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민단비 기자]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상륙까지 약 두 달이 남았지만, 국내 통신사들의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와 디즈니의 파트너십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양사간 IPTV 제휴를 위한 물밑 접촉이 계속 이뤄지는 모양새다. LG유플러스는 디즈니플러스와의 협상 진척상황에 대한 질문에 “협상에 긍정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KT 역시 “다각도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LG유플러스와 KT는 디즈니플러스와 콘텐츠 공급 제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상태에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출처=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출처=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누구와 손 잡을까

디즈니플러스는 월트디즈니 컴퍼니(이하 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다.

오는 11월 한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디즈니는 지난달 12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디즈니플러스가 11월 한국·홍콩·대만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디즈니플러스는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호주·뉴질랜드·일본·싱가포르·인도·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태국 등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디즈니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주요 OTT와 IPTV에 제공하던 자사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공급 중단해왔다. 지난 4월 SK텔레콤의 OTT 웨이브에서는 ‘겨울왕국’ ‘어벤져스’ ‘아이언맨’ ‘스타워즈 시리즈’ 등 인기 영화 서비스 공급을 중단했으며, KT 역시 지난달 3일 홈페이지를 통해 IPTV ‘올레tv’와 OTT ‘시즌’에서 디즈니 콘텐츠 VOD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지난달 25일 같은 공지를 게재했다.

LG유플러스는 KT와 비교해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에 유리한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안드로이드 셋톱박스 비중이 높아서다.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 협상을 진행하며 유료방송사에 안드로이드 기반 셋톱박스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로이드 기반 셋톱이 서비스하기에 좋은 구조라는 이유에서다. LG유플러스의 안드로이드 셋톱박스 비중은 전체의 97%, KT는 약 3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창국 LG유플러스 미디어콘텐츠사업그룹장은 “지난달 6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LG유플러스는 디즈니가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성공한다면?

디즈니플러스와의 협상이 타결될 경우 LG유플러스의 실적이 큰 폭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공룡 기업과의 콘텐츠 공급 제휴는 실적 상승의 보증수표다. 지난 2018년 국내 통신 3사 중 최초로 넷플릭스와 독점 제휴한 LG유플러스는 이듬해인 2019년 IPTV 가입자가 거의 매 분기 10만 명 안팎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제휴 2년 만에 IPTV 가입자를 20% 가량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디즈니플러스와 제휴하게 되면 (모바일·IPTV·인터넷 등) 결합 상품 기반으로 가입자당 평균 매출(APRU)을 높여갈 수 있고 자회사 LG헬로비전의 기업 가치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LG유플러스의 디즈니플러스 단독 제휴가 성사될 경우 시장점유율 확대도 기대해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 현황에 따르면, KT는 IPTV 시장점유율 22.35%, SK브로드밴드는 15.62%, LG유플러스는 13.54%로, 통신 3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가 꼴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위와의 격차가 좁아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로 시장점유율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디즈니플러스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모바일 앱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통신사와 계약을 맺는다면 넷플릭스와 같이 IPTV에서 서비스 할 전망이다. 모바일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의 요금제에 가입하면 디즈니플러스가 무료로 제공되는 제휴 요금제의 출시도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