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규모 추이 및 전망.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 자료, 신한금융투자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규모 추이 및 전망.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 자료,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믹리뷰=곽예지 기자] 정부가 미래 유망핵심 기술로 평가받는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에 오는 2023년부터 10년간 1조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놈앤컴퍼니(314130), 고바이오랩(348150), CJ바이오사이언스, 프로스테믹스(203690), 아미코젠(092040) 등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이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9일 제36회 생명공학종합정책심의회를 개최하고 범부처 프로젝트인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이니셔티브'를 기획·추진하기로 했다.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에 10년간(2023~2032년) 약 1조2,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 합성어로, 사람 몸  안에 사는 세균,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을 의미한다. 향후 각종 산업과 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전방위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규모 1,087억달러(약 130조원)다. 이밸류에이트 파마는 올해 첫 마이크로바이옴 제품 출시 이후 2026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9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대표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으로 꼽히는 지놈앤컴퍼니는 면역항암, 뇌질환, 산과질환, 피부질환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으로는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GEN-001’이 있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1a·b상을 진행 중이다. GEN-001은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임상 2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0년 지놈앤컴퍼니가 인수한 미국 싸이오토 바이오사이언스의 핵심 후보물질 ‘SB-121’은 자폐증(ASD)과 같은 장애와 신생아괴사성장염(NEC)과 같은 장손상 관련 질환을 적응증으로 한다. 미국에서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고 현재 자폐증환자대상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 외 난임 치료제로 개발 중인 ‘GEN-004’는 전 임상단계, 아토피 치료제로 개발 중인 ‘GEN-501’ 등이 있다.

지놈앤컴퍼니 R&D 파이프라인 현황. 출처=지놈앤컴퍼니
지놈앤컴퍼니 R&D 파이프라인 현황. 출처=지놈앤컴퍼니

고바이오랩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와 염증성 장 질환, 건선·아토피, 천식 등 면역질환 치료제와 대사질환, 뇌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 중 건선 치료제 후보물질인 ‘KBL697’의 경우 글로벌 임상 2상에 돌입했다. 총 80명을 대상으로 미국 및 호주 내 10개 병원에서 진행하며, 지난달 첫 투약을 했다.

이 외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KBL697’은 미국에서 임상 2a상 IND를 승인 받았다. 또 천식·아토피 치료제 후보물질 ‘KBL693’은 임상 1상을 최종 완료하고 후속 작업을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097950)은 지난해 983억원을 투자해 마이크로바이옴 개발사인 천랩(311690) 지분 43.99%를 취득하며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은 올해부터 천랩의 사명을 CJ바이오사이언스로 변경하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독자적으로 발굴한 장내 미생물 생균을 이용해 장 질환 및 간 질환 치료제,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아미코젠은 지난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사인 비피도(238200)를 인수했다. 프로스테믹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엑소좀 기반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를 개발 중으로 다수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이동건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 내에서는 글로벌 선두그룹과 국내 기업 간 기술 격차가 크지만, 새롭게 등장한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내에서는 간격이 좁다”며 “아직까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 역시 임상 2상 또는 1상을 진행 중인 만큼 적극적 투자로 격차 축소가 가능할 것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