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사의 유튜브 채널. 출처=유튜브 갈무리
편의점 3사의 유튜브 채널. 출처=유튜브 갈무리

[편집자주] MZ세대, 도대체 누구니?

MZ세대, 그들은 과연 무엇을 찾고 왜 소비를 하는 것일까요, 소비 이면에 숨겨진 의미, 메시지가 있는 것일까요? ER 유통중기부 MZ세대 기자들은 유통업계가 주소비층으로 타깃하고 시도하는 행보를 'MZ 감성'에서 체험한 뒤 평가합니다.

[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유튜브,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휴대폰에 다운받은 앱이죠. 유튜브의 높은 인기는 단순히 반짝 떠올랐다 사라지는 화제성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일반인을 유명인으로 만들기도 하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생겨난 '밈(meme)'이 온라인 전체에 퍼지면서 하나의 유행이 되기도 하는데요. 이 중심에는 젊은이들로 대변되는 MZ세대가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들은 TV보다 유튜브를 더 선호하니까요. 

이같은 유튜브 열풍에 국내 기업들도 발빠르게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 만한 콘텐츠 제작에 한창입니다. 이미 수많은 기업들이 유튜브 속에서 경쟁하고 있죠. 그 중에서도 오늘은 편의점 3사의 유튜브를 들여다보려 합니다. 업계 내 출혈 경쟁이 이어지면서 더이상 점포수 만이 아닌 '브랜드 색깔'을 찾고, MZ세대의 호감을 사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해내고 있어섭니다. 

우선 편의점 3사(CU, GS25, 세븐일레븐)는 각각 유튜브채널 씨유튜브, 이리오너라, 복세편세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우선 가장 놀라웠던 것은 기업이 운영하는 유튜브임에도 구독자수가 매우 많단 점입니다. 

구독자 수가 제일 많은 곳은 GS25(007070·GS리테일)의 '이리오너라' 채널로, 무려 81만6,000여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CU(282330·BGF리테일)의 '씨유튜브' 채널이 71만2,000여명, 세븐일레븐의 '복세편세'가 19만2,000여명입니다. 1,2위와 3위 간 격차가 크긴 하지만, 구독자수 10만명이 넘으면 받을 수 있는 '실버버튼'은 3사가 모두 받은 상태네요. 실버버튼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전업으로 삼는 기준으로 불리기도 해 3사가 유튜브 시장에서 어느정도 자리 잡은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출처= 유튜브 채널 '이리오너라' 캡처
출처= 유튜브 채널 '이리오너라' 캡처

이름마저 버렸다... GS25, MZ 저격 '진짜 예능'으로 승부 

우선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GS25의 '이리오너라' 채널부터 살펴봤습니다. GS25는 지난 2012년 유튜브 개설 이후 경쟁사 CU와 유튜브 구독자수 경쟁을 펼쳐왔는데요, 이제는 씨유튜브와 구독자 격차를 10만명으로 벌리면서 압도적인 1위에 올랐습니다. '골드버튼'이 주어지는 구독자 100만명을 바라보고 있죠. 

'이리오너라' 채널은 채널명부터 타사와 차이가 있는데요. 기업명을 드러내지 않았단 점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타사와 같이 'GS25'라는 채널명으로 시작했으나, 올 초 본격적인 유통 예능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로 '이리오너라'로 변경했죠. 기업이 운영하는 유튜브라는 것을 굳이 드러내지 않고도 콘텐츠로 승부할 수 있단 자신감이 돋보입니다.

이는 이리오너라 채널에 접속하면 더 확연히 드러납니다. 기업에서 운영한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MZ 감성'에 충만한 콘텐츠가 줄지어 등장했기 때문인데요. 채널 내 세부 콘텐츠 구분만 해도 '갓생기획', '못배운놈들', '이찬원 모아놨또', '울희 쁘걸ZONE', '19층 Vlog', '우.앞.편(우리집 앞엔 편의점이 있다)', 용명2 5다 주웠다(용명이 오다 주웠다)', 'CAFE25', 'GS25 반값택배 BOX25' 등 9가지나 됩니다. GS리테일이 얼마나 유튜브에 진심인지 느껴지는 대목이죠. 

특히 콘텐츠를 하나하나 뜯어보니 기획력이 돋보였는데요. 갓생기획은 최근 GS리테일 내 MZ세대로 구성된 팀의 이름이기도 한데요. 연예인 3명이 마치 갓생기획팀의 진짜 팀원인 것 처럼 갓생기획 팀의 좌충우돌 기획 과정을 예능처럼 담아냈습니다. 기자는 '갓생기획' 제품에 대한 홍보가 바탕이 됐단 점을 알고 봤음에도 거부감은 사라지고 '재미'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MZ세대에 공감하고, MZ세대 특성을 한껏 담아내 마치 예능 프로그램 한 편을 보듯 깔깔 웃게 됐죠.

유명 개그맨 이용진과 힙합 가수 뱃사공을 필두로 한 예능 콘텐츠 '못 배운 놈들' 역시 소비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었는데요. 영상을 시청하니 '못배운놈들' 콘텐츠는 GS25 채널이 운영한다는 점을 새까맣게 잊을 정도로 완전히 예능 콘텐츠였습니다. 두 출연자가 필라테스, 주짓수 등을 배우는 단순한 컨셉으로, GS25라는 색깔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콘텐츠가 너무 재밌어서 기자도 '이리오너라' 채널을 구독했단 점입니다. 

