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도 자동이체…증권사 안정성 따져봐야

Q | 직장인 이경준 씨 A | 채대철 우리투자증권 상품개발부 대리

최근 CMA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체크카드가 발행되더니 6월부터 신용카드도 발행된다고 한다. 7~8월 각 증권사마다 소액 지급결제를 도입하면서 CMA를 통해 공과금 납부와 인터넷쇼핑몰 결제도 가능해진다. 은행 예금통장과 다를 바 없고, 기존 신용카드와 차이점이 없다.

차이점이 있다고 하면 은행의 예금상품보다 수익률이 쏠쏠하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금융위기로 인해 CMA 수익률이 은행과 비슷한 2~3%대를 기록하고 있어 고객들도 CMA를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지급결제가 허용된 CMA는 고객들에게 무한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직장인 이경준(31) 씨도 7월 지급결제가 허용되면 CMA 활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D증권사의 펀드를 가입하면서 CMA도 시작했는데, 환매수수료를 무료로 해준다는 점만 빼면 CMA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Q | 예전에 펀드 환매수수료를 무료로 해준다고 해서 CMA에 가입했지만, 지금은 은행 예금과 다를 바를 모르겠어요.

A | CMA는 대부분 국공채에 투자하지만 최근 금융위기로 수익률이 그다지 좋지 않죠. 하지만 경기회복 기조를 타면 CMA 수익률은 다시 회복될 겁니다.

사실 CMA는 수익률보다 활용법이 중요합니다. 특히 7~8월 증권사들이 지급결제망에 참여하게 되면 CMA는 은행의 예금통장보다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해집니다.

Q | 지급결제망 참여 여부가 그렇게 다른가요.

A | CMA는 원래 고객이 예치한 자금을 CP나 양도성예금증서(CD), 국공채 등의 채권에 투자하는 단기 금융상품입니다. 따라서 은행의 가상계좌를 사용해 고객의 예탁금을 관리했지요.

하지만 증권사가 지급결제망에 참여함으로써 은행의 계좌가 아닌 증권사의 계좌로도 예탁금을 맡을 수 있게 됨을 의미합니다. 증권사의 계좌가 생기면서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공과금 납부와 자동이체 서비스, ATM 출금까지 제공할 수 있습니다.

Q | 통장 기능을 갖는 것이 그렇게 편리할까요.

A | 고객 대부분은 예금통장에 저금을 해놓고 있지 않아요. 펀드와 같은 투자상품에 가입을 하고 있죠. 물론 지난해 하반기에 고금리 특판 정기예금에 많이 가입했지만, 정기예금은 주거래통장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CMA는 정기예금만큼 또는 그 이상의 수익률을 제공하면서 주거래통장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CMA를 주거래계좌로 갖고 있을 경우 펀드 투자자금을 자동이체할 수 있어 입출금의 불편함을 없앨 수 있습니다.

Q | 사실 휴대전화와 같은 통신비와 공과금을 내는 통장과 카드 쓰는 통장이 따로 있어서 불편하죠.

A | 주거래계좌를 하나로 통일하면 또 다른 통장을 둘 일도 없죠. 게다가 몇몇 증권사들은 한 계좌당 여러 장의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기존 신용카드들은 한 장당 한 계좌를 부여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급결제망에 참여한 CMA는 한 계좌당 여러 장의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죠. 현재 우리투자증권의 CMA는 유일하게 한 계좌당 여러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Q | 그러면 통장 여러 개를 만들지 않아도 되겠네요.

A | 그렇죠. 지금은 우리투자증권만 유일하게 한 계좌당 여러 장의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지만, 향후에는 다른 증권사들도 그럴 겁니다. 수익률과 안정성, 편의성까지 생각하면 CMA가 경쟁력이 있죠.

Q | 안정성은 각 증권사마다 다르다고 들었는데요.

A | 물론 일반 증권사와 종합금융사를 가진 증권사의 CMA는 종류가 좀 다릅니다. 환매조건부채권(RP)형과 MMF형, 머니마켓랩(MMW)형, 종금형 등이 있습니다. 종금형 상품은 현재 동양종금과 우리투자증권만이 다루고 있죠.

종금형이 예금자보호를 받는다고 하지만 종금사 라이선스도 몇 년 후면 모두 끝납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로 만료, 동양종금은 2010~2012년 정도에 만료되죠.
RP형이나 MMF, MMW형 등은 대부분 국공채에 투자되기 때문에 증권사가 망하지 않는 이상 원금손실될 우려가 거의 없습니다. 대신 증권사 신용등급을 따져봐야죠.

Q |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곳이 어딘가요.

A | 현재 AA등급을 유지하는 곳은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입니다. 그러나 신용등급 BBB+등급 이상이면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 CMA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곳들이 많은가요? 카드 가맹점을 제외하고 인터넷쇼핑몰은 계좌결제로 해야 하잖아요.

A | 아직 인터넷쇼핑몰과 제휴를 직접적으로 맺은 곳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7~8월 지급결제망에 참여하면 자연적으로 쇼핑몰 결제가 됩니다. 국가기관 결제망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니까요. 지금은 1대1로 쇼핑몰과 제휴하는 형태를 취해야 하지만, 지급결제 허용으로 모든 쇼핑몰에서 결제가 가능해집니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은 G마켓과 제휴한 상황이며, 다른 쇼핑몰과도 제휴,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Q | 그 밖에 CMA신용카드의 부가서비스는 없나요.

A | 신용카드사의 할인서비스는 기본으로 제공하며, 증권사의 부가서비스는 점차 확대될 예정입니다. 현재 CMA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주식거래로 인한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주식거래 수수료를 캐시백으로 돌려주고 있습니다.

포인트를 쌓는 방법도 강구해 봤지만, 사실 포인트를 챙기는 고객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1년간 버려지는 포인트도 몇 천억 원인 상황에서 증권사도 포인트로 제공할 경우 버려지는 포인트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몇몇 증권사들은 주식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또는 할인금액을 CMA계좌로 입금해 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Q | 사실 그게 제일 좋긴 해요.

A | 고객의 편의성을 생각하다 보니 포인트는 무효할 듯싶더라고요. 향후에는 펀드수수료 인하 또는 무료서비스도 생각하고 있어요. 마케팅에서 증권사마다 경쟁이 치열해질 거예요. 그만큼 고객들에 대한 혜택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겁니다.

Q | CMA신용카드도 금융사 복합상품과 마찬가지라고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금융사 복합상품이 여러 가지 나올까요.

A | 아마도 금융지주사에서 복합상품이 많이 나올 듯합니다. 시너지 효과도 있을 테니까요.

Q | 저 같은 일반고객은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A | 복합상품에 대해 고객들이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자본시장통합법과 규제완화 등을 통해 복합상품은 여러 가지 많이 나올 거예요. 예를 들어 KB금융지주의 KB플러스타통장이나 하나금융지주의 빅팟 등과 같은 통장도 나올 것이고, 이미 통장 잔고 얼마 이상을 펀드에 투자해 주는 상품도 나왔죠. 고객이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규정도 있으니, 창구에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김현희 기자 wooang1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