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주요 전자 기업들이 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이며 치열한 세계시장 점유율 경쟁을 시작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속되는 반도체 수급불균형이 각 기업의 스마트폰 출하 계획에 발목을 잡으면서 경쟁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월 20일로 예정된 갤럭시 언팩 파트2. 출처= 삼성전자
10월 20일로 예정된 갤럭시 언팩 파트2. 출처= 삼성전자

'3강 경쟁'에 도전자까지...스마트폰 대혈전 

삼성전자, 애플, 샤오미 등 세계 스마트폰 업게 상위 3개사는 모두 하반기를 대비한 신제품들을 선보였다.

지난 8월 삼성전자는 제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플립3’를 선보였다. 각 제품들의 예상을 넘어서는 인기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20일 '갤럭시 언팩 파트2' 행사를 열고 스마트폰 제품군의 다양성을 확장한다. 이 행사에서는 ‘갤럭시Z플립3’의 비스포트 디자인 제품 혹은 중저가형 제품 ‘갤럭시S21 FE’의 공개가 예상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 9월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13’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18일 특별행사에서 무선 이어폰 ‘에어팟3’로 아이폰13를 지원 사격했다. 샤오미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제품 행사와 하루 차이로 신제품 ‘샤오미 믹스4’, ‘샤오미11T 시리즈’를 선보인 것에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중저가형 스마트폰 ‘샤오미 치비’까지 선보이며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제품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였다. 

상위 기업들의 시장 독식에 맞서는 ‘도전자’ 입장의 기업들도 각자의 신제품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했다.

구글은 20일(현지시간) 신제품 공개 행사를 통해 자사의 스마트폰 ‘픽셀6 시리즈’를 공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픽셀6은 구글이 자체적으로 설계한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인 ‘텐서(Tensor)’가 탑재된 스마트폰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연결되지 않은 두 개의 별개 화면을 경첩으로 연결해 접었다 펼 수 있는 스마트폰 ‘서피스 듀오2’의 출시를 21로 예고했다.

구글 '픽셀6'  디자인 이미지. 출처= 구글
구글 '픽셀6' 디자인 이미지. 출처= 구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규제로 직격탄을 맞으며 샤오미에 시장점유율을 내준 화웨이도 같은 날 중저가형 스마트폰 ‘노바9’를 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던 일본의 소니도 오는 26일 자사 스마트폰 브랜드 ‘엑스페리아’의 신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상위 3개사 중심으로 굳어지던 경쟁 구도에 구글·MS·화웨이·소니가 가세하면서 업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게 됐고, 스마트폰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넓어졌다.  

반도체 리스크 

치열한 스마트폰 경쟁이 시작되려는 이 시점에, 지속되는 반도체 수급불균형은 각 기업의 스마트폰 생산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마트폰의 두뇌 ‘AP’를 포함한 여러 기계적 구동장치의 대부분은 현재 극단적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의 조합이다. 시스템반도체의 공급량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업들도 당초에 계획한 스마트폰 생산량을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의 주요 미디어들은 지난주의 보도에서 “애플이 아이폰용 반도체의 주요 공급처인 브로드컴·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에서 주문량 만큼의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미디어들은 “동남아시아 지역에 급속도로 확산된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반도체 생산 공정이 원활하게 가동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은 올해 내 아이폰13의 생산 목표를 9,000만대로 설정했으나 최근의 반도체 수급 상황을 감안하면 실제 생산량은 8,000만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반도체 수급이 애플에게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애플은 제외한 다른 기업들의 생산량 계획에 대한 정보는 공개된 내용이 없기에 이에 대한 영향은 미지수이나, 다른 방향으로 그 여파의 모습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일부 유통채널에서 ‘갤럭시Z폴드·플립3’의 주문이 밀려있는데, 이는 반도체의 문제로 추가 생산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수 개월 전부터 예고된 갤럭시S21FE도 정식 출시가 계속 미뤄지면서 이러한 관점에는 힘이 실리고 있다. 다른 기업들의 수급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 의견이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라이스(Canalys)는 스마트폰 시장 현황 조사에서 “올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3분기 대비 약 6%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라면서 “이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스마트폰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출처= Canalys
출처= Canalys

이에 따라 브랜드별 스마트폰 경쟁은 제품의 품질이나 디자인, 가성비와 더불어 현재 반도체 수급의 불리한 점을 극복하고, 제품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되고 있다.  

캐널라이스의 벤자민 스탠튼(Benjamin Stanton) 연구원은 “스마트폰용 반도체 제조 기업들이 고객사들의 치솟는 주문량을 조절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올리는 등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각 기업들의 신제품 출시가 예정된 상황에서 수요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라면서 “반도체 부족 현상은 적어도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