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 스트리트몰 조감도. 출처=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 스트리트몰 조감도. 출처=롯데백화점

[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롯데(023530)와 신세계(004170)가 내달 나란히 신규 점포 오픈을 앞둔 가운데 양사 자존심 싸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커머스 확장 등 업계 대변화 중심에서 여는 신규점포인 만큼 기존 점포와는 차별화된 '체험' 승부수를 내거는 모습이다. 온라인에서 하지 못하는 오프라인 점포만의 장점을 극대화해 백화점의 틀을 과감히 깨겠다는  각오다. 

16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8월 20일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오픈한다. 7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점포로 지하 2층에서 지상 8층으로 연면적 약 24만6,000㎡(약 7만4,500평)에 달하는 경기도 최대 규모다. 동탄신도시에 들어서는 첫 백화점인 만큼 주변 상권에 경쟁점포가 없어 동탄 지역 수요를 전면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탄신도시 인구수는 지난달 기준 37만 명이다. 

롯데백화점은 동탄신도시 지역 특성상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가구가 많은 점을 고려해 가족이 함께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스테이플렉스'에 주력했다. 스테이플렉스는 '머물다'(Stay)와 복합매장(Complex)의 합성으로, 고객이 계속 머물고 싶은 백화점을 뜻한다. 이를 위해 높은 층고의 개방감 있는 공간, 거대한 루프형 순환 고객 동선, 채광창 도입 등 기존 쇼핑 공간과는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여가와 체험에 집중하는 만큼 실제 동탄점은 영업 공간의 절반 이상을 F&B, 리빙, 체험, 경험 콘텐츠로 채울 예정이다. 전국 맛집 100여 곳이 입점한 수도권 최대규모 식품관인 ‘푸드 에비뉴’, 가족을 위한 복합 체류 공간 ‘더 테라스’, 맘 커뮤니티 힐링 스폿 ‘비 슬로우’, 트렌디한 몰링 ‘디 에비뉴’, 최대규모 예술&문화공간 ‘라이프스타일 랩’ 등이 대표적이다.

또 쇼핑 동선마다 예술 작품을 전시해 동탄점 전체가 하나의 갤러리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했다. 세계적인 예술가로 손꼽히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형 사진 드로잉(photographic drawing)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고객에게 완벽한 휴가와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복합 공간으로 구성했다”며 “변화하는 소비자의 트렌드와 동탄 상권 고객의 관점을 충실히 반영해 동탄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신세계 엑스포점 조감도. 출처=신세계백화점
대전신세계 엑스포점 조감도. 출처=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역시 내달 8월 말 '대전신세계 엑스포점'을 개장한다. 2016년 대구 신세계 이후 5년 만의 신규점포로, 신세계의 13번째 백화점이다. 지하 5층, 지상 43층 규모(건물 면적 약 28만㎡)로 기존 신세계 출점 전략인 ‘지역 1번점 전략’을 통해 대전 충청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잡겠단 각오다. 

다만, 대전신세계 엑스포점의 경우 지역 내 단독점포로 들어서는 롯데백화점 동탄점과 달리 이미 경쟁점포가 위치해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대전에는 롯데백화점 대전점, 갤러리아 타임월드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등이 들어서있다. 

이런 경쟁환경에 대응해 대전신세계 엑스포점은 단순한 쇼핑이 아닌 체험을 강조했다. 193m의 높이에서 대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정유경 총괄사장이 진두지휘하는 ’호텔 오노마’, 약 4,500평의 규모로 휴식, 산책, 감상, 놀이, 학습 등을 즐길 수 있는 일체형 옥상 정원 등이 들어선다.

또 카이스트와 함께 만드는 교육·문화·체험 공간인 ‘신세계 넥스페리움’, 암벽등반, 스크린 야구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 ‘스포츠몬스터’,  대전 충청권 최초의 돌비관과 부티크 스위트관을 겸비한 영화관도 들어선다. 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한 아쿠아리움도 대구신세계보다 큰 규모로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로 가득 채운 백화점을 중심으로 기존 중부권에서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시설을 준비했다"며 "여러 시설을 통해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중부권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감으로 즐기세요"... 하반기 백화점 大戰 공통 키워드는 '체험' 

롯데와 신세계의 올 하반기 백화점 대전(大戰) 주요 키워드는 '체험 콘텐츠'로 요약된다. 단순히 쇼핑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엿보여서다. 기존 '백화점'이 갖고 있던 이미지와 틀을 과감히 깨겠단 전략이다. 

이는 급변하는 유통업계 환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과거 국내 유통업계는 기존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이 중심이었으나 최근 이커머스 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심리까지 크게 위축되면서 백화점 업계는 전례없던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백화점업계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장소라는 기존 틀을 깨고 '체험'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매장이 들어설 수 있는 공간에 과감히 체험 요소를 배치해 언제든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겠단 것이다. 

이 같은 백화점업계 변화의 시초는 앞서 지난 2월 서울 여의도에 오픈한 더현대서울이다. 더현대서울은 자연채광, 12m 높이 인공폭포, 1만1,240㎡ 조경 공간 등 '리테일테라피'를 백화점에 도입하며 오픈 첫 달에만 매출 약 1,000억원을 올렸다. 기존에 없던 체험형 백화점이 소비자들에게 흥행을 불러일으키면서 미래형 백화점의 성공사례로 평가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의 미래 성패는 고객이 언제든 체류할 수 있는 널찍한 공간과 핵심 명품 유치, 체험형 콘텐츠에 달려있다"며 "더현대서울의 흥행에서 한차례 검증된 만큼 앞으로 백화점은 기존에 없던 콘텐츠를 대거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