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급공사 경험있는 종목 노려라

‘미인주를 찾아라.’ 어느 시기에나 사람들이 열광하는 주도주는 있게 마련이다. 최근의 롤러코스터 장세에서도 이런 경향은 여전하다. 최근의 미인주는 단연 테마주들이다. 정부가 ‘4대 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시장이 즉각적으로 반응해 관련 테마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12월5일부터 시작된 단기 상승랠리로 코스피가 10% 이상의 상승을 보였고, 이번 반등에서 가장 상승탄력이 컸던 건설주는 30% 이상의 급등세를 연출한 상황이다.
얼마 전까지 건설사 부실 우려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건설주들이 강세를 보였고, 울트라건설, 특수건설, 이화공영, 삼호개발 등 관련 테마주들은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실제로 이화공영, 특수건설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특히 이화공영은 10월말 1만1200원대였던 주가가 2만7000원까지 올라(12월17일 기준) 2개월 새 2.5배가 올랐다. 또한 삼호개발은 8일부터 17일까지 8일 동안 상승랠리를 이어가며 무려 5번의 상한가를 기록했고 삼목정공은 같은 기간 동안 7번의 상한가를 기록했다.
조윤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건설업 지수가 급등한 이유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와 4대 강 정비사업과 SOC 예산 26% 증액 편성 등을 통한 건설경기 부양 기대감 때문이라고 판단”된다면서 “하지만 무엇보다도 100대 건설사 중 상당수(34개 건설사로 추정)의 건설사가 대주단 협약에 가입함에 따라 건설업종을 지배하던 부도 리스크가 축소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측은 경기활성화 대책이 발표될 올 연말과 내년 상반기가 낙폭과대주인 건설주의 반등 기회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정책규제 완화는 건설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충분하며, 실물경기보다 과도하게 하락한 건설주가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9년 상반기까지 건설주의 단기반등에 충실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최근 주가가 상승한 대형건설주의 경우 단기 조정은 거치겠지만 4대강 프로젝트 등 SOC투자가` 활발해 질 내년도에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철강, 비철금속, 시멘트 주도 주목할 만”
과거 사례를 살펴보았을 때 SOC 투자를 중심으로 한 경기부양 정책은 단기적으로 고용, 산업생산, 소비지출 등 실물거시지표를 뚜렷하게 개선시켰다. SOC투자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토목투자는 고용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가계부문 소득과 생산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지출액의 대부분이 내년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투입될 예정이고 감세 및 금리인하 등의 효과까지 감안한다면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의 효과는 내년 1~2분기 중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정부의 ‘4대 강 프로젝트’를 통한 경기부양 정책에서 최대 수혜를 볼 업종은 관급공사 경험이 있는 건설사들로 보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SOC 등 건설 및 토목투자를 중심으로 경기를 부양했던 시기에 수혜를 입었던 업종은 철강 및 비철금속, 시멘트 등 공업원료, 가공용 금속(건설용 및 구조물용 금속제품) 등이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최근 4대 강 재정비사업 추진 관련 수혜업체로 현대제철과 NI스틸, 한국선재를 꼽았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NI스틸은 기초 및 터널 등을 팔 때 주위나 천장에서 지반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막고, 수중공사에서 배수를 위해 물막이용으로 사용하는 시트파일(Sheetpile) 재료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이유다.
한국선재는 냇가에 둑이나 보를 쌓을 때 쓰이는 돌을 담은 철사로 만든 망태인 돌망태를 만드는 연강선재를 만든다는 이유로 수혜주로 선정됐다. 한국선재는 연강 철선 점유율이 50%나 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NI스틸은 18일까지 5일 연속 상한가, 한국선재 역시 19일까지 사흘 연속 상한가를 쳤다. 시가총액 3조원이 넘는 대형사인 현대제철도 상한가는 아니지만 17일까지 삼일 연속 상승세를 달리면서 지난 10월 이후 두 달 만에 4만원대를 회복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따른 수혜주로 LS, 현대건설, POSCO, 두산인프라코어, 포스렉 등을 추천했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시장 점유율 6.3%(2007년 수주물량 기준)로 미분양 및 PF우발채무 관련 리스크가 낮고 2009년에는 토목부문 수주가 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내년 정부의 SOC투자가 본격화될 경우 이를 초과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최광혁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부양책에 있어서 각국의 공조가 강화되고 있어 국내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도 좋을 시점이며 내년은 국내외적으로 인프라와 환경을 중심으로 한 산업들이 정부 재정정책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대제철, POSCO 등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인프라사업 투자로 인한 철근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는 게 이유다.
한편, 장외에서 수혜주로 거론된 종목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세지’는 스스로 수혜주라고 밝힌 경우다. 낙동강 중상류의 모래와 골재를 사용해 콘크리트를 생산하는 자회사 영진인프라콘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세지는 이 덕에 134억원의 유상증자를 성공시켰고, 이 유증에 참여해 최대주주가 됐던 한 투자사는 지분을 안전하게 털고 나왔다.
플랜트업체 ‘스페코’는 수혜를 볼 것이란 소문 덕에 국제소송 악재를 이겨낸 경우다. 플랜트설비, 환경설비, 교량설비 등 각종 산업용 설비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업체라는 점과 4대 강 정비사업이 연결되기 때문에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스페코는 리비아 플랜트 수주와 납품지연과 관련해 신한으로부터 소송을 당했지만 12일부터 3일 연속 상한가를 쳤다.
이 밖에도 기존 대운하 테마주들이었던 삼목정공, 특수건설, 삼호개발, 이화공영, 홈센타, 동신건설, 울트라건설 등도 모두 상한가 랠리를 이어가기도 했다.

“단기급등 중소형사 추격매수는 자제”
테마주가 뜨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호재가 없기 때문이다. 증시에 뚜렷한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단타 매매인 테마주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문제는 실제로 테마주 중에는 직접적인 수혜를 받지 못하는 종목이 많다는 것이다.
이창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테마주가 뜨는 데는 이유가 없으며 실제로 테마주들은 직접적인 수혜가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실질적인 수혜주는 건설사 빅5 종목 등 대형 건설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반적으로 14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에 실력도 자본력도 검증되지 않은 중소형사들에게 맡기겠느냐”고 말하며 “대형건설사들이 건설수주를 하도급으로 하청업자에게 넘기는 관례가 많은 만큼 중소건설사들은 대형 건설사들의 하도급을 받는 업체들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가 공사를 빨리 진행할 수 있는 지방건설사를 언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소형사들의 활약도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안병국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테마주는 심리적인 측면이 강하다”며 “개인들이 기대감으로 단기적 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테마주들로 분류된 경우는 이미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에 적극적인 매입은 경계하고 단기적으로 타이밍 매매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희나 기자 (hnoh@ermedia.net)

키워드

#이슈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