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의 3열 초대형 SUV 그랜드 체로키 L.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지프의 3열 초대형 SUV 그랜드 체로키 L.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미국 오프로드 차량 전문 브랜드 지프(JEEP)가 6~7인승 고급 SUV, 오프로더 등 섞이기 어려운 요소를 조화시킨 모델 ‘그랜드 체로키 L’로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 그랜드 체로키 L은 고급스러운 실내에 머무르며 험로를 돌파하는 ‘신선한’ 경험을 탑승자에게 제공하는 점으로 상품성을 차별화했다는 평가다.

그랜드 체로키 L의 전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의 전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은 2010년 4세대 출시 후 11년만에 세대교체된 신형 그랜드 체로키의 롱 버전이다. 브랜드 모델 가운데 처음 3열 시트를 장착한 차량이라는 특징을 갖췄다. 지프는 그간 오프로드 전문 브랜드로서 험로를 돌파하는데 적합하지 않은 3열 모델을 판매하지 않다가 소비자 요구사항을 고려해 라인업을 확장했다.

그랜드 체로키 L의 측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의 측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초대형 6인승차, 2열 통풍시트에 넓은 3열까지

최근 그랜드 체로키 L의 6인승 모델인 써밋 리저브(Summit Reserve) 트림(이하 그랜드 체로키 L)을 탑승했다. 해당 모델의 제원별 수치는 전장 5,220㎜, 전폭 1,975㎜, 전고 1,795㎜, 축거 3,090㎜ 등에 달한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4세대 그랜드 체로키와 비교할 때 전고(1,800~1,810㎜)가 오히려 5~15㎜ 낮은 반면 전장(4,820㎜)과 축거(2,920㎜)는 400㎜, 170㎜씩 길다.

그랜드 체로키 L의 2열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의 2열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에 따라 그랜드 체로키 L은 비교적 오르내리기 편할 뿐 아니라 매우 넓은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2열과 3열의 레그룸은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2열 슬라이딩 기능 덕분에 유연하게 조정된다.

2열 시트의 팁앤슬라이드 기능으로 3열 진입출로를 확보한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2열 시트의 팁앤슬라이드 기능으로 3열 진입출로를 확보한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와 함께 2열 시트를 앞으로 당겨 1열 시트 뒤에 기대듯 걸쳐놓고 3열로 여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돕는 팁앤슬라이드 기능이 6인승 모델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킨다. 2열시트는 이밖에 수동 레버를 당겨 등받이를 뒤로 120도까지 젖힐 수 있는 리클라이닝 기능도 지원한다.

그랜드 체로키 L의 2열 시트와 3열 시트를 모두 앞으로 접은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의 2열 시트와 3열 시트를 모두 앞으로 접은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적재공간도 매우 넓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490ℓ에 달하고, 2열과 3열을 모두 앞으로 접었을 때엔 2,390ℓ까지 확장된다. 2열 시트를 뒤쪽으로 최대한 이동시켰을 때 시트상단과 트렁크 도어 닫히는 부위까지 길이는 192㎝에 육박하고 너비와 높이도 각각 108㎝, 높이 86㎝에 달한다.

그랜드 체로키 L의 3열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의 3열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에 따라 성인 2명이 나란히 누워있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목을 조금만 구부린 채 앉아있을 수 있을 정도다. 2열 시트의 쿠션을 앞으로 15㎝ 가량 이동시켜 길이를 더욱 연장할 수도 있다. 센터콘솔의 덮개가 앞으로 뒤집히듯 펼쳐지기 때문에 6인승 모델임에도 평탄화 하기 비교적 쉽다.

그랜드 체로키 L의 엔진룸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의 엔진룸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은 3.6ℓ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등을 갖춤으로써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35.1㎏·m 등 수준의 구동력을 발휘한다. 기존 그랜드 체로키(286마력, 35.4㎏·m)와 같은 배기량의 엔진을 탑재하고, 훨씬 큰 크기를 갖추고 있음에도 대등한 수준을 보인다. 이는 그랜드 체로키 L의 공차중량이 2,325㎏으로 그랜드 체로키(2,255㎏)보다 70㎏ 늘어난데 그친 결과로 분석된다.

