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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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은행업계 예대금리차(예대차)가 더 커질 전망이다. 저원가성 수신이 몰린 상황에서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어서다. 특히 2%에 육박하는 예대차 확대로 은행권 이익 성장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대금리차 확대, 은행 이익 증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59조5,362억원으로 기준금리 인상 직전인 25일 654조8,078억원과 비교해 2영업일만에 4조7,284억원 증가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증시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시중의 유동성이 은행으로 옮겨가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도 통화정책이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판단돼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시중 자금이 대거 은행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까지 나타날 전망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예금은행의 최근 1년 가중평균 수신금리와 대출금리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예대차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중 예금은행의 가중평균 수신금리는 지난해 7월 0.82%에서 올해 6월 0.94%로 0.12%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대출금리는 2.70%에서 2.77%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예대차는 최저 1.78%포인트에서 최고 1.91%포인트 격차로 점차 상승 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와중에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금리가 더 크게 오르면서 예대차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여러 대안을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에서 내집마련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수요가 꺾이지 않아, 은행들은 정부의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제하는 방법을 동원하게 된 것이다.

올해 상반기 각 은행들은 순이자마진(NIM) 확대로 사상 최대 이익을 시현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대출규제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추가 상승 모멘텀까지 확보했다. 이에 따라 대출 수요자는 대출을 받기도 어려울뿐만 아니라, 높은 대출금리에 상환부담까지 겹친 이중고 상황에 처했다.

주요은행 모두 상반기 NIM 상승, 추가 개선 여지도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상반기 순이익이 9조3,7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5% 성장했다. 이는 은행으로 저원가성 예금이 증가해 NIM을 개선한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올라 은행 예대차가 확대된다. 예대차는 대출금리가 높고 예금금리가 낮을수록 커지는데, 통상적으로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국내 5대 은행의 2분기 NIM은 KB국민은행이 1.71%로 3개 분기 연속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NIM을 실현했다. 신한은행은 2분기 NIM이 전분기 대비 2bp 개선된 1.63%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54%) 대비 9bp 상승한 수치다.

하나은행은 2분기 NIM이 1.57%로 올해 1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지난해말(1.53%) 대비로는 4bp 올랐다. 우리은행은 2분기 NIM이 1.52%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1.47%까지 하락한 후 올해 들어 지속 상승하면서 5bp 개선했다.

다만 NH농협은행은 NIM이 하락했다. 2분기 농협은행의 NIM은 1.61%로 전년 동기(1.67%) 대비 6bp 내렸다. 이는 NH농협은행이 장기 약정금리를 맺은 기관 비중이 커, 리프라이싱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해서다.

이 와같은 주요 시중은행의 NIM 개선 현상은 고객들이 안정되지 않은 시장 환경으로 장기 저축보다 일시적 투자 목적인 대기성 파킹통장에 예치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서다. 일반적으로 금융투자자들은 투자 대상이 확실해지면 바로 돈을 찾을 수 있는 저원가성 자유입출금 통장을 선호한다.

은행은 저원가성 예금 유치를 통해 조달 비용을 줄이는 반면, 고객에 지급하는 이자가 적어 잔액이 클수록 수익 증가에 도움이 된다. 일부 시중은행은 금리 인상을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풍부한 유동성이 몰려들어 예대차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은행이 수익 개선 현상은 지난 2008년 금융대란에 의한 금리 상승기에는 은행 NIM이 하락한 반면 지난해 11월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나 상승한 것처럼 기준금리 상승과 NIM 간 관계는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장에서의 단기 금리 상승 압력도 거세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 NIM은 0.03~0.04%포인트 가량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시장금리는 이미 6개월 내 2번의 인상은 선반영한 상태”라며 “이번 금리인상을 통해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인식과 함께 잠재성장률 하향을 통해 한은의 장기적 경기 인식이 좋지 않음이 확인됐다”면서 “단기간에 3차례 이상의 인상은 어렵다는 컨센서스도 곧 공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