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발견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를 26일(현지시간) '누'가 아닌 오미크론으로 명명한 첫 날 국제유가가 와르르 무너졌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9.59달러(12.2%) 폭락한 68.80달러로 밀렸고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8.77달러(10.7%) 폭락한 73.45달러로 주저앉았다. 

연중 최대 하락폭이다.

시장에서는 '심상치않은 일'로 본다. 무엇보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최근 꺾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오미크론이 제2의 팬데믹을 몰고올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공포감 커진다

지난해 3월 팬데믹이 시작되자 국제유가는 대폭락했다. 글로벌 여행 및 산업발전이 낮아지며 국제유가는 초유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초 위드 코로나와 함께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연말 100달러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5주간은 지속적으로 상승세가 꺾인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전반적으로 공급망 교란 등의 변수로 인해 국제유가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이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만약 오미크론이 창궐할 경우 여행수요 등이 줄어들어 지난해 팬데믹 기간과 비슷한 국제유가 하락이 시작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 내전 영향 미치나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려 국제유가 상승세를 막으려는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전략유를 방출하는 한편, OPEC을 중심으로 미국에 반격하고 있는 최근의 국제유가 시장 분위기도 변수다.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려 국제유가 상승세를 막으려는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전략유를 방출하는 한편, 이에 대비해 OPEC을 중심으로 반격하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비축유 방출은 12월 중순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3,200만배럴의 비축유가 우선 방출되고 나머지 1,800만배럴은 의회의 승인을 얻어내는 방식으로 추가 방출한다는 설명이다. 방출은 대여 및 판매의 형태로 추진되며 영국 및 한국도 동참한다. 각 국가별 쿼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인도가 단기간에 500만배럴 방출을 약속하는 한편 미국과 패권전쟁을 치르는 중국도 비축유 방출에 동참할 것으로 보여 규모면에서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 상승을 원하는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은 반격을 선언했다. 이들은 언론을 통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비축유를 방출할 경우 대응할 것"이라며 사실상 집단행동을 시사한 상태다. 일 40만배럴 증산이라는 소극적 증산만 고집하는 상태에서 증산 규모를 더 줄이는 방식이 유력하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가 다소 꺾였으나 큰 틀에서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두 진영이 충돌하고 있지만, 오미크론의 등장은 미 전략유 방출을 필요로 하지 않을만큼의 국제유가 하락 쇼크를 끌어낼 여지도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