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 퍼포먼스> 브래드 스털버그ㆍ스티브 매그니스 지음, 김정아 옮김, 부키 펴냄.

2003년 8월 美 오리건대학서 열린 프리폰테인 클래식 남자 1마일(1600m) 결승에서 18세 소년이 14위로 들어왔다.

순위는 낮았다. 하지만 기록은 4분 01초 02.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포함한 세계적 육상 스타들과 각축을 벌인 끝에 작성한 대기록이었다.

고교생 스티브 매그니스는 최고 육상선수가 되려는 집착이 강했다. 아침 저녁으로 9마일씩 매일 30km를 달렸다. 일주일간의 크루즈 여행 중에도 배 위에서 100마일(161km)을 뛰었다. 데이트나 파티가 있어도 밤 10시 취침을 준수했다.

2010년, 2년차 맥킨지앤컴퍼니 컨설턴트 브래드 스털버그가 새로운 모형을 개발했다. 의료 개혁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한 이 모형은 탁월한 예측력을 자랑했다. 백악관은 이 24세 전문가를 국가경제위원회로 불러들였다.

브래드는 동료들로부터 ‘놀 줄 모르는 바보’라는 놀림을 받았다. 그는 주 70여 시간 일했고 남는 시간에는 PT기술을 연습했다. 틈틈히 경제 신문과 경제 서적들을 읽었다. 그의 하루는 업무와 공부 뿐이었다.

둘은 거기까지였다. 이후 조금도 성장하지 못했다. 육상 천재는 프리폰테인 클래식 이후 기록 경신이 없어 선수 생활을 조기 마감했다. 촉망 받던 컨설턴트는 얼마 못 가 백악관을 나왔고 회사에서 승진하지도 못했다.

한 동안 번아웃(Burnout)을 겪고 나서 두 사람이 처음 만났다. 스티브는 성과 과학자 겸 마라톤 코치였고, 브래드는 작가가 되어 있었다.

탁월한 능력이 마지막까지 빛을 발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두 사람은 해답을 얻기 위해 ‘성과 과학(Performance Science)’을 파고 들었다. 그 결과물이 이 책에 담겼다.

◇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라

두 사람이 정리한 ‘성공 공식’은 ‘스트레스+휴식=성장’이다. 스트레스가 과도해서도 안되지만 전혀 없어도 안된다. 휴식은 제때 적절히 취해야 한다. 스트레스와 휴식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스트레스 받아야 성장한다

현재의 실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선을 살짝 벗어난 상태를 ‘스위트 스폿(sweet spot)’이라고 부른다. 스위트 스폿에 위치한 스트레스가 사람을 성장시킬 수 있다.

행동과학자 안데르슨 K. 에릭슨 박사는 “전문가가 되려면 연습량이 아니라 연습을 얼마나 완벽하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기 능력치를 살짝 웃도는 수준의 연습 과제를 정하여 의식을 집중해 전력으로 연습하라는 뜻이다.

에릭슨 박사 연구팀은 아마추어 가수들과 프로 가수들의 몸에 생리 지표를 측정하는 기기를 연결했다.

가수들은 평소 루틴대로 노래 연습을 했다. 연습 종료 후 설문 조사를 실시했고, 측정 기기의 수치를 분석해 종합했다.

그 결과 두 집단이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아마추어 가수들은 생리적 수치와 설문 결과에서 연습 시간 내내 긴장이 풀려 있었다. 대부분이 연습 시간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 가수들은 달랐다. 그들은 연습이 시작되자 마자 집중력이 대폭 강화되었다. 연습 시간 내내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자신의 노래에서 고쳐야 할 점들을 찾아 구체적으로 개선해 나갔다.

연습의 즐거움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이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가수들은 심리적 안전지대를 약간 넘어갈 정도로 전력을 다했다. 시종 일관 자기 의식을 예리하게 발동했다.

미국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누구나 1만 시간을 연습하면 어떤 분야에서든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1만 시간의 법칙(10,000-Hour Rule)’을 주장한 바 있다. 에릭슨 박사 연구 결과는 이 말을 무색하게 만든다.

국내 여러 자기계발서 저자들도 툭하면 “즐기라”고 말한다.하지만 즐기면서 전문가가 될 수 있는 분야는 세상에 없다.

노벨상 수상자인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 박사가 밝힌 인간의 두뇌 시스템을 보더라도, 우리가 “몸부림을 쳐야만” 두뇌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몸에까지 익힌다.

▲수면은 ‘생산적’ 휴식

스위트 스폿에 있는 스트레스라고 해도 휴식 없이 계속되면 그 끝은 번아웃이다. 적절한 시점에 휴식에 들어가야 한다.

휴식 방법들 가운데서 가장 생산적인 것이 수면이다. 수면은 깨어 있었을 때 수집한 정보를 평가-통합-저장하고, 감정의 경험을 더 선명하게 처리하게 만들며, 근육과 뼈의 성장과 신체의 회복을 돕는다.

◇맞춤형 성장 공식을 완성하라

성과의 최강자들은 몸과 마음을 특정 상태로 만들고, 자기 안에서 최고를 끄집어내기 위해 일상을 설계한다. 두 가지 핵심 전략은 ‘루틴’과 ‘미니멀리스트’이다.

▲ ‘최대치 능력’ 뽑아내는 루틴 최적화 전략

최고의 작가 스티븐 킹은 집필실의 모든 것이 의도한 대로 놓여 있어야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집필 시 듣는 음악도 AC/DC, 메탈리카, 건스앤로지스 등 정해져 있다.

저명한 심리학자 B. F. 스키너(1904~1990) 박사는 1분 단위 습관으로 무장했다. 글쓰기의 시작과 끝도 알람소리를 활용했다. ‘조건화’를 통해 쥐가 레버를 당기고 비둘기가 탁구를 치도록 만들었던 스키너 박사는 자기 자신에게도 조건화 방법을 적용했다.

▲맥시멀리스트가 되기 위한 미니멀리스트 전략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항상 똑같은 옷을 입는다. 그는 “중요한 일들에 집중하기 위해” 사소한 일들은 최대한 단순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똑같은 터틀넥과 청바지, 운동화만 애용한 것으로 유명하고, 오바마 전 대통령도 자신은 두 가지 정장 양복만 있다고 털어 놓았다.

▲몸의 리듬을 이용하라

자기만의 활동 시간대, 크로노 타입(chronotype)을 파악하여 변화되는 에너지 수준에 맞춰 활동을 계획한다. 몸의 자연스러운 리듬과 싸우지 않는다.

집중해야 하는 어렵고 까다로운 일이 있다면 의도적으로 가장 정신이 맑은 시간대에 수행한다. 그 시간대는 사람마다 다르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간대에는 조금 덜 집중해도 되는 일을 처리한다. SNS나 이메일 처리, 생산적이지는 않지만 꼭 해야 할 모임 잡기, 기본적인 집안일 등이 해당된다.

집중력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시간대에는 억지로 일을 하지 말고 두뇌의 긴장을 풀고 몸을 회복한다. 그럴 때 ‘아하!’와 ‘유레카!’를 외치는 순간이 일어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