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민단비 기자] 블록체인 게임 ‘미르4’ 글로벌 버전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국내 게임사들이 너도나도 P2E(Play to Earn, 돈버는게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사행성을 이유로 P2E 게임을 금지하고 있으며, 일각에선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사행성 게임인 ‘바다이야기’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다이야기가 뭐길래?

바다이야기는 일본의 슬롯머신을 본 따 만든 성인용 아케이드 게임으로 지난 2005년 처음 등장했다. 경품으로 상품권이 걸리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바다이야기에 매달렸다. 같은 그림이 여러 장 나오면 상품권이 지급되는데 이 상품권을 게임장 주변 환전소에서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어 사행성이 짙었다.

게임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자 바다이야기는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검찰이 게임장 단속을 시작했지만 게임장은 계속 만들어졌으며, 다수 정치인들이 관련 사업에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고 정권 유착설까지 제기되며 사태는 정치권까지 확산됐다. 이를 계기로 사행성 게임을 강력 규제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제정하고 게임위 전신인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출범했다.

P2E는 다르다

P2E 게임은 바다이야기와 비교하기엔 차이가 있다. 바다이야기와 달리 이용금액이 없어 재산을 탕진할 위험이 없다. 소진 없이 돈을 계속 버는 구조다. 동남아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블록체인 게임 ‘엑시인피니티’의 경우 캐릭터 3마리가 있어야 게임을 시작할 수 있어 초기비용이 들지만 게임 플레이를 통해 실질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필리핀에서는 이 게임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엑시인피니티는 베트남 게임사 스카이 마비스가 2018년 개발했다. 최근 국내에서 삼성전자의 투자 자회사인 삼성넥스트가 약 1,8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에 참여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용자가 보유한 토지에 출몰하는 몬스터와 전투를 벌여 승리하면 게임 자체 토큰인 ‘SLP’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블록체인 게임은 바다이야기의 종류인 아케이드 게임(특정장소형 게임)과는 다른 비아케이드 게임이다.

제프리저린 스마이마비스 공동설립자는 “게임 내 지출을 통해 게임사가 수익을 가져가는 기존 게임과 달리 엑시인피니티를 통해서 이용자 간 시장을 형성해 새로운 가상경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P2E 금지하는 게임법... 규제 상황은?

게임위는 현행법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규철 게임위원장은 지난 11월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1’의 메타버스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게임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사행성 우려가 있는 게임에는 등급을 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회는 유불리를 따져보는 중이다. 일부 국회의원은 관심을 갖고 NFT 게임 이슈를 살펴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전용기 의원, 국민의힘 하태경, 허은아 의원,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지난 11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진행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NFT에 대해 의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