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실적 피크아웃(고점 통과 후 하락) 우려에 역대 최대 성과에도 주목받지 못했던 대형 경기민감주가 내년 다시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반기 조정이 깊었던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 은행 업종 등의 반등이 예상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9.63%, 13.02% 상승했다.

최근 반등하기 시작한 반도체 업종을 비롯해 자동차, 은행 등 대형 경기민감주의 주가가 내년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우려 변이로 지정된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 대비 증상이 가벼운 점 등이 부각되면서 경기회복 지연‧공급난 심화 우려가 낮아지고 있는 데다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수출 성적이 내년에도 호조세를 보일 것이란 점이 부각된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조사, 발표한 오미크론 관련 초기 보고서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산소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가 많았던 기존 변이종과는 달리 증상이 경미했으며, 이에 따라 입원 기간도 기존 변이 대비 줄어들었다. 이에 변이 바이러스의 재확산으로 인한 경제 봉쇄 조치가 단행될 가능성도 낮게 점쳐진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유럽 국가와 같은 국민들의 록다운(봉쇄)은 없을 것”이라며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한 봉쇄 가능성을 일축했다.

수출이 역대 최대 성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경기민감주의 강세를 전망하는 한 요인이다. 올해 수출 성적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 11월 수출액은 역대 월간 처음으로 6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11월까지의 수출액은 5,837억9,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6% 늘었다. 역대 최고치인 2018년 전체(6049억달러) 성적에 211억달러 가량 못 미치는 수치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2022년 수출은 전년 대비 증가율이 10%일 것으로 추정하며 병목 현상 피해 물품들의 수출이 이연되고 선진국의 자본재 주문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수출 경기 민감주의 외형 확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재는 각종 내구재를 생산하기 위해 기업이 구매하는 재화를 말한다.

이어 “내년 영업이익에는 수출향 경기민감 가치주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특히 반도체와 조선의 기여도가 크다”고 분석했다.

조선 업종의 경우, 올해 원자재인 후판 시세가 급등한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겠지만 내년은 흑자 달성이 가능하고, 반도체 업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 조절 노력이 2분기부터 본격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대형 경기민감 가치주의 강세가 예상된다. 출처=NH투자증권
내년 대형 경기민감 가치주의 강세가 예상된다. 출처=NH투자증권

특히 피크아웃 우려에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인 종목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업종이 다수 나타났으나 주가가 실적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실적과 주가 간의 괴리가 큰 업종들에 관심이 필요한데 시가총액 대형 경기민감주가 이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크아웃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됐고, 오히려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경기민감주인 반도체, 자동차, 은행과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유통, 항공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