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가맹본사가 새로 론칭한 브랜드를 선택해 창업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첫 번째 브랜드를 성공시켰던 노하우를 운영에 활용할 수 있는 점은 권장되지만, 원래 브랜드와 동떨어진 업종일 때는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누들앤돈부리 압구정역점 정준교 점주

최근 창업시장에서는 실패 없는 투자 즉 ‘블루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안정성에 가치를 둔 창업자들이 성공한 브랜드의 두 번째 브랜드에 관심을 쏟는 이유다. 원래 브랜드를 성공시켰던 가맹본사의 명성과 노하우 및 인프라를 운영에 활용한다면 성공 가능성도 높다는 판단에서다.

청년 창업의 꿈을 이룬 정준교(32) 씨는 서울 압구정동 인근에서 샤브샤브 전문점 ‘채선당’의 두 번째 브랜드인 ‘누들앤돈부리’를 운영 중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A급 상권에 색다른 맛의 돈부리 메뉴를 어필해 월 평균 3000만~4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정 씨는 모 브랜드인 채선당의 인지도 덕분에 고객에게 식자재 품질과 맛에 대한 기대감을 주고, 초기 방문을 이끌고 있다고 말한다. 일단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는 표준화가 이뤄져 한결같은 메뉴 퀄리티에 대해 어필함으로써 재방문 유도가 쉽다고 한다.

유명 브랜드의 신규 브랜드를 창업한다면 수익성, 시스템, 안정성 등 3가지 측면을 강조한 선택이 될 것이다. 수익성 면에서는 가맹본사의 구매 협상력과 물류 시스템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식자재를 납품받으므로 마진이 높다.

시스템 면으로는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유명 가맹본사는 원래 브랜드가 발전하면서 수많은 노하우가 결집되고 이를 갖춘 전문 인력도 많다.

이들의 노하우를 사업에 활용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매출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안정성 면으로는 초기 가맹본사는 자금력이 약하므로 매출 부진 등 자금 압박 속에서 쉽게 가맹사업을 포기할 수 있다. 반면 유명 가맹본사는 원래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해 일단 시작한 브랜드는 끝까지 책임지려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 2004년부터 50평 규모의 생맥주 전문점 ‘치어스’ 구의점을 오픈해 운영 중인 진옥희(43) 씨. 지난 9월 매장 옆에 34평 규모 이탈리안 파스타치킨 카페 ‘빠담빠담’을 오픈하고 하루 평균 2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진 씨는 원래 운영하던 브랜드인 치어스를 8년 간 운영하면서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가맹본사의 두 번째 브랜드 매장을 오픈하게 됐다. 전업주부이자 창업에 문외한이던 진 씨는 전적으로 가맹본사의 시스템을 믿기로 했다.

본사에서는 주방에 대한 근심을 본사의 인력 관리 프로그램으로 해결해 줬고, 레스펍이라는 레스토랑풍 인테리어와 고급 메뉴라는 차별화 전략은 주변 생맥주 전문점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와줬다.

유명 가맹본사의 두 번째 브랜드는 여러 가지 이점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전 브랜드의 명성만 믿고 창업하는 자세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특히 가맹본사 대표가 어떤 업종 또는 아이템으로 성공을 거뒀는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액세서리나 의류 등의 분야에서 성공한 대표이사의 역량이 외식업이나 서비스업에서 발휘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원래 브랜드가 뿌리 내렸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개되는 신규 사업은 자칫 지원 미비로 인해 관리 부실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세종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랜차이즈 창업·유통 및 마케팅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