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몽골 유한킴벌리 숲 전경. 출처=유한킴벌리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몽골 유한킴벌리 숲 전경. 출처=유한킴벌리

[이코노믹리뷰=이정민 기자] “얼마전 낳은 아이가 25주 2일생의 작은 이른둥이로 신생아 중환자실(NICU·니큐)에 입원중이에요. 니큐에서 사용할 기저귀랑 물티슈를 가져다 달라고 해서 급하게 검색해 봤는데 기저귀를 무상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더군요. 이른둥이용 기저귀는 구하기 쉽지 않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신청한 지 하루만에 받았습니다.” (서울 거주 주부 조 모씨·32세)

“피부가 예민하고 약한편이라 매달 생리대를 사용할 때마다 곤욕을 치렀어요. 그런데 최근 100% 유기농 순면이라고 쓰인 제품을 보고 바꾸면서  이런 고민이 싹 사라졌어요. 더구나  생분해까지 되는 제품이라고 해서 뒷처리도 깔끔할 것 같아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 (서울 거주 대학생 이 모씨·28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원조'격인 위생·생활용품업계가 지속가능한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 개발은 물론 녹색기업, 사회공헌활동 등에 더욱 속도를 내는 것이다. 소비자 와 직접 맞닥뜨리는 사업 특성으로 인해 그간 꾸준히 단행해 오던 경영 행보가 ESG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ESG 선두 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모양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생·생활용품 기업 투톱 유한킴벌리와 깨끗한나라는 올해 친환경 제품 출시부터 환경보호 활동, 지속가능경영 시스템 구축까지 경영전반에  ESG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라네이처 시그니처 생분해성 생리대. 출처=유한킴벌리
라네이처 시그니처 생분해성 생리대. 출처=유한킴벌리

근 40년 가까이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캠페인을 펼쳐온 유한킴벌리는 올들어 자연친화적 신소재 개발에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국내 최초로 유럽 시딩(Seedling) 생분해 인증을 받은 생리대 제품을 2년여 연구끝에 출시했다. 종전까지 소재단위로 생분해 인증을 받은 경우는 있었으나 완제품 자체로 인증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8년 옥수수에서 추출한 식물 전분을 사용해 출시한 ‘하기스 네이처메이드’에 대해서도 최근 천연 사탕수수 바이오매스 소재를 적용해 더욱 친환경적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기저귀 흡수제도 산림이 훼손되지 않으면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펄프에만 부여되는 ‘산림관리협의회(FSC) 지속가능산림 인증’을 획득한 펄프를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포장재 사용량도 대폭 줄였다. 생리대 제품을 대용량으로 만들어 개별 구매 시 낭비될 수 있는 포장재 사용량을 줄였고 종이물티슈도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전환했다.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 온라인용 제품에 손잡이 등 불필요한 포장도 없앴다. 유한킴벌리는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소재를 적용한 제품 매출의 비중을 9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제품뿐 아니라 경영전반에도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ESG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전사협의체 조직인 이 위원회를 통해  ESG 실행과제 도출,  탄소중립 및 가치소비 모델 등을 개발,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유한킴벌리는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1984년부터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통해 국.공유림에 5,400만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고 가꿨으며 몽골에는 여의도 11배(서울 송파구 면적)에 이르는 ‘몽골 유한킴벌리숲’ 을 조성하기도 했다. 2003년부터 황사 발원지 중 하나인 몽골에 1,000만 그루 이상 나무를 심고 사막화방지를 위해 노력한 결과다.

여기에  ‘이른둥이용 초소형 기저귀 무상 제공’ 캠페인, 버스·택배 종사자 마스크 기부, 취약계층 여성 청소년에 생리대 기부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깨끗한나라 청주공장 에너지저장장치(ESS) 도입. 출처=깨끗한나라
깨끗한나라 청주공장 에너지저장장치(ESS) 도입. 출처=깨끗한나라

깨끗한나라, 482억원 규모 투자로 ‘탈석탄화’ 달성...ESG 모델 확립

깨끗한나라도 ESG 우수기업이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82억원 규모의 환경설비 투자를 통해 폐자원 순환으로 에너지를 얻는 ‘탈석탄화’를 달성했다. 화석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유동상 소각 보일러에 투자해 탈석탄 및 액화천연가스(LNG) 사용량을 65%나 감축했다.  

에너지 소비 효율화를 위해 2019년에는 태양광에너지 저장장치(ESS)를 도입했다. 이의 결과로 지난해 대기오염물질 사용량은 2018년 대비 16%, 온실가스배출량 11%, 공업용수 사용량 12%를 감소시켰다. 지난달에는 SPC팩∙SK종합화학과 ‘친환경 포장재 개발 및 적용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에도 나섰다. 

물티슈에도 포장 탄소 배출량을 절감하는 녹색기술로 만든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한다. 물티슈 캡에 재생 플라스틱 50%를 적용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하고 택배 배송을 위한 종이박스도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산림인증을 받은 친환경 박스를 활용하고 있다. 했다. 뿐만 아니라 남산야외식물원, 북한산 둘레길, 안양천, 한강공원, 청주 미호천 등에서 환경정화활동 및 수질개선 활동을  펼치며 녹색기업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다.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 의료진 및 지역사회에 마스크, 손소독겔 등 위생용품 등 약 3억3,000만원 상당을 후원했다. 올들어서도 설 명절 지역사회 독거노인 대상 위생용품 지원, 4월 장애인의 날 물티슈, 성인용 기저귀 기부 등 나눔 활동 등 지역사회 후원물품 및 기부액이 1억3,000만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위생 및 생활용품 업계는 ESG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기  오래 전부터 사회와 환경을 생각하는 경영활동을 해 왔다”며 “사업 특성상 앞으로도 그 속도가 다른 어느 업종보다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