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민단비 기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세계적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Social(사회), KT는 Environment(환경) LG유플러스는 Government(지배구조)에 집중한 ESG 행보를 보였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양사가 공동 출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를 통해 ESG 분야 혁신 스타트업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고 지난해 12월 20일 밝혔다. 사진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왼쪽)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지난 3월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서 MOU를 체결한 모습. 출처=SK텔레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양사가 공동 출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를 통해 ESG 분야 혁신 스타트업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고 지난해 12월 20일 밝혔다. 사진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왼쪽)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지난 3월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서 MOU를 체결한 모습. 출처=SK텔레콤

SK텔레콤은 지난달 카카오와 양사가 공동 출자한 ‘ESG 펀드’를 통해 ESG 분야 혁신 스타트업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양사는 ▲청각장애인이 운행하는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액터스’, ▲시각장애인용 점자 콘텐츠를 제공하는 ‘센시’ ▲유아동 대상 메타버스 기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마블러스’ 등 3개 회사에 펀드를 통해 총 30억원을 투자했다.

앞서 SK텔레콤과 카카오는 ESG 혁신기업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기 위해 지난 8월 각사가 100억원씩 출자해 총 200억원 규모의 ESG 펀드를 조성했다. 양사는 ESG 공동펀드를 통해 환경, 사회적 약자, 교육격차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분야에서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해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KB국민카드와 자사의 사회 취약 계층 안전 돌봄 서비스인 ‘스마트지킴이2’를 활용한 ESG 특화 상품인 ‘KB국민 스마트 지킴이 카드’도 출시했다. 이 카드는 전월 이용실적이 50만 원 이상이면 스마트 지킴이2 단말기 할부 대금 환급 할인을 비롯해 ▲통신요금 ▲택시∙우티 자동결제 ▲병원∙약국∙배달앱∙대형마트 이용 시 월 최대 3만 원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한다.

‘ESG 코리아 2021(ESG Korea 2021)’ 얼라이언스 워크숍을 개최해 육성 중인 14개 혁신 스타트업들과 함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ESG 경영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ESG 코리아 2021 얼라이언스는 ESG 분야 스타트업들의 도전과 성장을 돕기 위해 국내외 기업, 사회적기업가 교육 기관, 투자사들이 참여하는 연합체다. SK텔레콤과 마이크로소프트, SAP, 소풍벤처스, HGI, 벤처스퀘어, 미라클랩, MYSC, SK사회적기업가센터, SBA 성수 허브, 한양대학교 등 11개 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ESG 얼라이언스는 지난 6월 ‘ESG 코리아 2021’ 프로그램에 지원한 173개 스타트업 중에서 14개사를 선정하고, 7월 말부터 약 6개월 과정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들이 ESG 목표 설정부터 서비스 개발·시장진입·글로벌 확장까지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ESG 얼리이언스에서 SK텔레콤은 ESG 코리아 2021 프로그램의 기획과 운영을 총괄하며 스타트업과 전문가 집단, 투자회사 관계자, ESG 성과 측정 기관들의 협력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여지영 SK텔레콤 오픈콜라보담당은 “환경과 사회 문제를 위해 노력하는 스타트업들이 현실적인 도움을 얻고 성장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협업하고, ESG로 ICT 산업 생태계가 더 건강해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수정 KT Enterprise부문장(왼쪽)과 이승 한국가스공사 부사장이 액화천연가스(LNG)의 냉열을 활용한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냉방 솔루션 공동개발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MOU)에 서명을 하고 있다. 출처=KT

KT는 친환경 경영에 힘을 쏟았다. 지난해 11월 한국가스공사와 액화천연가스(LNG)의 냉열을 활용한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냉방 솔루션 공동 개발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LNG 냉열은 영하 162℃의 초저온의 열원인 LNG가 기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다. IDC 적정온도 유지를 위해 필요한 냉방시스템의 투자비와 운영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LNG 냉열 시스템을 KT 용산 IDC에 적용하면 월간 약 12Mwh의 소모전력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월간 400wh의 전력을 사용하는 3만가구의 사용량에 해당한다.

이 기술이 상용화돼 IDC에 적용될 경우 전력부족으로 IDC 구축이 제한적이거나 안정적으로 서비스 제공이 어려웠던 지역에서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신수정 KT Enterprise부문장은 “한국가스공사와 친환경 IDC 냉방 기술 개발을 통해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이는 다음 세대를 위한 탄소제로 IDC 실현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에는 AI를 활용해 IDC 내의 온도와 습도를 자동 제어하는 ‘AI IDC 오퍼레이터’를 KT 목동IDC2센터에 시범 적용하고 앞으로 KT의 전 IDC에 순차 적용한다고 밝혔다. 항온·항습이 중요한 IDC에서 AI 솔루션을 활용하면 수동으로 개별 장치를 조절하는 기존 방식과 비교해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KT는 이 기술을 통해 목동·분당·강남 IDC에서 1300만kWh(킬로와트시)의 소모전력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또 신규 IDC 설계 단계부터 에너지 절감 신기술을 적용하고 태양광 에너지·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1년 KCGS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지배구조 우수 기업에 선정됐다고 지난해 12월 3일 밝혔다. 사진은 박형일 LG유플러스 CRO 부사장(사진 가운데)이 수상 후 심인숙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사진 오른쪽), 윤기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부원장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출처=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1년 KCGS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지배구조 우수 기업에 선정됐다고 지난해 12월 3일 밝혔다. 사진은 박형일 LG유플러스 CRO 부사장(사진 가운데)이 수상 후 심인숙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사진 오른쪽), 윤기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부원장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출처=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지배구조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달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1년 KCGS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지배구조 우수 기업에 선정됐다.

LG유플러스는 올해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회사의 경제·환경·사회적 이슈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등 거버넌스 강화에 집중했다.

ESG 위원회 산하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의장으로 하는 ESG실무협의체를 설치해 전사 분야별 중장기 ESG 이슈를 검토하고 경과 사항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아울러 리스크 및 위기 대응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6월 전사 위기관리를 총괄하는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MO)를 선임하고, 산하에 위기관리팀을 신설했다. 위기관리팀은 위기관리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를 운영하며 위기에 즉각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외에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 데 이어 사상 첫 중간배당 도입 및 실시를 통해 주주환원 정책도 다변화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CRO(부사장)는 “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의 주요 어젠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발생 가능한 리스크와 기회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성장과 도약을 위해 이해관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