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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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신영욱 기자] 보험업계가 인구절벽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고령자와 유병자까지 주요 고객군으로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유병자와 고령자를 타깃으로 한 간편심사 상품 등이 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보험시장 포화와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 발생 등 고령화가 심해짐에 따라 해당 시장의 중요도가 올라간 것으로 풀이된다.

고령자·유병자 고객 겨냥 상품 증가세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간편심사 등 고령자나 유병자 소비자가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와 관련한 최근의 상품 출시 상황을 살펴보면 흥국생명은 지난 8월 ‘흥국생명 간편가입 아낌없이주는종신보험’을 선보였다. 해당 상품은 고혈압·당뇨가 있거나, 암치료 이력이 있는 유병력자도 3개월 이내 입원·수술·추가검사 의사 소견 여부와 2년 이내 입원·수술, 5년 이내 암 진단·입원·수술 등의 세가지 질문에 해당 사항이 없다면 가입할 수 있다.

KDB생명은 ‘내맘대로 간편심사 보장보험’을 내놓았다. 가입자 입맛대로 설계 가능한 DIY보험이기도 한 상품으로 유병자와 고령자를 대상으로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3개월 이내 입원 수술, 추가 검사의 필요 소견 ▲2년 이내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입원, 수술 경력 ▲5년 이내 암, 심근경색, 뇌졸중증 등 사업방법서에 고지된 질병/질환의 진단, 입원, 수술 경력이 없으면 유병자나 고령자라도 가입 가능하다.

현대해상 역시 최근 간편심사 상품인 ‘간편한원투333건강보험’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보험의 3가지 계약전 알릴의무 사항 중 ‘3년내 입원∙수술 여부’를 ‘3년내 6일이상 입원∙30일이상투약 여부’로 변경해 치료 이력에 따른 유병자 고객의 가입 선택 폭을 넓혔다.

교보생명 역시 고령자와 유병자 고객 유치를 진행 중이다. 해당 업체가 최근 선보인 ‘교보실속있는간편가입건강플러스종신보험’은 3가지 질문에 답하면 간소화된 계약심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해당 상품은 ▲최근 3개월 내 입원/수술/추가검사 필요 소견 ▲최근 2년 내 질병·사고로 인한 입원/수술 ▲최근 5년 내 암·간경화·파킨슨병·루게릭병·투석중인 만성신장질환으로 인한 진단/입원/수술에 해당 사항이 없으면 경증질환이나 과거 병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다.

이밖에 최근 출시는 아니더라도 다수의 보험사가 고령자와 유병자를 겨냥한 상품을 운영하는 등 해당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고령자‧유병자 시장 중요도↑… 경쟁 치열해진다

고령자와 유병자 고객 모시기에 나선 보험사들의 모습은 이전과 달라진 풍경이다. 과거의 경우 상당한 가입 제한선을 두는 등 고령자와 유병자 가입을 꺼려왔다.

고령자와 유병자 시장에 대한 보험사의 접근법이 달라진 주요 원인으로는 국내 보험시장 포화와 인구 고령화의 심화로 인한 신규 고객 확보 어려움이 꼽힌다. 보험 가입 의사가 있는 연령층의 가입률이 높아지며 신규 고객 확보가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새로운 고객층 확보에서 고령자와 유병자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또 새로운 고객층 확보의 일환으로 MZ세대에 대한 마케팅 활동이 늘고 있으나, 당장 가입고객이 아닌 미래 고객 유치를 위한 투자로 다가온다. 특히 젊은 세대의 경우 보험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경우가 많아 실적에 곧바로 포함될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어렵다.

반면 고령자와 유병자들의 경우 그간 보험에 대한 수요 대비 공급이 충분하지 못했다. 일반 고객 확보가 쉬운데다, 보험금을 지급해야할 가능성이 높은 고령자와 유병자 고객은 보험사 입장에서 손해율 등에 대한 부담으로 기피 대상으로 꼽혔다.

인구구조와 보험업황 변화로 상황이 달라졌다. 일반 신규 고객 확보가 어려워졌음에도 꾸준한 고객을 창출해야 하는 점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보험산업은 신규 고객을 장기적으로 유지하지 못하면 매출 축소에 따른 자산운용 이익 하락, 재무건전성 악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보험업계는 지난해의 경우 사망자가 출생자를 추월한 ‘인구 데드크로스’가 나타나는 등 고령화가 심화돼, 고령자 시장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의 경우 고령자나 유병자가 아닌 신규 고객 확보가 지금보다 용이하다 보니 해당 고객층 공략에 적극적이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며 “국내 보험 가입률이 높아 시장이 포화 상태이다 보니, 고령자나 유병자 고객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MZ세대 유치 경쟁이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함이라면 고령자와 유병자 시장의 경우 당장 신규 고객 확보와 연결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때문에 해당 시장 경쟁이 한동안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