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에서 올린 공지글 일부. 출처=머지포인트 앱
머지포인트에서 올린 공지글 일부. 출처=머지포인트 앱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머지포인트 사태가 ‘폰지 사기’까지 언급되며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머지포인트 사용처가 대폭 축소되면서 이러한 의혹을 더 키우는 중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머지포인트는 머지머니 판매 중단과 머지플러스 서비스 축소 운영을 공지했다. 머지포인트 측은 “머지플러스 서비스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관련 당국 가이드를 수용해 11일부터 당분간 적법한 서비스 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축소 운영된다”고 밝혔다.

쇼핑·외식 할인 결제 모바일 머지포인트는 포인트 충전시 20% 가량 할인 혜택을 제공해 큰 인기를 끌었다. 상품권 형태의 ‘머지머니’와 구독 서비스 형태인 ‘머지플러스’ 서비스를 운영했다. 머지머니는 온라인 쇼핑몰 들에서 구매 가능한 모바일 바우처다.

머지플러스는 월 1만5,000원 수준의 구독료를 내면 가맹점에서 20% 상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구독형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달 기준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이디야, 빕스 등 200개 제휴 브랜드 전국 7만여개 상점에서 결제를 활용할 수 있는데다 구독료 만큼 할인을 받지 못하면 차액을 머지머니로 환급해 주는 손해 없는 서비스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머지포인트에 따르면 플랫폼 누적회원은 100만명, 일일 평균 접속자 수는 20만명 규모다. 이처럼 영향력이 커지면서 금융사와 대규모 투자 체결을 앞두기까지 했다.

다만 머지포인트 상품권 ‘머지머니’를 20% 할인된 가격에 팔면서 일각에서는 수익구조에 대한 의문을 내비치기도 했다. 예컨대 티몬이나 위메프 등에서 머지머니 30만원권을 20% 할인된 24만원에 살 수 있어 많게는 수백만원어치의 포인트를 충전해두고 사용해온 이용자들도 있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상품권의 할인범위는 5%에서 최대 10%까지 가능하다”라면서 “이를 뛰어넘는 20% 혜택은 파격적이지만 소액결제가 주로 이뤄지는 편의점 등에서만 주로 사용이 가능한데다 마트에서도 사용한도가 크지 않았던 점을 미뤄볼 때 이미 폰지 사기 형태를 띄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폰지사기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일컫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인 혜택을 넘어서는데다 수익구조가 없기 때문에 머지포인트를 두고 폰지사기 의혹은 꾸준히 제기됐다”라면서 “다만 머지포인트 측에서 초기 쿠팡처럼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계획된 적자 즉 공격적인 투자로 규모를 키우는 전략 방식으로 설명한데다 신용도가 높은 금융사 등과 업무제휴를 통해 신뢰성을 쌓아오면서 이 같은 결과가 벌어질 것을 예상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머지포인트는 권남희 대표 이름으로 머지플러스 연간권 홍보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머지포인트 사용고객은 “지난 7월 달에 대표이름의 머지플러스 홍보 문자를 보고서 폰지 사기를 확신했다”라면서 “돌려막기 해야 되는 금액이 커지면서 신규 회원 모집에 더 적극적인 게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머지포인트 발행액이 최소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머지포인트는 공지를 통해 “앱 내 서비스는 전자금융업 등록까지 임시 축소되지만 PLCC발행을 서둘러 실물카드로 직접 발송해 드리겠다”라면서 “(사업방침은)100만 유저를 PLCC카드 결제망으로 전환시켜 단기간 850억~1200억원 정도의 부가 수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머지포인트는 국민카드와 PLCC(상업자표시카드카드)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을 한 바 있다. 국민카드는 연내 머지포인트 특화 PLCC를 선보일 계획이었다. 다만 이번 머지포인트 사태로 그러한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PLCC는 카드사와 상대 회사가 협업을 하는 수준인 만큼, 추후 법적 이슈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어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단순 제휴사가 아닌 PLCC는 굉장히 많은 것을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회사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을 한다”라면서 “다만 머지포인트는 결제데이터가 나오는 것도 없는 등 사업구조 자체가 양사가 비즈니스를 같이 도모할 수가 없어 제휴카드 모델이었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현재 법적 이슈 등에 대한 상황을 지켜보고 PLCC카드 발행에 대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