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3대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손에 들고 있는 소재는 Bio-balanced SAP(횐색)과 양극재(검은색). 사진=LG화학
14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3대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손에 들고 있는 소재는 Bio-balanced SAP(횐색)과 양극재(검은색). 사진=LG화학

[이코노믹리뷰=도다솔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초 상장예비심사 접수했다. 빠르면 연내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학철 LG화학(051910)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시기에 대해 언급했다.

신 부회장은 14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시기에 대한 질문에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되더라도 LG화학이 70% 내지 80% 이상을 보유한단 사실은 변함없다”며 “LG화학의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서 신 부회장은 “앞서 진행한 그린본드 발행이 예상액에 7~8배 되는 투자자금이 몰릴 정도로 향후 LG화학 비전과 로드맵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도 높다”면서 “투자금 조달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LG화학은 ESG에 기반한 지속가능 성장 분야에서 2025년까지 1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의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친환경 지속가능(Sustainability) 비즈니스 ▲전지 소재 중심의 e-모빌리티 ▲글로벌 혁신 신약을 선정하고 2025년까지 해당 분야에만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이제 비즈니스 세계에서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은 매출과 영업이익에 ‘지속가능성’이 전제돼야 하며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부터 전략, 투자 등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으로 무장한 지속가능 소재

LG화학은 ESG에 부합하면서 기존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3대 신성장 동력도 선정했다.

첫 번째는 친환경 소재 중심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바이오 소재·재활용·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등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에 3조원을 투자해 석유화학사업본부의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친환경 바이오 제품 관련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 인증인 ISCC Plus 인증을 받은 세계 최초의 Bio-balanced SAP 제품을 이달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Bio-balanced SAP은 핀란드 네스테(Neste)의 폐식용유 등 식물성 바이오 재생 원료와 화석연료를 기초 원료로 함께 사용해 생산하는 친환경 제품이다. 자기 무게의 약 200배에 해당하는 물을 흡수하는 고흡수성수지로, 기저귀와 같은 위생용품에 쓰인다.

또한 생분해성 고분자 PBAT는 빠른 시장 진입과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올해 생산설비 착공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PBAT는 농업용·일회용 필름 등에 사용되며 자연에서 산소, 열, 빛과 효소 반응으로 빠르게 분해되는 제품을 말한다.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이 지난해 12조원에서 오는 2025년 31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바이오 납사와 옥수수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지는 PLA 등의 친환경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원료 업체와 JV도 적극 추진 중이라고 LG화학은 설명했다.

폐플라스틱의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서 기계적ㆍ화학적 재활용 역량 강화에도 적극 나선다.

기계적 재활용은 기존 PC, ABS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PO, PVC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2025년까지 관련 제품의 매출을 연평균 40% 이상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화학적 재활용은 잠재력 있는 원천 기술을 발굴하여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올해 하반기부터 화장품 용기의 플라스틱 자원을 100% 선순환시키는 에코 플랫폼을 구축하고 PCR(Post Consumer Recycle) ABS 등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화장품 용기에 적용하기 위한 공동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태양광 패널용 POE/EVA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시장에서도 신규사업기회를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미국과 중국 등에서는 이미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화석연료보다 낮아지고 있어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지 소재 6조원 투자

두 번째는 전지 소재 중심의 e-모빌리티를 강화한다. LG화학은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6조원을 투자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양극재부터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CNT 등까지 폭넓게 육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1년 39조원에서 2026년 100조원 규모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전지 소재 시장에서 성능 향상 및 원가 절감을 위한 소재 혁신 요구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양극재 사업은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연산 6만톤 규모의 구미공장을 올해 12월에 착공할 계획이다.

이로써 LG화학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지난해 4만톤에서 2026년 26만톤으로 7배가량 늘어나게 된다.

LG화학은 양극재의 재료가 되는 메탈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광산 업체와 조인트벤처(JV)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광산, 제·정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다양한 협력을 적극 추진해 메탈 소싱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분리막 사업은 빠른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기술력과 보유 고객 등 시장성을 모두 갖춘 기업들을 대상으로 M&A, JV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글로벌 생산 거점도 조기에 구축 예정이다.

양극재,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등의 제품에는 선제적으로 연구개발(R&D) 자원을 집중 투입해 기술을 차별화하고 시장 리더십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고성장 하는 전지 소재 시장 전망에 발맞춰 석유화학 사업분야의 CNT 생산 규모도 2021년 1,700톤에서 2025년까지 3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 4월 리튬이온배터리의 양극 도전재 시장 공략을 위해 1,200톤 규모의 CNT 2공장을 증설 완료했으며 연내 3공장도 착공을 준비하는 등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혁신 신약 개발에 1조원 투자

마지막으로 LG화학은 글로벌 혁신 신약에 집중한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2030년까지 혁신 신약을 2개 이상 보유한 글로벌 신약 회사로 도약해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신약사업에만 1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한다.

생명과학사업본부는 그동안 신약 파이프라인을 2019년 34개에서 2021년 현재 45개로 확대하고 R&D 투자에 집중하는 등 신약 개발 추진을 가속화해왔다.

특히 생명과학사업본부가 강점을 갖고 있는 당뇨, 대사, 항암, 면역 4개 전략 질환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임상 개발 단계에 진입한 신약 파이프라인도 2021년 11개에서 2025년 17개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M&A나 JV 설립 등을 포함한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 현지에 연구법인을 설립하고 임상·허가 전문 인력도 확보하고 있다고 LG화학은 설명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LG화학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릴 창사 이래 가장 혁신적인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며 “올 하반기부터 가시적인 성과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이러한 관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ESG 기반으로 혁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