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깊은 산중에 누가 본다고

저 홀로 예쁘게 피어 있는가

냅둬라 누구 보라고 예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1호 씨엠플래너(CM Planner) 이강우전무님 노트에 적혀있던 것을 회의시간에 슬쩍 보고 너무 좋아서 외웠던 문장이다. 이강우선생님(우리는 회사에서 이분을 전무님이 아니라 선생님으로 불렀다)으로 말씀드리면, 호랑이 담배 물던 시절 SK텔레콤 광고캠페인 ‘011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와 경동보일러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 드려야겠어요.’, ‘초코파이 정’ 캠페인과 같이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주었던 수많은 광고캠페인에 참여하시고, 대한민국 국민훈장 목련장까지 받으신 광고인이다. 오늘 이분이 쓰신 시를 들고 나온 것은 들꽃은 누구 보라고 예쁜것이 아닐지 모르지만 머리숱은 누군가 보기 때문에 그냥 냅둘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탈모 관리가 필요한 이유가 되겠다.

나이를 불문하고 탈모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의외로 젊은층도, 예방차원인지 모르겠지만, 탈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탈모시장은 연간 4조원 규모로 이중 샴푸 시장은 20%, 8천억 규모라고 한다. 국내 샴푸시장에서 탈모 샴푸가 차지하는 비중도 약 13% 로, 이는 탈모방지 샴푸의 주 고객층이 중장년층에서 2030으로 까지 확대되었기 때문인데, 샴푸 이외에 다양한 기능성을 강조한 토닉, 에센스등의 추가 제품 출시가 만든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결국 탈모 시장은 중년 남성에서 20대 여성 중심으로 확장되었고, 스트레스로 탈모를 고민하는 20대와 일명 정수리냄새를 고민하는 10대들의 필요에 맞춘 제품 출시로 영(young)탈모 시장을 개척한 공급자 중심 마케팅 전략의 성공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청년들은 왜 탈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것인가. 일단 2차자료들을 보면 탈모의 원인은 스트레스라는 답이 가장 많았으며, 해결책으로는 탈모샴푸가 70%, 그 뒤로 두피 및 모발영양제가 15% 정도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2020년 12월 대한모발학회가 2040을 대상으로 진행한 ‘탈모질환인식 및 관리현황 조사’ 결과(국민일보에서 재인용)다. 이 기사에 따르면 탈모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약 44%가 2030이라고 한다. 이제 탈모는 더 이상 아저씨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그 이유가 궁금해지는데, 만약 이것이 요즘을 사는 청년들의 스트레스에 대한 반증이라면 젊은층의 탈모현상은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의한 결과라는 해석도 가능 할 것이다.

데이터를 보면서 이야기 해보자. 위 데이터에서 왼쪽은 ‘탈모’ 그리고 오른쪽은 ‘탈모샴푸 또는 탈모화장품’을 중심으로 지난 2주 동안의 소비자 버즈를 분석한 결과로, 두 경우 모두 가장 많이 나온 연관어는 ‘두피’ 라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모샴푸’가 탈모의 세번째 연관어로 나오는 것을 보면, 문제의 해결책으로 사람들은 항상 쓰면서 그래서 간편한 탈모샴푸(탈모방지와 양모목적의 샴푸는 약사법에 의해 의약외품으로 지정됨)를 떠올린다는 것이다. 뭐 당연한 이야기 같다. 그럼 이번에는 탈모샴푸화장품 데이터를 보자. ‘두피’가 먼저 나오지만 ‘모발’이나 ‘케어’ 같은 연관어가 그 다음 상위권으로 나오는 것을 보아, 특정 성분이 들어간 샴푸가 모발을 케어해 탈모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을 기대하는 것 같다. 하지만 탈모는 두피의 컨디션과 많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머리카락 세정도 중요하지만, 두피를 깨끗이 씻어내고 두피모공에 쌓인 노폐물을 청소해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샴푸라는 언어는 ‘두피’ 보다는 ‘헤어’를 더 많이 연상시킨다. 그렇기에 샴푸를 이야기 하더라도 ‘두피’를 핵심 메시지로 세워 제품을 새롭게 포지셔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헤어샴푸가 아니라 두피샴푸로 포지셔닝 하는 것이다. 그럼 그 순간 탈모시장의 지배자였던 샴푸 시장이 헤어샴푸와 두피샴푸 둘로 쪼개져 소비자 인식 상에 두피샴푸 시장이 새롭게 만들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땅이 좋아야 잘 자란다. 모발도 그렇다.’ 이렇게 시작하는 두피샴푸는 기존의 헤어샴푸와는 다르게 보일 것이며, 이것이 효과적인 이유는 사람들은 좀더 좋은 제품 보다는 신제품에 항상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는 소비자들이 불편해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기존 브랜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확인시켜준다. 그렇기에 데이터는 생산자가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자가 그 제품을 구매해서 시장이 커가는 프로세스와 다르게, 생산자가 적극적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만들어 제품을 제공하는 새로운 방향의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여기에 판매채널로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라이브커머스를 활용 할 경우 그 성공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여러분도 공급자가 시장을 만들어 가는 마케팅을 하고 싶은신가? 그러면 데이터와 놀 궁리부터 하시라.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