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화평 기자]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096770)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기업과 장기공급계약 체결, 합작법인 설립 등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전기버스 제조업체 프로테라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11일(현지시각) 프로테라는 LG에너지솔루션과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2023년부터 2028년까지다. 기존 배터리 셀 공급 계약도 2024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올해 4분기까지 이사회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프로테라 전기버스. 출처=프로테라
프로테라 전기버스. 출처=프로테라

프로테라는 2004년 미국 테슬라에 몸담았던 직원들이 차린 전기버스업체로 현재 북미 전기버스 시장 점유율 1위다. 프로테라와 LG에너지솔루션은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051910)으로부터 분할되기 이전인 2016년부터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계약을 계기로 미국 내 공장을 추가 건설한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GM(제너럴 모터스)과 함께 짓고 있는 공장 2개, 이번 계약과 무관하게 미국 내 공장 건설은 지난 3월 그린필드 프로젝트 발표 때도 언급했던 사안”이라며 “다만 일정이나 부지 등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린필드란 기업 스스로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의 그린뉴딜 및 친환경 정책에 따라 2025년까지 미국에 5조원을 투자해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그린필드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제품 포트폴리오 차별화를 위해 전기차·에너지저장용(ESS)용 파우치 배터리뿐 아니라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분야도 신규 진출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은 올해 155GWh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파우치와 원통형 생산능력은 120GWh였다”며 “올해는 총 155GWh로 35GWh정도 증설할 예정이다. 원통형이 파우치보다 증설 비중이 조금 더 높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전경. 출처=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전경. 출처=SK이노베이션

한편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와 함께 미국을 넘어 유럽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11일 로이터에 따르면 포드의 하우 타이탕(Hau Thai-Tang) 최고운영책임자(COO)는 JP모건 컨퍼런스에 참석해 SK이노베이션과의 합작투자에 대해 “매우 흥분하고 있다”며 “북미를 넘어 유럽으로도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의 글로벌 전기차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최소 240GWh의 배터리 셀 용량이 확보돼야 한다. 이는 약 10개 공장의 생산량을 합한 규모다. 이 중 140GWh는 북미, 나머지는 유럽·중국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타이탕 COO는 이날 배터리 외에 전기차를 위한 기어박스와 모터 생산체계를 갖췄으며 관련 소프트웨어 및 반도체칩에 대해서도 수직통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지난 5월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Blue Oval SK)’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투자 규모는 총 6조원이며 두 회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연간 6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약 100kwh의 배터리가 필요한 전기 픽업트럭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합작법인이 투자하는 6조원과 조지아 1·2 공장 3조원 등 총 9조원의 직간접 투자 외에도 향후 시장 확대를 감안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