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가계대출 이용자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금리 역시 변동이 예고되면서다.

지난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1,800조원이 넘는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 차원에서 추가적인 인상까지 예고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기준금리 상승이 이미 시장금리에 선반영된 만큼 당장 급격한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물가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에 맞물려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대출 이용자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기준금리 인상 전 지난 26일까지 신규취급액기준 평균 금리는 인상전에 2.76~4.03% 금리 폭을 유지했다. 27일 이후 인상후 평균금리는 2.77~4.04%로 평균 금리 상승 폭이 0.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잔액기준 금리의 인상전 평균 금리는 2.67~3.89%, 인상후는 2.68~3.90% 금리 폭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신잔액기준 금리의 평균 상승 폭도 +0.01%포인트로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혼합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인상전 평균 금리는 3.11~4.29%이고, 인상후 평균 금리는 3.11~4.29% 금리 폭을 보이며 인상 전후의 평균금리가 큰 변동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오히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후 금리가 인상전 금리보다 각각 0.05%포인트, 0.033%포인트 하락한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인상됐음에도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에 변동이 없는 것은 이미 시장금리에 선반영돼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인상 영향 아직 미미

27일 현재 4대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금리부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의 변동폭을 살펴보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인상전 금리와 인상후 금리가 변동 없이 2.63~4.13%와 2.62~3.83%의 금리 폭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신한은행의 금리 변동폭은 인상전 2.94~3.99%에서 인상후 2.95~4.00%로 0.01%포인트 상승했고, 하나은행은 인상전 2.879~4.179%에서 인상후 2.905~4.205%로 0.02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잔액기준 금리의 변동폭도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전과 인상후 금리 폭에 변화가 없이 각각 2.63~4.13%와 2.48~3.49%의 금리 폭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한은행은 인상전 2.94~3.99%에서 인상후 3.95~4.00%로 0.01%포인트 상승했고, 하나은행은 인상전 2.669~3.969에서 인상후 2.695~3.995%를 적용하여 0.02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정금리인 혼합고정형 금리 변동 내용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인상전 2.86~4.36%에서 인상후 2.92~4.42%로 0.06%포인트 상승했고, 우리은행은 인상전 3.24~4.35%에서 인상후 3.26~4.37%로 0.0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신한은행은 인상전 3.22~4.03%에서 인상후 3.17~3.98%로 오히려 기준금리 인상후 금리가 인상전 대비 0.05%포인트 하락했다. 하나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전 3.144~4.444%에서 인상후 3.111~4.411%로 0.033%포인트 하락한 금리를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각 시중은행은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음에도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금리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기준금리 인상후 적용금리가 하락한 모습을 보이며 각각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자금관리 관계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사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예고되어 시중금리에 이미 선반영되어 주담대 금리에도 반영된 부분”이라며 “인상 수준이 0.25%포인트로 소폭인데다 예고된 인상이라 시장에서 큰 반향도 없고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후에도 물가가 계속 상승하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에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주열 총재는 "누적된 금융 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금리 인상의) 첫발을 뗀 것"이라고 밝혔다.

변동금리부 대출자‧저신용 다중채무자‧자영업자 타격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대출자의 약 72% 정도가 변동금리부 대출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된다. 또 금리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경우 저신용 다중채무자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이자 부담을 크게 받아 서민 가계대출이 먼저 부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전체 가계대출 이자 부담은 11조8,000억원이 증가하고,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5조2,00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가계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대출 연체율이 0.32% 상승하고 커진 이자 부담으로 이자가 연체될 경우 대출 부실화가 급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시중은행의 대출 관계자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당장 대출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변동금리 상품을 혼합형이나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없이 혼합형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금리 리스크를 줄이는 상환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은 금리가 자주 변동되지 않도록 변동 주기를 12개월로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우리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권 수신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코픽스(COFIX)도 서서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9월에 은행들의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된다면 10월이나 늦으면 11월에 발표되는 COFIX부터 반영되어 수신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서 그는 “혼합형 금리의 기준금리인 금융채 AAA등급 5년물은 주단위로 금리가 변동되며 시장금리를 빠르게 반영한다. 따라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어 미리 인상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통상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는 선반영분에 대한 조정이 이뤄지면서 금리가 하락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했기 때문에 추가 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상향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는 “대다수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는 6개월 또는 12개월 변동금리(금융채)를 적용한다”면서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매년 기한연장할 때 금리가 변경되기 때문에 신용대출을 보유한 고객은 금리 인상기에 가급적 금리변동주기가 긴 12개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