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금교영 기자]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연이어 해외 사업을 수주하며 연간 실적 전망을 밝혔다. 삼성물산은 올해 1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수준을 뛰어넘는 해외 수주 성적을 올린 것은 물론 국내 주택시장에서도 꾸준히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 또 숫자로 보여지는 경영 실적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성장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사진=삼성물산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사진=삼성물산

 

현장·해외전문가 면모…대형 프로젝트 수주 랠리

오세철 사장은 올해부터 삼성물산의 새 수장을 맡았다. 지난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두바이 등 해외현장을 두루 경험한 ‘현장통’이자 ‘해외건설통’으로 꼽힌다. 글로벌조달실장을 거쳐 2015년 12월부터 플랜트사업부를 이끌었고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 올해 3월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올랐다.

오 사장은 취임 첫 달부터 해외 사업 수주고를 채우며 해외건설통의 면모를 드러냈다. 삼성물산은 3월 초 카타르에서 1조8,700억원 규모의 LNG 수출기지 건설공사를 단독 수주한데 이어 26일에는 5,000억원 규모 싱가포르 지하철 크로스 아일랜드 라인 CR112 프로젝트 수주, 30일에는 1조8,000억원 규모(삼성물산 지분 1조2,400억원)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 공사 수주 소식을 전했다.

삼성물산의 올해 1분기 신규 해외 수주실적은 3조6,640억원. 특히 3월 한 달에만 세 건의 해외 대형 수주를 확보하면서 작년 한 해 동안 기록했던 3조2,650억원의 해외 수주실적을 1분기 만에 돌파했다.

올 2분기 삼성물산 건설부문 매출은 2조6,59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8,420억원) 대비 6.4%(1,830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480억원에서 1,130억원으로 350억원(23.6%) 줄었다. 대형 건설 현장의 매출 감소 영향 등으로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수주에서 만큼은 눈에 띄는 성적을 냈다. 신규 수주 실적은 일감확보와 동시에 안정적인 중장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반으로 작용한다. 삼성물산의 상반기 신규수주액은 7조5,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3,280억원 대비 41.0%(2조1,860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해 연간 수주 목표액인 10조7,000억원의 70.2%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특히 지난해 동기와 비교했을 때 해외 부문 신규 수주 금액이 크게 늘며 전체 수주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올해 상반기 해외 신규 수주는 3조7,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2,250억원 대비 70.7%(1조5,73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수주 금액은 3조1,030억원에서 3조7,160억원으로 19.8%(6,13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시공능력평가 8년 연속 1위…미래먹거리 확보 ‘청신호’

해외에 비해 성장폭은 작았지만 국내에서의 수주 성적도 양호하다. 지난해 5년 만에 도시정비사업을 재개한 삼성물산은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 국내 주택부문에서도 속속 사업을 따내며 수주고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작년 신반포15차, 반호3주구에 이어 올해 초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삼호’ 재건축 사업을 따내며 첫 수주를 기록함과 동시에 강남권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의 명성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6월에는 1,890억원 규모 부산 동래구 명륜2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됐다.

리모델링의 경우 지난 6월 주택본부 산하에 6명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리모델링 사업소를 신설하고 7년여 만에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섰다. 이후 한 달 만인 7월 3,475억원 규모 서울 강동구 고덕아남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시장에 복귀했다. 8월 말에는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한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 리모델링 시공권을 따냈다.

삼성물산은 앞서 5월, 14년 만에 주거 브랜드 ‘래미안’의 새로운 비전 제시 및 BI(Brand Identity. 브랜드 정체성)를 리뉴얼을 단행하며 주택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래미안의 새 비전은 ‘Life Companion(삶의 동반자)’로 상품과 서비스의 제공을 넘어 고객의 모든 순간을 함께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을 새로운 지향점으로 설정했다.

국내 시장에서의 위상도 유지했다. 삼성물산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건설업체 대상 시공능력 평가에서 8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시공능력 평가는 건설업자의 상대적인 공사수행 역량을 정량적으로 평가해 나타낸 지표로 국토부장관이 매년 건설업체의 시공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 평가해 공시한다.

삼성물산의 시공능력평가액은 22조5,640억원으로 ▲공사실적평가액(5조5,852억원) ▲경영평가액(13조9,858억원) ▲신인도평가액(1조5,511억원) 등 3개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기술능력 평가액(1조4,418억원) 또한 현대건설, 대우건설에 이어 3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자리했다.

주택·토목 등 전통적인 사업영역에 더해 지속 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오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안전을 모든 임직원들이 일과 행동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경과 품질 또한 반드시 준수할 것”과 “경영활동은 법과 도덕적 양심에 어긋남이 없도록 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존경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또 건설업의 자본인 지식과 경험이 축적되는 실력있는 회사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하며 2021년을 미래를 준비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루는 전환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물산은 국내 비금융사 최초 탈석탄 선언 이후 태양광,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건설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통한 기후변화 리스크 대응, 근로자 작업중지권 전면 보장과 현장 안전강화비 신규 편성∙안전관리비 100% 선지급 결정 등 ESG경영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건설∙바이오 벤처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