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곽예지 기자] 국내 중대형 제약사들이 본격적인 실적 반등과 함께 연구개발(R&D)에 적극 나서고 있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003850), 일동제약(249420), 동국제약(086450), 동아에스티(170900) 등 중대형 제약사 실적이 올해 1분기 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 반등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전문의약품(ETC) 중 자체개발 신약인 고혈압 치료제(혈관확장제) ‘카나브’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 카나브 단일제뿐 아니라 복합제 ‘듀카브’와 ‘투베로’ 등 출시를 통해 외형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온베브지주’,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등 대형 품목 집중투자와 ETC 사업 지속 강화, 신공장 중심으로 제조기반을 이전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형 항암제 품목 파트너링 및 제품 개발 전략. 출처=보령제약, 대신증권 리서치 센터
대형 항암제 품목 파트너링 및 제품 개발 전략. 출처=보령제약, 대신증권 리서치 센터

항암제와 중추신경계(CNS) 분야에서 LBA(Legacy Brand Acquisition) 도입을 위한 계약 2건 등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계약완료 단계까지 진행된 상태로, 계약이 마무리되는 대로 공시할 계획이다. LAB는 높은 브랜드 로열티에 기반해 특허 만료 후에도 일정 수준 매출과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오리지널의약품 인수를 의미한다.

보령제약은 앞서 지난 2015년 일라이릴리로부터 항암제 ‘젬자’ 유통권을 확보한 후 지난해 5월에는 국내 판권까지 인수했다. 업계는 보령제약이 이 같이 LBA 도입 계약을 추진하는 이유로 젬자와 같은 사례를 늘려 안정적인 매출 성장, 수익성 확대 등을 꼽았다.

보령제약이 전략적 투자자로 있는 면역세포치료제 전문기업인 바이젠셀(308080)도 최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보령제약은 지분 29.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보령제약은 단순한 투자보다는 오픈 이노베이션 측면에서 함께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신약개발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항암치료제 개발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김형수 애널리스트는 “바이젠셀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NK/T 세포 림프종 치료제 ‘VT-EBV-N’이 2024년 조건부 판매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5년부터 매출이 발생하면 마일스톤을 수령하게 될 것으로 이는 단순 지분투자 건이 아닌 전략적투자자(SI)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부터 R&D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R&D 지출 비용은 지난해 14%에서 올해 상반기 17.6%까지 상승했다. 연구소와 아이디언스, 에임스바이오사이언스 등 계열사들과 R&D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20개 이상의 신약프로젝트 진행과 5개 이상의 시험계획(IND) 신청을 목표한다. 다수의 비임상프로젝트 추가 및 임상 1상 신규 진입 파이프라인들로 R&D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형 당뇨치료제 ‘IDG16177’은 독일 임상 1상에 돌입했다. 연내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에 대한 IND를 신청할 계획이다. 계열사 아이디언스의 선택적 PARP1/2 억제제 ‘베나다파립’도 임상 1b/2a상을 진행 중으로, 추후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수출을 추진한다.

동국제약은 전문의약품과 헬스케어사업 부문 매출 비중이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의 조영제 사업과 관련 신사업 확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국내 CT 조영제뿐 아니라 MRI 조영제에서도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동아에스티 R&D 파이프라인. 출처=동아에스티, 신영증권 리서치 센터
동아에스티 R&D 파이프라인. 출처=동아에스티, 신영증권 리서치 센터

동아에스티는 합성의약품, 천연의약품, 바이오의약품 등에 걸쳐 임상 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파이프라인으로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가 있다. DMB-3115은 지난 7월 인도 제약사 인타스와 글로벌 판권·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1분기 미국에서 임상 3상을 개시하고 유럽은 2분기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에서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유럽 임상은 총 9개국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향후 바이오의약품 역량 강화를 위해 송도에 바이오 R&D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4월 송도에 바이오 R&D 센터 이전을 완료하고 디엠바이오 생산시설과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해 바이오의약품 연구를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다. R&D 센터를 중심으로 바이오시밀러와 초기 단계 면역항암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계열사 에스티팜(237690)도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형수 애널리스트는 “DMB-3115은 인타스와 계약은 특이 사례다. 신약이 아닌 바이오시밀러로 계약금, 마일스톤, 로열티까지 받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