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 문제를 두고 충돌하는 가운데, 조만간 넷플릭스가 본사 단계에서 관련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망 이용료 이슈를 사이에 두고 전선의 충돌이 격화되는 상태에서 일종의 판 흔들기에 나선다는 뜻이다.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조만간 본사 단계에서 최근 국내에서 벌어지는 망 이용료 문제와 관련한 메시지를 내보낸다. 망 이용대가를 두고 법정 다툼이 벌어지는 한편 넷플릭스의 망 무임승차 논란이 커지자 전격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해당 메시지에 지금의 교착상황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결단이나 역제안 등은 포함되지 않지만, 추후 SK브로드밴드와의 분쟁 과정에서 인터넷 본연의 가치를 강조하며 정국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는 확실하게 깔렸다.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SK브로드밴드와의 망 이용료 분쟁에서 필요이상의 메시지는 거의 내지 않았다. 망 이용료 문제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법원으로 무대가 변했을 당시에도, 소위 넷플릭스법이 통과되어도, 지난 1심 법원 판결이 나왔을 때도 넷플릭스의 메시지는 최소한의 내용만 담았다.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SK브로드밴드와는 온도차이가 있었다.

넷플릭스가 조만간 입장 표명의 형태로 본사 차원의 메시지를 내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오징어게임의 세계적인 흥행이 큰 역할을 했다는 말이 나온다.

역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오징어게임이 한국 제작사와 배우들을 기용했음에도 그 성과는 넷플릭스가 독식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자연스럽게 글로벌 기업 넷플릭스에 대한 비토정서가 커졌기 때문이다.

사실 이 문제는 자유로운 콘텐츠 투자에 나서는 넷플릭스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에 주목해야 하지만 대중의 관심사는 글로벌 기업의 횡포라는 패러다임으로만 옮겨갔다. 그 연장선에서 이미 분쟁중이던 망 이용료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와 오징어게임 인기를 화두로 망 이용료 문제까지 언급하는 일이 벌어졌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이번 입장 표명을 통해 망 이용료와 인터넷 전반의 흐름을 연결하며 강력한 여론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