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저희 공장에서 하도급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생겼습니다. 예전부터 간간히 일어났던 산재 사고인데요, 이상하게 이번에는 사회적 주목을 끌어 회사가 상당히 곤란 해 졌습니다. 이후 저희 나름대로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는데, 반응이 안 좋습니다. 저희 대책이 어때서 그럴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에 일부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부터 간간히 발생했던 유사사고라고 하셨는데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어떤 대책을 당시 각각 마련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띄엄띄엄 이라도 지속 발생하는 안전사고라면 그때 그때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실행하셨을 텐데요, 이번에도 그런 사고가 재발했다면 이전 대책들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위기관리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이번 케이스에서도 그 정의는 적용 가능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이전 십년간 유사 안전사고가 10회 있었다면, 유사 재발 방지 대책도 최소한 10회 이상 계획되어 발표되었을 것입니다. 일부는 발표되지 않았더라도 내부적으로 개선책을 실행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번의 유사 사고가 계속 반복된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살펴보아야 해결책이 보일 것입니다. 왜 11번째 사고가 다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를 확인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만약 그 이전 10회의 재발방지책 각각에 문제가 있었다면 지난 10여년간 회사에서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찾아 실행하지 못한 것이 됩니다. 물론 ‘적시에 실행’하지 못한 것은 당연하지요.

이번에도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발표하셨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번 대책이 지난 10번의 대책과 크게 다른 점은 무엇인지도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 전에도 그와 같은 대책을 마련했음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되었다면 이번 대책 또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이번 대책이 이전과는 완전하게 다르다면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다시 이렇게 반응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난 10회에 걸친 대책은 결국 모두 엉터리였다는 의미 아닌가?”하는 것이죠. 다르게 말하면 지난 10여년간 회사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이제야 겨우 찾아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유사 사고가 계속 반복되는 회사의 경우 내부에서는 이런 마인드가 굳어져 있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고는 있을 수밖에 없어요.” “일선을 아무리 교육 훈련해도 엉터리 같이 일하다 사고가 발생되는 경우도 있지요.” “사실 하도급 회사 직원의 사고는 저희 회사에게 책임이 있는 사고는 아니지요.” 등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이제는 고쳐 해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딱히 법의 강화로 인한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사 사고의 지속 발생은 기업의 위기관리 품질을 넘어 경영 품질과도 연결된 아주 기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적극 관리가 필요합니다. 사전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찾아내 ‘적시’에 했으면 될 일을 비극적인 사고가 터진 후 부랴부랴 살피는 그 습관이 문제입니다. 그리고는 새롭게 사고를 맞아 ‘마땅히 해야 했을 일’을 재발방지대책이라고 발표하고 위기관리를 했다 하는 모습은 더더욱 문제입니다. ‘적시’에 실행하지 못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위기관리의 실패를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