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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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에서는 종교가 없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고 특히나 기독교인의 숫자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지난 2007년 약 78%의 미국인이 스스로를 기독교 신자라고 답변했고 종교가 없다는 답변은 16%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기독교인의 숫자는 65%로 감소한 반면 무종교인의 숫자는 26%로 늘어났다. 기독교 신자중의 43%는 개신교 신자이며 20%는 카톨릭 신자, 기타 몰몬교인 등이 나머지 2%를 차지한다.

주변에서도 기독교인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하는 사람들도 실제로는 교회를 거의 나가지 않거나 드물게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국의 출발에서부터 인구의 대다수가 기독교 신자였던 미국에서는 기독교 문화가 깊숙이 스며있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크리스마스 무렵이 되면 집집마다 화려하게 장식을 하고 가족과 친지들에게 선물을 준비하고 산타클로스와 크리스마스 트리를 길거리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12월이 다가오면 각 온라인 쇼핑몰마다 크리스마스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데 그중에 하나가 애드번트 캘린더(대림절 달력)다.

한국에서도 가끔씩 찾아볼수는 있지만 흔하지는 않은 애드번트 캘린더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성탄절 이전 4주간인 대림절 기간을 표시한 달력이다. 크리스마스가 시작되기 4주전 일요일을 시작으로 하는 달력인데 이 날짜가 해에 따라서 11월말에서 12월초까지 변화가 있기 때문에 대체적으로는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의 기간을 표기한다. 애드번트 캘린더는 19세기 독일의 루터 교도들로부터 시작되서 이후 전세계의 기독교인들로 확산됐다.

애드번트 캘린더는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전통적으로는 대림절 기간 날짜위를 덮은 종이나 헝겊을 열면 예수 탄생과 관련된 이야기나 성경 구절, 기도문 등이 적혀있었으나 요즘에는 달력이 서랍식으로 만들어져서 해당 날짜의 서랍을 열면 초콜렛이나 장난감 등이 들어있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사람들은 하루에 하나씩 기도문을 읽거나 초콜렛을 먹으면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린 것이다. 요즘 나온 애드번트 캘린더는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용도가 많지만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애드번트 캘린더는 나무나 헝겊 등으로 만들어져서 집에서 대를 물려내려가면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현대의 애드번트 캘린더는 예수의 탄생을 고대하는 종교적 의미는 거의 사라지고 크리스마스 축제 분위기에 편승하는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을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서 이를 매일 한 개씩 열어보는 애드번트 캘린더로 연말이면 제품을 출시하곤 한다.

애드번트 캘린더는 온가족을 위한 캘린더나 남성, 여성 고객, 아이들을 위한 애드번트 캘린더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온가족을 위한 캘린더로 쿠키회사는 네모난 박스위에 써 있는 달력 날짜가 써 있는 부분을 뜯어내면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쿠키가 하나씩 들어 있는 애드번트 캘린더를 선보이고 초콜렛 회사는 각 날짜별로 초콜렛이 하나씩 들어있는 애드번트 캘린더를 선보인다. 팝콘회사에서는 다양한 맛의 팝콘이 소용량으로 담긴 애드번트 캘린더를 판매하고 잼을 판매하는 회사는 식당에서 볼 수 있는 앙증맞은 사이즈의 잼이 24개 담긴 애드번트 캘린더를 선보인다. 또 차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서 하루에 1개씩 티백이 들어있는 애드번트 캘린더도 있다.

남성 고객을 겨냥한 미니어처 사이즈의 와인병이나 맥주캔이 들어있어서 매일 다른 맛의 술을 즐길 수 있는 애드번트 캘린더도 있다. 여성 고객을 겨냥해서 매일 다른 색상의 매니큐어나 립스틱 등의 화장품이 들어있는 애드번트 캘린더도 선보이며 TV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스타워즈, 해리포터, 프렌즈 등의 장면이나 로고가 담긴 기념품이 들어있는 애드번트 캘린더도 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애드번트 캘린더는 작은 서랍마다 레고 장난감이 들어있거나 각종 미니카 등이 들어있고 여자아이들에게 인기높은 LOL 인형이 들어있는 제품 등이 있다.

명품 브랜드들도 합세해서 샤넬, 티파니,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의 애드번트 캘린더도 등장했다. 애드번트 캘린더는 10달러대의 저렴한 제품에서부터 명품 브랜드 티파니의 15만달러 제품도 있다. 최근에는 샤넬이 800달러대의 애드번트 캘린더에 스티커 등의 부실한 제품을 포함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