에 진입하게 됐다. 2005년 1조원 수준에 그쳤던 매출 규모는 2013년 4조3,000억원, 2016년 6조1,000억원, 2019년 7조7,000억원 등 17년 연속 성장세를 나타냈다.

LG생활건강 연도별 매출 및 영업이익 현황. 출처=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연도별 매출 및 영업이익 현황. 출처=LG생활건강

지난해 실적 상승은 HDB 부문이 견인했다. 2021년 HDB 부문 매출액은 2조582억원으로, 1년 전 1조8,732억원과 비교해 약 10% 증가했다. 탈모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 프리미엄 치약 ‘히말라야 핑크솔트’, ‘피지오겔’ 등 데일리 뷰티 브랜드들이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음료(Refreshment) 부문도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몬스터에너지 등 주요 브랜드가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음료 부문 매출액은 2020년 1조5,132억원에서 2021년 1조5,919억원으로 5% 증가했다. 특히 LG 생건은 저당·저칼로리 음료 시장을 공략한 점을 실적 상승의 주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주력사업인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1년 전보다 소폭 감소했다. 화장품 부문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4조4,581억원, 4조4,41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4분기 실적 하락이 뼈아팠다. 2021년 4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1조1,403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3,245억원과 비교해 약 14% 줄었다. LG생건 측은 “비교 대상인 2020년 4분기 실적이 워낙 좋았고, 로드샵을 주요 판매 채널로 한 프리미엄 화장품 역성장 등 매출 하락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12월 한 달 간 면세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점도 매출 하락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LG생건은 지난해 따이궁(국내 면세점에서 한국 제품을 구매해 중국에 파는 보따리상)의 제품 가격 인하 요구를 거절하면서 화장품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 매출 구조상 따이궁 의존도가 높다.

다만 지난해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은 4분기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 전체 영업이익은 8,7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228억원 보다 6% 증가했다. LG 생건의 대표 럭셔리 브랜드 ‘후’를 비롯해 ‘천율단’, ‘환유’ 등 초고가 제품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올해 주요 시장인 중국을 비롯해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서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차석용 부회장은 올 신년사를 통해 “럭셔리 뷰티 라인과 ‘숨’을 비롯한 메가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육성해나갈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중국 등 아시아에서 큰 성공을 거둔 ‘후’의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