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출처=삼성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출처=삼성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올 하반기에 신작 폴더블폰 흥행과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가격인상 등을 연이어 발표함에 따라 ‘8만전자’를 향한 반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로 삼성전자를 매도하던 외국인까지 돌아올 조짐을 보이는 것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4분기에 파운드리 가격을 15~20%가량 올릴 전망이다.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위 TSMC와 글로벌파운드리, UMC 등 경쟁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면서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파운드리는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그래픽 반도체, 차량용 반도체 등 다양한 품목을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생산해주는 일종의 위탁생산을 말한다. 제품 가격이 정해진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파운드리는 주문업체와 생산업체 간의 합의에 따라 정해진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가격 인상은 지난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가 시스템 반도체 사업부에서 별도 사업부로 분리된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낮은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반도체 칩 수요에 대비 파운드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경쟁사들이 모두 가격을 올리면서 본격적인 수익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71조원을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 투자해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린 점도 영향을 끼쳤다. 실제 서병훈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평택 파운드리 라인의 공급 능력과 향후 파운드리 라인 투자를 위해 파운드리 공급 가격을 현실화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 10월 출시 예정인 구글 스마트폰 픽셀6와 픽셀6프로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텐서’를 탑재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추가적인 고객사 확보에 성공했다. 또 삼성전자는 구글과 안드로이드 생태계 구축에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번 협업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최근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의 흥행 또한 삼성전자 주가에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 폴드3·플립3의 사전예약 판매량이 92만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갤럭시노트20의 1.3배, 갤럭시S21의 1.8배에 수준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Z 시리즈의 글로벌 정식 판매는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지만 사전 예약 판매 반응만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이번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확인했다고 판단한다”며 “인도에서도 갤럭시Z 시리즈 24일 첫 예약판매량이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약 2.7배에 달했다”고 말했다.

갤럭시 Z 플립3. 사진=임형택기자
갤럭시 Z 플립3. 사진=임형택기자

글로벌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로 삼성전자를 팔아치우던 외국인이 최근 순매수로 돌아선 점도 긍정적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말(5월 31일~6월 4일, 5거래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최근 원·달러환율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7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저가 매력이 부각됐다는 진단이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653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최근 3거래일 동안 누적 순매수 규모는 4,886억원이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순매수 2위를 기록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최악의 가정까지 상당 부분 반영한 상태로 IT 공급망 차질이 완화되는 구간부터 전방 업체들의 주문이 재차 증가하고 업황이 상승 전환할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로 과도한 주가 하락을 만회하는 주가 반등을, 이후 전방 주문 확대 구간에서 주가 랠리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