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MZ세대, 도대체 누구니?

MZ세대, 그들은 과연 무엇을 찾고 왜 소비를 하는 것일까요, 소비 이면에 숨겨진 의미, 메시지가 있는 것일까요? ER 유통중기부 MZ세대 기자들은 유통업계가 주소비층으로 타깃하고 시도하는 행보를 'MZ 감성'에서 체험한 뒤 평가합니다.

버추얼휴먼 루이가 CJ온스타일 패션브랜드 '더엣지'의 옷을 입고 노래하고 있다. 출처=유튜브채널 '루이커버리' 캡처
버추얼휴먼 루이가 CJ온스타일 패션브랜드 '더엣지'의 옷을 입고 노래하고 있다. 출처=유튜브채널 '루이커버리' 캡처

[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오늘은 스타일리시한 하루를 만들어주는 '더엣지' 브랜드의 신상을 입고 이무진님의 '신호등'을 불러봤습니다. 오랜만에 청청 스타일로 코디를 해봤는데요, 아이템들이 편하면서도 특히 핏이 아주 예뻐서 마음에 들고 봄, 가을, 겨울 스타일리시하게 입을 수 있는 의상이라 더 좋은 것 같아요." 

노래를 커버해 부르는 영상을 주로 올리는 한 인플루언서가 지난 6일 올린 유튜브 영상에서 한 말입니다. CJ온스타일 패션 브랜드 '더엣지(The AtG)'의 가을 신상 제품을 협찬 받아 입고 영상을 찍어 올린 것인데요. 화면 왼쪽 상단에는 영상 속에 광고가 포함됨을 알리는 '유료광고 포함' 문구도 적혀있습니다. 

언뜻 보면 유튜브에서 자주 접하는 광고성 영상과 큰 차이가 없어보이는데요. 'CJ온스타일이 인기 있는 유튜브 채널 인플루언서에게 제품을 협찬했구나' 정도는 유추가 쉽게 가능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MZ세대를 겨냥한 색다른 마케팅이라고 보긴 어렵겠죠. 기자가 CJ온스타일의 마케팅에 집중한 이유는 바로 영상 속 인플루언서에 있습니다.

바로 실존하지 않는 가상 인물이기 때문이죠. 

출처=유튜브 채널 '루이커버리' 캡처
출처=유튜브 채널 '루이커버리' 캡처

"루이가 입은 옷, 뭐지?"... '가상'에 호기심 갖고 '매력'에 빠져들다 

영상 속 등장하는 인플루언서의 이름은 '루이'인데요. 루이는 유튜브 채널 '루이커버리'를 운영하면서 매주 한 편씩 노래를 커버하는 영상을 업로드합니다. 인플루언서라면 빼놓을 수 없는 인스타그램 계정도 갖고 있죠. 루이의 유튜브채널 '루이커버리'의 구독자는 2만6,400여명,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5,300여명에 달합니다. 

놀라운 건 루이가 바로 가상 인물이란 점인데요. 루이는 '디오비스튜디오'가 실제 사람의 얼굴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새롭게 만들어낸 가상얼굴을 이용한 버추얼휴먼입니다. 머리카락, 몸까지 가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실존 인물에 얼굴만 가상 기술을 적용한 것이지만, 결국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는 셈입니다.

실존하는 다른 사람의 얼굴을 그대로 합성한 '딥페이크' 기술과도 차이가 있습니다. 

루이 영상을 시청하니 아주 흥미롭습니다. 노래를 부르면서 춤도 추고, 윙크도 합니다. 목소리가 좋고 노래도 잘해서 듣는 재미까지 있습니다. 가상이라곤 믿겨지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운데요. 세상 어딘가에 분명 루이가 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밝고 통통 튀는 성격도 맘에 들고요. 실존 인물이라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자연스러워 어느순간 가상인물이란 사실은 잊게 됐습니다.

