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항체 치료제가 주로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다수 변이가 확인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개발 중인 항체 치료제 ‘이버셀드(주성분 틱사게비맙+실가비맙‧프로젝트명 AZD7442)’가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는지 추가 연구 중이다. 셀트리온(068270)은 앞서 ‘렉키로나(주성분 레그단비맙)’가 각종 변이에 효능이 있는지 꾸준히 확인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게임체인저로 평가를 받던 먹는(경구용) 치료제와 관련해서는 효능 관련 논란이 나타났다. 경구용 치료제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붙는 방식이 아니라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거나 막는 기전으로 다양한 변이에도 효능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지만 백신 미접종자에만 투약하는 한계와 약효 자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항체 치료제, 오미크론 대상 추가 연구 필요

2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항체 칵테일 치료제 이버셀드가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이버셀드는 지난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이 요청됐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이버셀드가 바이러스에 대해 상호보완적인 활성을 나타내는 2개의 강력한 항체로 구성돼 있으므로 효능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한 셀트리온 렉키로나도 오미크론에 효능을 나타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렉키로나는 앞서 감마와 베타에 이어 델타변이에 대해 야생형 바이러스와 동등한 유효성을 확인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당시 “비록 렉키로나가 세포수준에서 중화능이 낮아지더라도 생체 내에서 충분한 치료 효능이 발휘될 수 있다는 의미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렉키로나(레그단비맙), 베클루리(렘데시비르) 투약 병원 및 환자 수 추이(단위 곳, 명). 출처=질병관리청
렉키로나(레그단비맙), 베클루리(렘데시비르) 투약 병원 및 환자 수 추이(단위 곳, 명). 출처=질병관리청

렉키로나는 델타변이가 우세종이 된 7월 이후부터 투약 수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5일 0시 기준 투약 환자 수는 2만5,209명이다. 일상적 단계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된 이후인 11월 4일 0시부터는 3,843명에게 투여됐다.

이상준 셀트리온 수석 부사장은 2021 국제 바이오‧제약 인천 글로벌 콘펙스에서 “11월 19일 누적 기준 2만3,781명이 처방을 받고 단 한명의 사망자도 없었고, 환자들 완쾌 잘 됐다”면서 “(렉키로나는) 안전한 약이고 효과가 우수한 약”이라고 설명했다.

먹는 약 효과 감소 논란

코로나19 팬데믹 게임체인저로 주목을 받은 먹는 약은 임상 최종 분석 결과 효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제약사 MSD의 ‘라게브리오(주성분 몰누피라비르)’는 임상 3상 중간 분석 결과에서 입원과 사망 위험을 50% 가량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최종 분석 결과 입원‧사망위험을 30% 줄이는 효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MSD는 코로나19 감염 증상이 시작된 지 5일 내로 입원하지 않았지만 중증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는 환자 1,443명을 대상으로 5일간 라게브리오를 복용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달 1일에는 775명을 대상으로 한 중간분석 결과가 공개된 바 있다.

최종 임상 결과 라게브리오는 입원과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위약(가짜약)을 받은 환자 699명 중 9.7%인 68명이 입원하거나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반면 라게브리오를 복용한 환자 706명 중 6.8%인 48명이 입원하거나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약군에서는 9명이 사망했고, 라게브리오 복용군에서는 1명이 사망했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팍스로비드(주성분 PF-07321332+리토나비르)’는 임상 3상 중간 결과 입원‧사망위험이 9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라게브리오 임상 최종 결과에 따라 팍스로비드 임상 최종 결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라게브리오와 팍스로비드 임상은 ‘백신 미접종’‧‘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고위험군은 비만, 60세 이상 고령, 당뇨병, 심장질환 등을 보유하고 있는 대상을 뜻한다.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할 시에도 처방 대상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환자로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화이자는 팍스로비드 관련 백신 접종자 등을 포함한 추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오미크론 “증상 특이하지만 가볍다”

오미크론 변이 위험성에 대해서도 델타에 비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오미크론에 대해 처음으로 보건당국에 알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안젤리크 쿠제 박사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증상에 대해 “특이하긴 하지만 가볍다(mild)”고 말했다.

쿠체 박사는 환자 중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는 젊은이들, 맥박수가 매우 높았던 6살 아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각이나 후각 상실을 경험한 이는 없었다.

그는 총 24명의 환자가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대부분 건강한 남성들로부터 “너무 피곤하다”는 호소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중 절반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였다. 쿠체 박사는 “열이 나고 맥박이 매우 높은 6살 아이가 있었는데 입원시킬지 고민했다”면서 “그러나 이틀 후 후속 조치를 하자 아이는 훨씬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쿠체 박사는 새 변이가 노인과 기저질환자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 우려를 표했다. 쿠체 박사는 그가 봤던 환자들이 모두 건강하다면서도 오미크론이 당뇨나 심장병과 같은 기저질환을 가진 노인들에게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백신을 맞지 않은 노인들이 새 변이에 감염됐을 때를 걱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콧 고틀립 전 FDA 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오미크론은 대부분 가벼운 증상이며, 병원 입원률이 급증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