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한샘(009240) 인수전에 롯데를 비롯해 LX하우시스까지 뛰어들면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달아오른 가구시장에서 한샘이 가진 독보적 1위 시장경쟁력을 배경으로 꼽고 있다. 특히 국내 B2C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 뚜렷한 매력을 가지면서 내노라하는 대기업들도 군침흘리는 매물이란 평가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1970년 부엌 가구에서 시작한 업력을 바탕으로 국내 부엌가구와 인테리어가구 부문에서 업계 1위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시작은 부엌가구였지만, 1997년 인테리어 가구를 공급하기 시작해 현재 욕실, 창호, 마루 등 건재 아이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주거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아이템을 디자인파크, 리모델링/부엌/인테리어 가구 전문매장, 인테리어 제휴점뿐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 건설사 특판 등 유통망을 통해 공급하면서 '주거환경 부문 세계 최강 기업'을 향해 질주중이다.

실제 지난해 한샘은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낸 가운데 B2C(리모델링과 부엌) 사업부문 매출이 전년보다 23%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중 이미 리모델링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리하우스의 성장세는 33.3%에 달했다. 한샘의 리하우스와 부엌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27.5%로, 가구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매출비중 30.6%를 더하면 B2C 사업 비중이 69.1%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2·4분기 역시 전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6%, 22.6% 상승한 가운데 리모델링사업 매출이 증가하면서 원재료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에도 영업이익이 22.6% 올랐다. 특히 리모델링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24.6% 성장한 점이 주목된다.

연간 20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B2C 주거 리모델링 공사시장은 주택 노후화와 홈퍼니싱 수요 확대에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과 부동산 가격 상승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인테리어와 리모델링으로 이끌면서 리하우스를 중심으로한 한샘의 실적이 한동한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한샘 숨은 경쟁력, 재무건전성·높은 영업망 '好好'

건전한 재무상태도 강점 중 하나다. 2017년 일시적인 투자 확대로 대규모 현금이 유출되면서 차입금이 크게 증가했으나 탄탄한 영업현금창출능력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재무구조가 우수하다. 올해 2·4분기 기준 한샘의 현금성자산은 713억원으로 지난해 말 1,057억원에서 줄었지만, 장단기차입금이 538억원 수준에 그친다. 현재 86.2%인 부채비율 역시 최근 5년간 단 한번도 100%이상을 넘어선 적도 없다. 통상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면 건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샘의 숨은 경쟁력은 영업망이라는 평가도 많다. 한샘은 국내 최대 홈 인테리어 유통 전문 회사로 최대 1만㎡에 이르는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홈 인테리어 전문 쇼룸 디자인파크를 방배, 논현, 대구 범어, 하남 등 15곳에 운영하고 있으고, 한샘 제품만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리하우스점이 550여개, 부엌가구 대리점 240여개, 인테리어 전문 대리점 8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더군다나 리모델링 전문 시공 관련 인력은 8,000여명에 이르고, 인테리어 상담 및 설계를 담당하는 영업사원(RD) 인력은 2,500만명에 달한다. 한샘의 전문 시공인력에 대한 대폭적인 지원과 결실은 가구류 시공을 주력으로 하는 계열사 한샘서비스 실적으로도 엿보이는데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2,675억원) 전년보다(650억원) 4배 이상 증가했다. 온라인으로는 신혼, 이사, 자녀방 고객별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한샘몰'을 통해 지난해 1·4분기부터 매출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섰고, 현재 매월 300만여명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높은 인수가격·경영주도권·수익성 하락 '관전 포인트'

다만 일각에서는 높은 매각가가 회의적이란 시선도 있다. 앞서 한샘 인수 주최자인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IMM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는 창업자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자 지분 30.21%와 경영권을 인수키로 했다. 거래금액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8일 현재 주당 12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주가의 2배 수준 금액을 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때문에 IMM은 경영참여형 PEF 공동출자 형태로 출자자 모색에 나섰는데 향후 경영권을 어떻게 나눠 갖는가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롯데와 LX하우시스 두곳이 참여를 공식화했는데, 양사 모두 한샘을 통해  단숨에 가구·인테리어시장 1위에 올라서면서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장할 수 있단 장점이 있지만, 파트너 관계로 머물지 향후 사업방향성 주도권을 쥐수 있을지가 인수주최자인 IMM에 달려있다는 점이 우려요소다.

몸집은 커졌지만 과거 대비 수익성이 저하된 것과 해외법인 두곳의 현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아쉬움이 남는 요소다. 한샘은 2017년 업계 최초로 2조원을 넘긴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같은해 1,405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매년 줄다가 지난해 일부 회복했으나 여전히 1,000억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529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를 감안해도 1,400억원대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과 중국법인 매출성장률 역시 최근 3년새 해마다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두 법인은 매출성장률이 각각 10.2%, 3.9% 줄어든 가운데 특히 중국법인은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올해 1·4분기와 2·4분기 역시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17.3%, 45.7%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고, 당기순이익은 수년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지난 3년간 누적손실이 524억원에 달했다.  

한편, IMM은 롯데와 LX하우시스 투자규모와 조건을 검토해 빠르면 이번주 중 파트너를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롯데는 '참여를 검토중'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했고, LX하우시스는 3000억원을 출자해 전략적 투자자로서 참여할 것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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