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이차전지 서능 시연. 사진=KBSI
전고체 이차전지 서능 시연. 사진=KBSI

[이코노믹리뷰=도다솔 기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는 20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전고체 이차전지에 대한 웨어러블 기기에의 실용화, 상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개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고체 전지는 전해물로 휘발성이 있는 액체가 아닌 고체를 사용해 기존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훨씬 안전하고 빠른 충전이 가능해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올해 1월 KBSI 소속 김해진 박사 연구팀은 한국화학연구원, 성균관대 등 국내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안전하고 자유변형이 가능한 ‘전고체 이차전지’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KBSI는 “1mm이하 두께로 얇게 제작된 전지는 자유롭게 구기거나 자르거나 전지의 내부를 공기 중에 노출시켜도 안정적인 용량을 유지하는 등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서 “소형 웨어러블 전자기기를 제작, 디자인하는데 자유도를 높여줄 기술로서 차세대 전지 적용, 국내 산업분야에서 그 활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KBSI는 2019년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로 불거진 소·부·장 사태와 관련해 국내 자체 기술로 외산 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개발 성과를 소개했다.

우선 KBIS는 2017년부터 시작한 ‘분석과학기반 연구장비개발사업’을 통해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 전자기 물성측정장비, 보급형 투과전자현미경, 이차이온 질량분석기, 가속기 기술 기반 바이오, 소재 연구용 이온빔 응용 플랫폼 개발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

이중 장기수 박사 연구팀이 2016년 세계최초로 개발한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은 레이저 빛을 이용해 마이크로 전자소자의 내외부 발열을 볼 수 있는 장비다. 2017년 국내 기술이전을 마치고 2018년부터 시판되고 있다.

박승영·최연석 박사 연구팀은 소재나 부품의 전자기적 물성을 측정하는 전자석 기반 물성측정장비를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하는 상용화 개발을 완료해 그동안 외산모델이 독점해온 국내시장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국산화의 길을 열었다. 상용화한 제품군은 총 7종으로, 전문기업에 기술이전을 마치고, 현재 물성측정 프로브, 자기장 안정화 기술 등 후속연구를 통한 추가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한철수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투과전자현미경은 시료 구조를 원자수준 분해능으로 영상화할 수 있는 장비다. 2015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 국내 최초로 30kV 투과전자현미경을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오는 2025년까지 고성능 투과전자현미경에 필수적인 구면수차보정 기술이 적용된 국내 최초의 60kV 투과전자현미경 개발을 수행한다.

최명철 박사 연구팀도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이차이온 질량분석기’의 핵심요소인 기체 클러스터 이온빔 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클러스터 이온빔 장치는 시료의 3차원 질량분석에 핵심요소다. 최첨단 외국산 이온빔과 동일한 수준의 정밀도를 확보했으며 오는 2025년까지 유기물반도체, 디스플레이(OLED), 생체 시료의 3차원 이차이온 질량 -이미징 분석이 가능한 고성능 질량분석기를 개발 중이다.

지난 6월 이병섭 박사 연구팀은 고려대와의 공동연구로 고려대 세종캠퍼스 가속기연구센터에 설치된 중이온가속기에서 국내최대 중이온 빔 전류를 인출하는 14Ghz ECR 이온원을 확보했다. 가속기 성능 향상을 위한 후속연구를 수행하면서 가속기 관련 인재양성·연구에 활용할 예정이다.

한편 KBSI는 올해 초 충북 오창에 1조400억원을 들여 구축되는 다목적방사광가속기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지정됐다.

신형식 KBSI 원장은 “지난 2015년부터 독자 기술 개발과 국산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며 “일본 수출규제를 기회로 ‘소·부·장’ 기술자립을 위한 국가적 노력에 발맞춰, KBSI도 국산화 기술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027년 완공 예정인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은 과학기술의 새로운 도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