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희 기자] 대선 테마주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코스피가 1%대 하락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테마주까지 나왔다.

대선 과정에서 주목 받는 후보와 관련된 상장 종목들은 하락장에서도 큰 폭 상승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기업 펀더멘털과 관계 없이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총 8개 종목이며, 이중 절반인 4곳이 대선 후보 관련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와 코스닥 각각 2곳으로, 코스피는 써니전자(004770)와 까뮤이앤씨(013700), 코스닥은 오픈베이스(049480)와 TS트릴리온(317240) 등이다.

이날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겠다고 밝히면서, 일각에서 불거진 야권 대선 후보 교체론에 최근 대안으로 급부상한 안철수 후보의 테마주가 강세를 띤 것이다.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 중 써니전자와 까뮤이앤씨, 오픈베이스가 안철수 후보 관련주로 분류된다. 써니전자는 송태종 전 대표가 안철수 연구소 출신이라는 이유로, 까뮤이앤씨는 이 회사의 표학길 사외이사가 안철수 후보의 지지모임과 상임대표를 역임한 경력 때문에 관련주로 묶였다. 오픈베이스는 대표이사가 안 후보와 서울대 동문인데다 안랩 V3 검색 엔진에 솔루션을 공급한 이력으로 관련주에 포함됐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비록 상한가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안 후보의 가장 대표적인 관련주인 안랩은 4일 10만6,400원에서 5일 12만500원으로 11.7% 상승했다. 특히 안랩은 지난해 12월22일부터 5일까지 10거래일 중 28일을 제외한 9거래일이 전일 대비 주가가 상승하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12월21일 6만9,500원이었던 주가는 5일까지 73.4%나 급등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대선 후보 교체론에 언급됐다. 이에 홍 의원의 대표적인 관련주인 경남스틸은 전일 대비 11.7% 올랐다.

이외 TS트릴리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관련주로 분류된다. 이 후보는 지난 2일 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선거대책위원회가 2030세대로부터 제안을 받아 이 후보에게 건의한 공약 중 하나인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을 중요하게 다루며 표심 공략에 나섰고, 이는 탈모 샴푸 및 탈모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들의 주가 강세로 이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선이 가까워 오면서 유력 후보들과 관련된 테마주의 변동성이 대폭 커졌다"며 "다만 각 후보의 공약과 사업적으로 관련된 우량주들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대선 후보와의 혈연, 학연, 지연 등에 의존한 무지성 투자는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선대위 해산을 발표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관련된 테마주들은 하락을 면치 못했다. 덕성(004830)(-6.77%)과 동양(001520)(-2.98%), 서연(007860)(-5.71%), 서연탑메탈(019770)(-4.85%), 노루페인트(090350)(-5.05%), NE능률(053290)(-5.46%) 등도 일제히 주가가 떨어졌다. 덕성과 동양은 대표이사나 사외이사, 임원들이 윤 후보와 대학교 동문 등의 인연으로 엮이면서 관련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