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사장(좌), 김진 사장(우)

지난해 프로야구 1, 2위 팀은 SK와이번스와 두산베어스였다. 재작년 1, 2위 팀 역시 이 두 팀이었다.

이 때문에 야구계 인사들은 프로야구의 떠오르는 신흥 라이벌로 이 두 팀을 꼽는다. 양팀 팬이나 선수들의 라이벌 의식도 상당하다.

지난해 SK와이번스 김성근 감독과 두산베어스 김경문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의 대표팀 차출을 비롯해 야구계에 이슈가 벌어질 때마다 치열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프로야구계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라이벌이지만 이 두 팀은 공통점이 하나 있다. 현재 프로야구단의 경영을 총괄하는 사장이 모두 그룹 홍보맨 출신이라는 점이다.

신영철 SK와이번스 사장은 체신부 공무원을 거쳐 1992년 SK텔레콤에 입사한 뒤 SK텔레콤 홍보팀장과 홍보 담당 상무를 거친 전문 홍보맨 출신.

김진 두산베어스 사장 역시 1972년 OB맥주에 입사한 후 홍보실 과장과 부장, 이사, 상무를 거쳐 홍보맨 출신으로는 최초로 사장 자리에 오른 대표적인 홍보맨이다.

홍보맨 출신으로 프로스포츠단 사장에 오른 두 사람은 프로스포츠단 경영에서도 홍보맨 출신다운 아이디어로 해당 팀은 물론이고 프로야구단의 인기몰이에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2006년 SK와이번스 사장으로 취임한 신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스포테인먼트(Sportainment)’를 표방하고 경기장에 어린이 전용 놀이시설을 마련하고, 맥주나 팝콘 등으로 제한됐던 먹을거리를 늘리기 위해 패밀리 레스토랑도 입점시키는 등의 노력을 통해 1년 만에 관중 수입을 두 배 이상 늘린 장본인이다.

신 사장이 스포테인먼트를 표방해 팬 중심의 경영에 나섰다면 김진 두산베어스 사장은 프로야구단의 효율적인 운용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듣는다.

두산베어스는 고액 FA(자유계약선수)의 영입 등 당장의 성적을 내기 위한 투자보다 2군 연습장 등 신인선수 육성시스템에 적극 투자해 8개 프로야구 구단 중 선수단 연봉 총액이 가장 적으면서도 2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효율적인 운영을 하는 것으로 꼽힌다.

현재 전체 일정의 약 4분의 1 정도를 소화한 올해 프로야구에서도 SK와이번스와 두산베어스는 나란히 1, 2위를 달리고 있다. 홍보맨 출신 두 프로야구단 사장의 1, 2위 경쟁이 올 시즌에는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이형구 기자 lhg054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