그랜드 체로키 L의 크래시 패드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의 크래시 패드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핸들·페달 무겁지만 주행 안정성 탁월

그랜드 체로키 L은 이 같은 특징들의 조합을 갖춤에 따라 느긋하게 이동하지만 강력한 힘을 제때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다. 그랜드 체로키 L의 핸들(스티어링 휠)은 다른 대형 SUV와 달리 매우 묵직하게 돌아가지만 높은 조향 기어비로 인해 조금만 돌려도 이동방향을 크게 전환할 수 있다.

그랜드 체로키 L의 기어 조작부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의 기어 조작부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반대로 샌드/머드(SAND/MUD), 락(ROCK) 같은 오프로드 주행 모드에선 스티어링 휠이 약간 가볍게 돌아가지만 더 많이 돌려야 필요한 만큼 방향 전환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페달도 하위급 차종에 비해 더욱 힘 들여 밟아야 눌려들어가지만, 운전자가 급히 감·가속하길 원할 때 충분히 강한 힘을 발휘한다.

그랜드 체로키 L의 1열에서 돌아본 뒷좌석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의 1열에서 돌아본 뒷좌석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은 이 같은 조향 성능과 긴 축거 등 설계 특성을 갖춤에 따라 곡선을 달리거나 차선을 변경할 때 탑승자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포장도로의 울퉁불퉁한 노면에서 차체 흔들림을 매끄럽게 완화할 뿐 아니라, 오프로드에서 지상고를 최대 27.7㎝(10.9인치) 높임으로써 지프 랭글러 라인업에 준하는 수준의 돌파 능력을 보여준다. 지프 미국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랜드 체로키 L은 최대 수위 60㎝(24인치)의 물길을 건널 수도 있다.

그랜드 체로키 L 써밋 리저브 트림에는 피렐리의 21인치 피제로 제품이 장착됐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 써밋 리저브 트림에는 피렐리의 21인치 피제로 제품이 장착됐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은 이밖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중앙유지, 서라운드뷰 카메라, 1~2열 온열·통풍시트, 야간시(dimming) 룸미러, SK텔레콤 T맵, 팔레르모 고급가죽 시트, 스마트폰 무선충전 등 고급 사양들을 갖춤으로써 도심형 SUV로서 강점까지 겸비했다. 이 중 T맵은 지프 차량에는 처음 그랜드 체로키 L에 적용됐다. 이용자는 안드로이드, 애플 등 운영체제로 작동하는 스마트폰에 ‘스텔란티스 컴패니언’ 앱을 설치한 뒤 T맵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그랜드 체로키 L의 카메라 영상형 룸미러인 오토 디밍 디지털 디스플레이 룸미러.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의 카메라 영상형 룸미러인 오토 디밍 디지털 디스플레이 룸미러.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부가세를 포함하고 개별소비세율 3.5%를 적용한 그랜드 체로키 L 트림별 가격은 오버랜드(7인승) 7,980만원, 써밋 리저브 8,980만원 등에 달한다. 동급 모델인 포드 익스페디션이 7인승, 8인승 모두 8,210만원에 판매하는데 비하면 성능별 가격 포지션을 잘 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랜드 체로키 L의 서라운드뷰 카메라를 이용해 외부 상황을 영상으로 확인하는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의 서라운드뷰 카메라를 이용해 외부 상황을 영상으로 확인하는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은 익스페디션에 비해 작은 제원과 약한 구동력을 나타내지만 편의사양의 다양성이나 질적 수준에 있어선 앞선다. 써밋 리저브 트림의 경우 독보적인 초대형 6인승 모델로서 특유의 사양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큰 가격 격차를 합리화시킨다.

그랜드 체로키 L에만 부착된 L 모양의 전용 엠블럼.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에만 부착된 L 모양의 전용 엠블럼.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은 최근 레저활동을 즐기기 위해 대형 SUV를 활발히 찾는 국내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등장했다. 차량에 적용된 고급 인테리어와 첨단 편의사양 등은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지프의 차별화 전략으로 분석된다.

그랜드 체로키 L의 후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의 후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지프 브랜드를 운영하는 스텔란티스가 아시아 국가 가운데 한국에 처음 그랜드 체로키 L을 내놓은 점에서도 이 같은 열기를 느낄 수 있다. 그랜드 체로키 L이 브랜드 라인업의 저변을 넓힐 뿐 아니라 수요를 활발히 창출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그랜드 체로키 L의 듀얼 패널 파노라마 썬루프.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의 듀얼 패널 파노라마 썬루프.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