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다른 기업 케이스를 보면 사과 이후에도 계속해 비난을 받는 경우가 꽤 되더군요. 그래서 이번 저희는 전문가들과 함께 준비해서 사과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평가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물론 지지하는 그룹도 있지만 반대로 여러 지적이 나오네요. 사과라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는 타겟이라는 개념이 아주 중요합니다. 사과를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보았을 때 그 ‘사과’를 ‘누구’에게 하는 것인지는 정확하게 설정이 되어야 합니다. 기업이 어떤 실수를 범했을 때 사과 대상을 설정함에 있어서 그 기업의 실수로 피해를 받은 사람들에게 사과할 것인가? 아니면 그 실수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향해 사과할 것인가? 또는 자사의 실수에 별로 관심이 없거나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과할 것인가? 이런 타겟의 선택은 아주 중요한 성패 요인이 됩니다.

사과해야 할 상황에 놓인 기업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분류해 보시지요. 기업의 실수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하는 적대그룹은 항상 존재할 것입니다. 반대로 기업의 실수에 대해 우호적으로 해석하고 어느 정도 정상참작과 지지를 포기하지 않는 우호그룹도 존재합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그 그룹 간에 주류와 비주류라는 규모의 차이는 존재합니다.

만약 우호그룹이 주류를 이룬다면 그 상황은 사과가 필요 없거나, 상당히 간략한 사과 표명으로도 이슈관리가 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반면 심각하게 사과해야 하는 경우라면 적대그룹이 주류에 가깝거나 주류인 상황을 의미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종종 현재 주류인 적대그룹에게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유혹에 빠집니다. 상당히 위험한 착각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적대그룹은 자사가 무엇을 어떻게 해도 손가락질합니다. 반대로 우호그룹은 그 경우 박수를 칩니다. 자사가 어떤 이슈나 위기 대응을 하더라도 그 두 그룹은 태도 변화가 크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태도 변화를 예상할 수 없는 대상을 타겟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성공 가능성이 매우 희박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사과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주된 커뮤니케이션 타겟은 중립그룹이어야 합니다. 자사의 실수나 문제에 대하여 정확하게 인지하지 않고 있거나, 관심이 적거나, 별 의견이 없는 부동층(floas, 浮動層)이 사과 커뮤니케이션의 주된 타겟이 되는 것이 전략적으로 맞습니다.

사과의 내용이나 형식에서도 그 중립그룹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그 사과는 효과가 있습니다. 나아가 그 중립그룹을 우호그룹으로 전향(?)하게 만들 수 있는 전략적 사과가 있다면 더 훌륭한 시도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립그룹으로부터 공감과 이해를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이 중심이 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그 중립 그룹은 주변 언론과 적대그룹, 우호그룹들의 사후 평가에도 2차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다양한 해석들이 중립 그룹에게 공감이 가는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잘된 사과는 중립그룹의 공감을 절대적 기반으로 하여, 적대그룹의 비판에 대한 공감을 저하시키는 것인 동시에, 우호그룹의 지지에 대한 공감성을 높일 수 있는 형태의 것입니다. 그러니 먼저 중립 그룹을 타겟으로 정해 그들에게 사과를 맞추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