GS25 '이리오너라' 콘텐츠를 전반적으로 구경하면서 느낀 점은 MZ세대가 유튜브에서 진짜로 원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채워줌으로써 구독자수를 확보했단 점입니다. '못배운놈들'과 같은 콘텐츠로 구독자를 혹보하고, 이와 동시에 구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GS25의 색깔을 곁들인 '갓생기획'과 같은 콘텐츠를 제안하고 있죠. 

출처= 유튜브채널 '씨유튜브' 캡처
출처= 유튜브채널 '씨유튜브' 캡처

 "이것이 씨유다"... CU, '편의점' 십분 활용한 정체성 확립 

CU의 '씨유튜브'는 GS25의 '이리오너라'와 전혀 다른 색으로 꾸며졌습니다. '이리오너라' 채널이 채널 입장과 동시에 '예능'이라는 느낌이 강렬했던 것과 달리 '씨유튜브'는 '여기가 편의점이다'란 느낌이 강했는데요. 이름에서도 '씨유'를 강조한 만큼 편의점사가 운영하는 유튜브만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총동원했습니다.

CU의 세부 콘텐츠는 '이달의 신상', '스튜디오CU', '이벤트', '콜라보맛집', '쓔퍼맨', '하루의 하루', '씨유타임즈', 위험한 초대', '맛대맛', '펀드매니저', '도연이네편의점', '단짠단짠 요정사' 등 12개로 구분됐는데요. 전반적인 콘텐츠의 공통점은 CU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했단 점입니다. 매달 업데이트 되는 편의점 신상 제품, 제페토를 이용한 CU알바생의 하루 일과,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편의점 점주 도전기 등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내용이 주를 이루죠.

'편의점인 거 너무 티낸 것 아냐?' 라는 생각도 잠시, 씨유튜브를 천천히 둘러보니 흥미로운 점이 많았습니다. 자취생인 기자 입장에서 편의점 제품으로 만드는 새로운 음식 레시피에도 눈이 갔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편의점 김밥 제조 과정도 괜히 손이 갔습니다. 킬링타임용으로 제격인 영상들이죠. 

특히 그 중 가장 재밌게 본 콘텐츠는 유명인을 중심으로 한 예능 콘텐츠였는데요. 유명 개그맨 장도연이 편의점 점주가 돼 진상 손님과 돌발 손님을 맞는 영상은 배꼽을 잡고 봤습니다. 또 방송인 데프콘이 제품을 들고 고객을 찾아간다는 콘셉트로 기획된 '쓔퍼맨' 콘텐츠는 씨유튜브에서 가장 인기있는 콘텐츠 중 하나고요. 편의점이라는 특성을 예능과 곁들여 재미있게 풀어내니 홍보나 마케팅의 일환이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았죠.

씨유튜브는 경쟁사 GS25와 완전히 다른 전략으로 MZ세대를 공략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가장 가깝고 친근한 '편의점'이란 장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을 예능으로 풀어냈는데요. 기자도 영상을 시청하면서 오히려 CU에 대한 이미지가 더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편의점 제품을 조합한 음식 레시피, 신상 제품 등 정보도 오히려 실질적인 궁금증을 일으키며 도움이 됐죠. 71만명의 구독자 비결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유튜브 채널 '복세편세' 캡처
출처=유튜브 채널 '복세편세' 캡처

 2% 부족하지만... '힐링' 선사한 세븐일레븐 

마지막으로 세븐일레븐의 '복세편세' 채널입니다. 세븐일레븐은 채널명을 '복세편세'로 지었지만 공식채널명은 '복세편세 l 세븐일레븐'으로, 세븐일레븐이 운영한단 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는데요. '복세편세'는 '복잡한 세상 편하게 세븐 가자)'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복세편세' 채널은 GS25와 CU의 채널과는 또 다른 느낌을 자아냈는데요. 채널에 접속하자 마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이무진의 라이브 영상이 흘러나와 괜히 마음이 편안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장 상단에 위치한 세부 콘텐츠 역시 '세븐 스테이지'로 실력파 아티스트의 라이브 영상을 모아놨죠. GS25, CU 채널에서 예능을 시청하고 들뜬 마음이 한결 차분해지고 힐링됐습니다. 

'복세편세'에서 운영 중인 세부 콘텐츠를 살펴보니 '세븐 애니먹방', '세븐어스', '코리아세븐 이야기', 'with 세븐일레븐' 등으로 경쟁사 대비 적었는데요. 사실 GS25가 '예능', CU가 '편의점'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던 것과 달리 정확한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세부 콘텐츠가 적은 만큼 전체 영상도 현저히 적습니다. 상대적으로 구독자수 확보가 덜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단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세븐스테이지'라는 콘텐츠가 앞으로 '복세편세'에 큰 발판이 될 것이란 직감은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는 이미 조회수에서도 드러났는데요. 가수 이무진의 라이브 콘텐츠는 조회수가 무려 112만회, 가수 박재정의 콘텐츠도 38만회를 기록했습니다. '씨유튜브'에서 1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보유한 영상이 3개,'이리오너라'가 4개를 보유한 것을 감안하면 '복세편세'는 구독자수가 60만명 이상 적은 데도 성공적인 콘텐츠 발굴을 해낸 셈입니다.

다만, 앞으로 유튜브 시장에서 '복세편세'만의 색깔을 찾기 위한 꾸준한 노력은 필요해 보였습니다. 채널명에서부터 '복잡한 세상, 편하게 세븐가자'는 위로의 메세지가 담긴 만큼 세븐스테이지를 중심으로 '힐링' 콘셉트를 확고히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MZ세대에 대해 이해가 안갔던 부분, 궁금한 콘텐츠가 있다면 이메일이나 댓글로 남겨주세요. 대신 체험하고 시원하게 풀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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