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오미크론 공포가 다시 아시아 증시를 뒤엎고 있다. 특히 한국 증시 급락은 전일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코스피 목표지수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10월 전(全)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이 우려를 나타내면서 선물시장 약세 효과도 더해졌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839.01포인트로 전일 대비 70.31포인트(2.42%) 하락 마감했다. 장 초반 1% 가량 강세를 유지했지만, 외국인과 기관 매도에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섹터에서 하락했다. 또 시가총액 상위 10곳 중 삼성바이로직스를 제외한 9곳이 하락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9% 감소했다. 이는 18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으로, 광공업(-3.0%)이 감소했고 서비스업(-0.3%)도 위축됐다. 광공업은 의약품에서 3.2% 증가했지만, 자동차(-5.1%), 1차금속(-5.9%) 등에서 줄었다. 서비스업은 금융·보험(-2.1%)과 전문·과학·기술(-2.5%) 등에서 생산이 줄었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이경민 FICC리서치부 국내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산업구조 특성상 코스피 시가총액의 58.9%가 시클리컬, IT, 자동차 등 병목현상, 글로벌 경기/교역에 민감한 업종으로 구성돼 있다”라며 “이처럼 병목현상 장기화에 취약한 구조를 가진 상황에서 산업활동 지표가 부진하고, 국내 위드코로나 지속 의구심이 확대, 오미크론 관련 불확실성까지 가세하면서 증시에 불안심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사실상 매도 보고서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 일요일 오후 발간한 ‘아시아 태평양 포트폴리오 전략’을 통해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코스피 목표지수를 기존 3,700에서 3,350으로 내렸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거시경제 전망이 견조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면서 글로벌 경제에 크게 영향을 받는 한국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우선물지수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다우선물지수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도 증시에 충격을 가져왔다. 파월 의장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3대 증시 장마감 후, 코로나19 신규 변이 ‘오미크론’이 미국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 출석에 앞서 배포한 서면 답변을 통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은 고용과 경제활동에 하방위험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미국 경제 회복의 뇌관으로 작용 중인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미크론으로 대면 업종에서 고용이 둔화되고, 공급망 교란을 심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 이후 미국 뉴욕증시 3대지수 선물시장은 빠르게 하락했다. 오후 4시 기준 다우선물은 1.12% 급락했고, 나스닥 선물도 0.38% 약세를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오후 2시까지 강세를 유지했지만, 일본 내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급락세로 전환, 전거래일 대비 462.16포인트(1.63%) 하락 마감했다. 다만 중국도 일본 증시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렀지만, 인민은행이 9,300억원 규모 시중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소식과 11월 제조업 PMI가 전망치 이상으로 상회하면서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이러한 오미크론 공포가 일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전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직접 연설을 통해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받고 마스크를 쓴다면 봉쇄가 필요 없다”고 말하며, 이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8개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 이외에 추가적인 조치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제 충격을 가져올 전면적인 셧다운에 대한 우려를 낮췄다.

키움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3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한 미국 증시는 오미크론 영향으로 올해 들어 (다우지수는)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유효한 4분기 소비 수요 및 강화된 경제 지표 개선의 움직임 등을 미뤄볼 때 양호한 경제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완화되는 신호들이 포착되고 있는 만큼, 향후 개선의 여지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