정신차려보니 루이 영상을 10개 이상 본 후였는데요. 루이라는 인물 자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나니 자연스럽게 루이가 입은 옷, 루이의 헤어스타일 등에 관심이 생깁니다. 화장도 참 예쁜데 루이가 사용하는 화장품은 뭔지, 인플루언서를 따르는 수많은 팬들의 심정이 이해가 갔습니다. 

MZ세대인 기자에게 '루이'라는 가상 인물은 취향을 확실히 저격했습니다. 가상인물이라는 흥미로움 때문에 호기심으로 구경했다가 어느순간 함께 즐기고 호감을 느끼게 됐는데요. 루이의 본체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루이는 루이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이죠.

실제 루이의 영상 댓글을 보면 ▲"루이님 오늘 옷 너무 잘 어울리는 거 아녜요?" ▲"따라하고싶어지는 룩이에요" ▲"요즘 많이 바쁘신지 피곤해보이네요" ▲"처음 듣는 노래지만 너무 감미로워요" 등 가상인물이란 사실과 관계없이 루이 그 자체에 열광하는 모습입니다. 기자도 유튜브채널 '루이커버리'를 구독했죠. 

버추얼휴먼은 루이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국내에선 한 금융회사에서 '로지'라는 가상모델을 등장시켜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루이, 로지와 같은 가상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 시장 규모도 전세계적으로 커지는 추세죠. 캐릭터 그 자체에 몰입해 함께 공감하고 열광하는 MZ 세대의 취향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CJ온스타일 앱 내 '더엣지' 페이지에 루이가 유튜브 영상 속에서 입은 옷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CJ온스타일 앱 캡처
CJ온스타일 앱 내 '더엣지' 페이지에 루이가 유튜브 영상 속에서 입은 옷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CJ온스타일 앱 캡처

CJ온스타일, MZ세대 이목 확 끌어당긴 '똑똑한' 선택

CJ온스타일이 자사 메가브랜드인 '더엣지' 제품을 가상 인플루언서에게 협찬한 이유는 단지 인기있는 인플루언서이기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실제로 더엣지의 지난해 주문금액은 약 1,700억원에 달할 정도로 CJ온스타일이 주력하는 패션브랜드인데요. CJ온스타일은 온라인 상 특별하고 새로운 것에 주목하고 이를 화제로 만드는 MZ세대 특성에 주목한 것입니다. 

이같은 이색 마케팅은 MZ세대인 기자에겐 꽤 똑똑하고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느껴졌습니다. 누구나 아는 연예인이었다면 기자도 이토록 주목하진 않았을테니까요. 더엣지의 전속 패션모델은 연예인이지만, 사실 기자는 그간 어떤 연예인을 모델로 쓰고 있는지조차 몰랐습니다. 주목할 필요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루이'를 주목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더엣지 제품에도 눈이 갔습니다. 기자도 CJ온스타일 앱에 접속해 루이가 입은 자켓과 니트를 구경했는데요. 하마터면 구매할 뻔 했던 것을 가까스로 참았죠.

기자와 같은 생각을 하는 MZ세대는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루이가 충분히 매력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인데요. 기자와 같이 루이가 입은 옷을 구경하러 앱에 접속한 MZ세대가 늘어난다면, 매출로 바로 직결되지 않더라도 CJ온스타일 앱과 더엣지 상품 홍보효과까지 톡톡히 본 것이니 이 마케팅은 꽤 성공적이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최근 MZ세대가 소비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에 주목하고, 이들을 잡기 위해 기업들이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의미에서 CJ온스타일은 MZ세대가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루이를 활용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또 앞으로 CJ온스타일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들이 버추얼휴먼을 마케팅 요소로 고려하게 될 것이란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CJ온스타일 앱에 접속하니 루이 영상 속 레터링 니트가 곧 완판 될 예정이라는 문구가 뜹니다. 영상을 시청하면서 눈여겨 봤던 제품인데, 다시 한 번 고민하러 가봐야겠습니다. 다음엔 더 흥미로운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MZ세대에 대해 이해가 안갔던 부분, 궁금한 콘텐츠가 있다면 이메일이나 댓글로 남겨주세요. 대신 체험하고 시원하게 풀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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